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 번째 지상행> 그날은 내가 열일곱 번째 지상행을 하는 날이었다. 이제 막 초보티를 벗고 어떻게 한 사람 몫은 할 무렵이기도 했다. 우치다는(불행하게도 전술했지만, 마흔네 번째 지상행을 앞두고 있었다) 언제나처럼 호쾌하게 분위기를 띄우며 동료 조달업자들의 사기를 올리고 있었고, 나 또한 그 자리에서 귀한 알콜을 홀짝거리며 떠들썩하게 웃고 있었다. “야! 알콜 너무 마시지 마라. 취하기라도 하면 올라가서 죽는다.” 머리를 깨끗이 민 사카모토가 괜한 핀잔을 주었다. 취하도록 마시고 싶어도 취할 만한 양이 있지도 않다. 그나마도 물에 풀어서 감미료를 쳐서 먹는 멍청한 음료인데, 증조부가 황금시대 사람이었다는 우치다의 말로는 그런 건 술로 쳐주기조차 민망한 물건이라고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