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102 영화 <대호>](https://img.zoomtrend.com/2016/01/03/a0334358_5688b793cbdfe.jpg)
최민식(천만덕) ㅣ 박훈정 감독 2016년의 첫 영화. 수묵담채화 같은 지리산 설산을 비춰주는 오프닝은 장엄하면서도 씁쓸한 느낌이었다. 일제시대 사라져가는 호랑이, 더불어 사라져가는 민족혼에 대해 느린 템포로 묵직하게 담아내는 영화. 이 영화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점은 최후를 맞이하는 존재의 품위를 지키는 엔딩이었다. 기운이 빠져 죽는 것도 아니고, 끌려다니는 것도 아니고, 가죽이 벗겨지는 것도 아닌 오롯이 지리산 어드메 한 켠으로 사라지는 것. 시대의 변화 속에서 옛 것이 되어 사라지는 존재들에 대한 진혼곡 같았다. 숙연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