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진주박물관 “화력조선”
진주성 안에 자리를 잡고 있는 “국립 진주박물관”은 “임진왜란” 전문 박물관으로 임진왜란 관련 유물뿐만 아니라, 서부 경남 지역과 관련된 유물, 두암 김용두 선생 기증 유물을 상설 전시하고 있으며, 특별전도 수시로 열리고 있는 박물관이다.
“국립 진주박물관”
진주 박물관은 아래와 같은 3가지의 주된 코너로 전시되고 있다.
“국립 진주박물관 : 화력조선”
국립 진주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화력조선” 특별전이 전시되었다. 전시 기간은 2021년 9월 17일부터 2022년 3월 6일까지이다. 이는 고려 말에서 조신시대의 화약무기를 조명하는 조선무기 특별전이다.
특별전에서는 최초의 총통인 고총통에서 조총에 이르기까지, 한반도 소형화약무기를 망라한 최초의 대규모 종합 전시이다.
전시는 프롤로그(화약시대의 개막), 1부(조선 화약무기의 발전), 2부(화력조선 비사), 에필로그로 구성되어 있으며, 별도의 코너로 조선화약무기 연구소가 준비되어 있다.
조선의 화약 무기에 대해서 잘 정리가 되어 있는 전시 자료로,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귀중한 자료로, 전쟁 및 무기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꼭 둘러봐야 할 전시가 아닐까 싶다.
“국립 진주박물관”
겨울방학을 마치고 지혜가 학교로 다시 돌아가기 전의 마지막 일요일, 겨울비가 내리는 쌀쌀한 날씨였지만 그래도 한 곳은 더 짧게라도 구경을 하러 나가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 점심을 간단히 사먹고는 워싱턴DC로 또 차를 몰았다. 모녀가 합의해서 결정한 이 날의 방문지는 내셔널몰(National Mall)에서 가장 인기있고 방문객이 많은 장소인 국립 자연사박물관(National Museum of Natural History)으로, 스미스소니언 재단(Smithsonian Institution)이 직접 운영하는 20개의 박물관들 중에서 가장 유명한 곳이다.
내셔널몰 서쪽 링컨기념관 부근에는 주차할 곳이 많았는데, 역시 동쪽 자연사박물관과 미술관 부근은 차들이 꽉 차있었다. 힘들게 빈 자리를 하나 찾아 주차를 하고보니, 20년은 되어 보이는 구형 CR-V의 범퍼에 반가운 국립공원 스티커들이 많이 붙어있어서 사진 한 장 찍었다. 이 자동차는 미국 50개 주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워싱턴DC의 번호판을 달고 있는데, 그 맨 아래에는 "End Taxation Without Representation"이라고 적혀있다.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DC 주민의 투표권과 '주(state) 승격 운동' 등과 관련된 문장이라서 기회가 되면 따로 설명을 할까 한다.
뒷문쪽으로 걸어가면서 이 사진을 찍을 때만 해도 비가 와서 입장을 기다리는 줄이 없다고 생각을 했는데, 직전의 국립미술관과는 달리 이 박물관은 뒤쪽으로는 입장이 불가했기 때문에 줄이 없는거였다. 할 수 없이 거대한 건물을 빙 돌아서 내셔널몰 잔디밭을 바라보는 정문쪽으로 갔더니...
역시 겨울비 내리는 굳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국립 자연사박물관은 입장을 기다리는 긴 줄이 만들어져 있었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왼편에 사진을 찍는 사람들 뒤로 살짝 보이는 것은 정면 계단 옆에 놓여진 커다란 규화목(petrified wood)이다.
10분 정도 걸려서 보안검색까지 통과한 후에 중앙홀의 커다란 코끼리 박제 앞에서 10여년만에 다시 사진을 찍었다. (2011년 봄방학때 이 곳을 방문했던 여행기를 보시려면 클릭)
제일 먼저 오른편으로 "Journey Through Deep Time"이라 씌여진 문을 통과해서 공룡 화석을 구경하러 간다. 오른쪽에 작게 보이는 지도와 같이 공룡시대부터 시작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여러 화석들을 구경할 수 있는데, 이 곳의 전시는 2011년과는 완전히 다르게 새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옛날 포스팅의 사진을 보면 티라노사우루스가 저 초식공룡을 노려만 보고 있었는데, 지금은 이렇게 잡아먹고 있는 모습으로 바꿔서 전시를 해놓았다.
정말 오래간만에 딸과 함께 구경하는 공룡 뼉다귀들... 옛날에 이런 화석들을 보면서, 자기도 커서 고고학자가 되고 싶다고 했던, 양쪽으로 머리를 땋고 다녔던 꼬마 소녀가 있었는데, 그 아이는 커서 무엇이 되었을까?
시간을 거슬러 화석들을 구경하고 나면 '아프리카 이야기'라는 작은 전시실을 지나서, 커다란 고래가 하늘을 날아다니고 있는 해양관인 오션홀(Ocean Hall)이 나온다.
오션홀을 지나 다시 중앙의 로툰다로 나와서, 이번에는 왼편에 만들어져 있는 포유류 전시실을 구경한다.
여러 동물의 박제들이 정말 사실적으로 만들어져 있는데, 이렇게 큰 동물들을 현장감 있게 만들어 놓은 것도 좋았지만, 특히 이번에는 여유있게 구경을 하면서 알게 된 것인데, 정말 작은 동물들의 박제를 솜털 하나하나까지 살려서 만들어 놓은 것이 더 대단했다.
포유류 전시관을 통과하면, 지혜가 아주 관심을 가지고 꼼꼼히 구경을 했던 '인간의 기원(Human Origin)' 전시실이 나온다. 전세계에서 발굴된 원시인들의 해골을 아주 많이 전시해 놓았는데, 재미있는 것은 해골 사진을 찍으려고 스마트폰을 갖다 대면 사람의 얼굴로 인식이 되어 작은 사각형이 화면에 뜬다는 것이었다.^^ 또 그냥 이렇게 해골들만 전시를 해놓은 것이 아니라,
살과 털을 붙여서 이렇게 사실적으로 여러 시대의 원시인(?)들의 얼굴을 많이 만들어 놓기도 했다. 진짜 살아있는 것 처럼 잘 만들어 놓아서, 하마터면 "무슨 생각을 하고 계세요?"라고 물어볼 뻔 했다는...
불에 구운 고깃덩이를 먹어보라고 지혜에게 건내주는 원시인의 모습이다. 인간의 기원 전시실을 다 구경하고는 건물 뒤쪽의 엘리베이터로 2층에 올라가니까 바로 깜깜하게 만들어진 특별전시실 한 곳으로 연결이 되었다.
메르스(MERS), 사스(SARS), 그리고 코비드19(COVID-19)... 그 특별전시는 바로 지금 이 순간 지구상 모든 사람들이 영향을 받고 있는 전염병들에 관한 전시였다! 다른 것은 몰라도 최소한 2020년 이후에 이 특별전시실이 만들어진 것은 확실하다.
이 전시의 제목은 동명의 영화도 있는 '아웃브레이크(Outbreak)'이고, 부제는 Epidemics in a Connected World... 지난 2년간의 상황을 생각해보면 에피데믹(Epidemic)보다는 팬데믹(Pandemic)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 바닥에는 조명으로 만들어 놓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특별전시실을 나오면 이렇게 중앙홀 로툰다를 뒤쪽에서 내려다 볼 수가 있다. 이제 여기 국립 자연사박물관에서 가장 유명한 전시물을 보기 위해서, 사진에서 2층 왼편에 보이는 '보석 및 광물 전시실'로 가보도록 하자~
그것은 바로 '저주받은 다이아몬드'로 잘 알려진 세계 최대의 블루 다이아몬드이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보석이라는 '호프 다이아몬드(Hope Diamond)'이다. (떠도는 저주의 내력은 여기를 클릭해서 나무위키의 내용을 보시면 15번까지 번호를 매겨가며 잘 설명되어 있으니 여기서는 생략) 2011년에 봤을 때와는 다이아몬드가 박힌 목걸이가 완전히 다른데, 지금이 원래 모습이고 예전에 잠시 별도의 목걸이로 셋팅을 했던 것이라 한다.
당시 줌으로 세로로 찍어서 인스타그램에 올렸던 호프 다이아몬드의 반짝이는 모습 동영상을 클릭해서 보실 수가 있다. 아무래도 궁금해 하시는 분이 계실 것 같아서 알려드리면... 위키피디아에 써있기로는 이 45.5캐럿짜리 다이아몬드는 현재 2억5천만불의 도난보험에 들어있고, 따라서 추정가는 2~3.5억불로 예상된단다.
동영상을 보신 분은 알겠지만, 호프다이아몬드는 5초마다 90도씩 돌아가도록 방 중앙에 전시가 되어서, 비교적 자리다툼 없이 잘 구경을 할 수가 있다. 여담으로 하나 덧붙이면 지금도 이 다이아몬드의 저주를 믿는 사람들이 많아서, 미국에 허리케인 등으로 사망자가 나오거나 안 좋은 일이 생기면 이 다이아몬드의 저주 때문이라서 빨리 팔아버려야 한다는 주장의 편지들이 지금도 박물관으로 계속 온다고 한다.
그 옆으로 National Gem Collection 전시실이 나오는데, 호프 다이아몬드를 포함해서 1만개 이상의 보석들은 전부 개인으로부터 공짜로 기증받았으며, 미국 국민들의 소유물이라는 설명으로 시작된다. 단두대에서 처형당한 마리 앙투아네트(Marie Antoinette)의 다이아몬드 귀걸이 한 쌍을 시작으로 방탄유리 안에 전시된 보석이 박힌 목걸이와 반지들을 아내가 열심히 사진을 찍었는데, 몽환적인 배경음악과 함께 동영상으로 만들었으므로 클릭해서 모두 차례로 보실 수 있다. 사모님 말씀이 각각의 가격표를 옆에 커다랗게 붙여주면 훨씬 더 재미있게 구경하실 수 있을 것 같다고...^^
보석 전시실을 나오면 넓은 광물 전시실이 나오는데, V자 모양의 수정기둥 뒤에서 V자를 하고 있는 우리집 보석...
여기도 거의 가공되지 않은 보석들, 즉 원석 전시실이라 할 수 있는데, 다양한 색깔을 모두 한 자리에 전시해 놓았다.
정말 신기한 색깔과 모양으로 땅속에서 저절로 만들어진 광물들이 많은데, 특히 이 사진 오른편의 파이라이트(Pyrite)는 완벽한 정육면체 결정들이 서로 연결되어서 자란 모습이다.
그리고, 금덩어리들... 예전 포스팅에도 '무지개' 전시와 이 금덩어리 전시 사진을 똑같이 포스팅에 골랐었다.
지질학 전시실로 들어서면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통째로 뜯어서 가지고 온 이 주상절리이다. 안내판의 사진에 우리가 모두 가봤던 와이오밍의 데블스타워(Devils Tower)와 캘리포니아의 데블스포스트파일(Devils Postpile) 사진이 모두 보이는데, 이 주상절리는 의외로 북부 오레곤 어딘가에서 잘라온 것이라고 되어 있었다.
운석을 만지고 있는 엄마와 엄마를 만지고 있는 딸... 영화 <아바타>의 나비족처럼 서로의 어깨에 손을 올려서, 우주의 기운으로 하나가 된 모녀의 모습이다.
옛날에는 코끼리가 서있는 땅이 훨씬 넓으면서 그 주변에 풀과 나무도 자연스럽게 만들어져 있었는데, 지금은 깔끔하게 정리되고 대신에 안내데스크가 들어선 모습이다. 이제 2층의 반대편 전시실들을 구경할 차례인데 문 닫을 시간이 다 되어 가니까 휘리릭 둘러보자~
별도의 이용료가 있는 '살아 있는 나비관'은 좁은 밀폐된 공간에 들어가 날라다니는 나비를 구경하는 곳이라 코로나로 운영이 중단되었고, 그냥 유리벽 안에서 움직이는 커다란 거미 등과 곤충을 구경할 수 있는 '곤충 전시실'을 구경했다.
자연사박물관에 있는 것이 맞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미라 전시실'이 따로 만들어져 있어서 이집트 미라를 구경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뼈 전시실'을 둘러보는 것으로 1층과 2층의 대부분의 전시를 모두 구경한 셈이 되었다.
박물관이 큰 만큼 기념품점도 두 곳이 있는데, 여기 2층은 보석 및 광물과 관련된 기념품들을 살 수 있고, 아래 1층은 공룡과 기타 다른 동물들의 관련 상품들을 살 수 있도록 나누어 놓았다.
지하로 내려가서 뒷문 출구로 나가는 곳 옆에 모아이(Moai) 석상이 서있다.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 Night at the Museum 시리즈에 등장했던 그 껌을 좋아하는 "Dum Dum"을 실제로 본 것으로 생각했는데, 덤덤은 뉴욕의 미국자연사박물관(American Museum of Natural History)을 배경으로 했던 1편에 나온 다른 모아이 석상이었고, 워싱턴을 배경으로 한 2편에서는 이 모아이 석상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뉴욕이라고 하니까, 올여름에는 뉴욕도 오래간만에 한 번 가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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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실상부한 미국 유일의 '국립온천'이라고 부를 수 있는 남부 아칸소(Arkansas) 주에 있는 핫스프링스 내셔널파크(Hot Springs National Park)의 두번째 여행기이다. 참고로 미국의 여러 주들을 묶어서 지역으로 구분하는데는 많은 방법이 있지만, 가장 기본적인 것은 인구통계국에서 서부(West), 중서부(Midwest), 남부(South), 북동부(Northeast)의 4개 지역으로 나누는 방법이다. 여기 아칸소를 포함한 그 남부의 주들은 사회적으로 개신교의 영향력이 크고 정치적으로 보수적인 지역이라서 "바이블 벨트(Bible Belt)"라고 불리기도 한다.
아칸소 중서부에 인구 4만명 정도의 작은 도시인 핫스프링스(Hot Springs)의 중심가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는데, 도로 오른편으로 건너가면 바로 국립공원 땅이다.^^ 아칸소 주 첫번째 여행기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미국의 제42대 대통령인 빌 클린턴(Bill Clinton)은 아칸소 남부의 호프(Hope)라는 시골에서 태어나 새아빠를 따라서 여기 핫스프링스로 이사해서 고등학교까지 다녔다. 그래서 이 근처 어디에 빌 클린턴의 얼굴이 크게 그려진 안내판도 있다고 하는데 우리는 찾지를 못했다.
왼쪽으로 보이는 돔이 있는 건물이 우리가 조금 전에 미국 국립온천 엄청난 수질을 체험할 수 있었던 '쿼포탕(Quapaw Baths)'이다. (국립공원에 대한 소개와 온천욕을 하는 모습을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해서 1편을 보시면 됨)
이제 그 바로 옆에 있는 다른 온천장 건물에 들어선 국립공원 비지터센터(Visitor Center)를 둘러볼 차례인데, 간판 오른편에 흔들의자에 앉아서 온천을 해서 보들보들해진 손을 흔들고 계신 사모님이 보인다~
옛날에 포다이스(Fordyce) 온천으로 운영된 건물의 입구로, 국립공원청 직원들이 서있는 뒤로 귀중품을 보관하던 금색의 작은 락커들이 클래식한 멋을 풍겼다. 여러 커다란 온천이 줄지어 서있는 Bathhouse Row에서 이 곳이 1962년에 제일 먼저 폐업을 했기 때문에, 아마도 국립공원 비지터센터로 개조가 된 것 같다. 그냥 국립공원 브로셔만 챙겨서 나올 뻔 했는데, 박물관으로도 운영된다는 것이 생각나서 2층으로 올라갔다.
이 곳의 온천들은 1930~50년대에 그 전성기였다고 하는데, 당시의 여러 모습을 아주 그대로 잘 복원해 놓았다. 마사지실의 모습을 마네킹으로 재현을 해놓았는데, 새하얀 타일과 쉬트들과 함께 흰 천을 덮은 마네킹까지 누워 있어서 처음부터 약간은 으스스한 느낌이 많이 들었는데...
여기 치료실의 고압호스와 저 아내가 가까이 목을 대고 있는 스팀캐비넷(steam cabinet)을 보면서는 약간의 공포까지 밀려왔다. 왜냐하면 작년에 봤던 넷플릭스 드라마 <래치드(Rached)>에서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한다는 명목으로 사람을 저 스팀캐비넷으로 고문을 하고, 나중에는 저기 가두고 뜨거운 물로 사람을 죽이려고 하는 장면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는 정신병원이 아니라 온천휴양지이긴 하지만 말이다...
남자 탈의실의 중앙에는 인디언이 스페인 병사에게 여기 온천수를 바치는 듯한 모습의 동상과, 그 위로는 멋진 스테인드글라스 천정이 화려하게 만들어져 있다. 여기 포다이스(Fordyce) 온천이 이렇게 가장 럭셔리하고 그래서 이용요금이 비쌌기 때문에, 1960년대 온천문화가 쇠락기로 접어들면서 가장 빨리 망한 것이 아닌가 생각될 정도였다.
개인 마사지실의 모습으로 왼편 테이블에 놓인 것은 처음에는 전화라고 생각을 했는데, 안내판의 설명을 다시 읽어보니 전기를 이용한 마사지 기계라고 한다. 앞서 스팀캐비넷을 봤더니 저 기계도 혹시 전기고문 용도로 사용될 수 있었겠다는 생각이...^^
여자 탈의실인데 당시 상류층이 이용을 하던 곳이라 프라이버시를 중요하게 생각했는지, 각각의 작은 방으로 탈의실이 만들어져 있어서 안에서 옷을 다 갈아입고 나올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었다.
탈의실의 유령...은 아니고, 시키지도 않았는데 저렇게 목만 옆으로 내고 사진을 찍으시겠단다~
3층으로 올라갔더니 체조연습장같은 마루바닥의 체육관이 만들어져 있었다. 요즘도 수영장이나 스파에는 헬스시설이 있는 것 처럼, 러닝머신이나 웨이트트레이닝 등은 없지만 이런 운동으로 땀을 흘릴 수 있는 공간이 옛날 온천에도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예쁜 타일바닥과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된 여성 휴게실에는 그랜드피아노도 있고 당시 상류층 여성들이 입었던 옷들도 전시가 되어 있었다. 건물 안에는 오래된 엘리베이터도 동작을 하고 있어서 한 번 타볼까 하다가, 밀폐된 공간은 피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다시 계단으로 걸어서 1층으로 내려갔다.
로비 위에 씌여진 예레미야 30장 17절의 성경말씀 "내가 너를 치료하여 네 상처를 낫게 하리라"를 보니까, 이 곳이 단순한 온천이 아니었음을 또 서두에 언급한 것처럼 바이블벨트에 속하는 미국남부에 와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남부에 와있다는 것은 여기 점심을 먹기 위해서 들린 팬케잌 가게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안 그래도 영어듣기가 잘 안 되는데 이 동네 사람들이 하는 말은 더욱 알아듣기가 힘들었다. 물론 더 남쪽의 루이지애나 또는 알라바마 등의 '딥사우스(Deep South)'로 가면 사투리가 훨씬 심해진다고는 하지만 말이다.
아침에 지나갔던 노천온천탕이 있는 Arlington Lawn 잔디밭이 길 건너로 보이는데, 공원 간판이 도로쪽으로 향하고 있어서 아침에는 못 봤던 것이었다. 시내 중심가 도로 옆에 세워진 내셔널파크 사인은 다시 봐도 어색하면서 재미있었다.
알링턴 호텔(Arlington Hotel)의 로비에 잠시 들어가서 구경을 했는데, 알 카포네가 단골손님이었고 4명의 미국 현직 대통령이 숙박했던 장소답게 화려하기는 했지만, 역시 쇠락한 분위기가 느껴져서 밤이 되면 유령이 나오기에 딱 좋은 호텔이라는 생각을 하며, 우리가 숙박했던 호텔로 돌아가서 차를 몰고 뒷산으로 올라갔다.
국립공원 영역에 포함되는 산 정상에 이런 전망타워가 만들어져 있다는 것이 약간 의외였는데, 1877년부터 나무로 만든 전망대가 서있던 자리에 1982년에 지금의 높이 216피트(66 m)의 마운틴타워를 새로 만들었다고 한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꼭대기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입장료가 있는데, 국립공원 연간회원권을 보여주면 조금 할인이 되었던 기억이다.
오른편 삼거리의 큰 건물이 알링턴 호텔이고, 거기서 남쪽으로 좁고 긴 배스하우스로우(Bathhouse Row)가 이어지고, 그 끝에 큰 성같이 서있는 옛날 육군/해군 종합병원(Army & Navy General Hospital) 건물이 보인다.
제일 꼭대기 야외 전망대에서는 360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데, 바람이 아주 상쾌했던 것이 사진으로도 느껴진다.
아내가 두 번의 대륙횡단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들 중의 한 곳으로 꼽았던 남부 아칸소 주의 핫스프링스 국립공원(Hot Springs National Park)... 온천을 하러 다시 꼭 오고싶다고 해서, 만 60세 환갑잔치 대신에 여기 다시 데리고 와주겠다고 했는데, 과연 언제 다시 이 외진 곳을 방문하게 될 지 위기주부도 궁금하다~
아래층 실내 전망대로 내려오면 잘 만들어진 설명판과 함께 파노라믹뷰로 핫스프링스 지역을 편하게 구경할 수 있다.
아칸소 주는 "The Natural State"라는 별칭답게 사방이 숲이었는데, 이 때가 약간씩 단풍이 들려고 하는 시기였다. 주차장으로 내려가 다시 차에 시동을 걸고 오른편 멀리 보이는 70번 국도를 잠시 거쳐서, 텍사스와 아칸소에만 있는 인터스테이트 30번을 타고 동쪽으로 대륙횡단 이사를 계속했다. 캘리포니아에서부터 시작되는 40번 고속도로를 다시 만나는 주도인 리틀록(Little Rock)에는 주 의사당과 함께 1957년 흑인인권운동의 역사가 있는 Little Rock Central High School National Historic Site 등이 있지만, 모두 생략하고 미시시피 강을 만날 때까지 약 3시간을 쉬지 않고 동쪽으로 계속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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