살인마가 나타났다. 한 명만 죽인 게 아니라 여러명을 죽였다. 연쇄 살인마다. 거기에 스스로를 조디악 킬러라고 부르며 우상화 한다. 언론과의 접촉을 즐겼고 수사망을 요리조리 빠져나가면서도 그 모든 걸 게임으로 생각했다. 그를 따라하며 조디악 킬러가 되기를 자청하는 일종의 추종 범죄자들도 늘어났다. 근데 제일 중요한 건 안 잡혔다. 끝까지 안 잡혔다. 존재감도 활활 타오르다 갑자기 꺼진 게 아니라, 조금씩 누그러지며 옅어졌다.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갔다. 안 잡혔다는 것 다음으로 중요한 건, 이 모든 게 실화라는 거다. 이런 이야기가 있을 때, 제작진 입장에선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다. 장르가 스릴러에 소재가 연쇄 살인인데, 결말에서 범인을 특정할 수가 없다. 워낙 유명했던 실화라 극적 타협으로 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