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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주부의 미국 여행과 생활 V2 | 2020년 11월 9일 |
우리 가족 3명의 '인생 하이킹'이었던, 미국 유타주 자이언 국립공원(Zion National Park)의 버진강 협곡의 물길을 따라서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오는 더내로우스(The Narrows) 하이킹!
그 두번째 이야기는 지금도 지혜가 핸드폰 잠금화면으로 사용하는 내로우의 '월스트리트'를 올려다 보는 사진으로 시작한다.
버진강(Virgin River)의 북쪽 상류로 올라갔다 내려오는 버텀업(bottom-up) 하이킹의 대략적인 경로인데, Temple of Sinawava를 출발해서 Orderville Canyon과의 '합류점' 컨플루언스(Confluence)까지는 지난 1편에 소개했다. (포스팅을 보시려면 클릭) 이제 그 북쪽으로 계속 이어지는 좁은 강폭의 좌우로 수직의 절벽이 서있는 Wall Street 구간을 보여드릴 차례이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 클릭)
강폭이 좁아진 만큼 더 세진 물살을 헤치고 한굽이를 돌아서니, 의외로 마른 땅에 나무들이 자라고 있는 곳이 저 앞에 보이는데, 계곡 왼편에서 임레이캐년(Imlay Canyon)이 내로우와 만나는 곳이다.
지나서 뒤돌아 찍은 사진으로 오른편에 돌무더기 위로 나무들이 높게까지 자란 비탈을 따라서, 우기에는 임레이캐년을 흘러온 계곡물이 높이 40 m의 폭포수로 떨어진다고 한다. 하지만, 당시에는 물이 가장 적은 8월말이라서 폭포수는 볼 수가 없었다.
다시 물길의 좌우를 수직으로 막은 높은 벽들... 좌우뿐만이 아니라 정면도 수직의 벽으로 막혀서 길이 오른쪽으로 꺽이는데, 그 앞에 눈에 딱 띄는 하얀 바위가 하나 보인다.
강물의 한가운데에 이렇게 둥실 떠 있어서 플로팅락(Floating Rock), 또는 임레이볼더(Imlay Boulder)라 부르는 바위이다.
그 바위를 지나서 찍은 뒷모습으로 모양은 물론 색깔과 느낌까지 완전히 다르게 보이는 이유는, 점점 이 좁은 협곡을 비집고 들어오고 있던 햇빛 때문이었다.
해가 직접 절벽면을 비추지는 않지만, 어두컴컴했던 협곡 안의 색깔이 점점 밝아지면서 풍부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시키지 않아도 저렇게 두 팔을 벌리고 위를 올려다 보게 만드는 마력이 있는 신비한 공간인 자이언의 내로우!
지혜의 뒷모습에 이은 엄마의 앞모습... 사진사 앞뒤로 왔다갔다 한다고 바쁘다 바빠~^^
90도까지 위를 올려다 보면 이런 모습을 볼 수 있다. 서있는 강바닥에서 저 끝에 나무들이 자라는 절벽 위까지의 높이는 약 500 m이고, 두 절벽 사이 틈의 거리는 강폭보다 오히려 좁아서 10 m 정도에 불과하다. 여기를 왜 The Narrows, 즉 좁다는 형용사 narrow 앞에 정관사 the를 붙여서 '그 좁은 곳들'이라고 부르는지 이해가 된다.
그 좁은 틈을 따라서 '빛기둥'이 내리꽃는 것 같았던 순간인데, 사진으로는 그 때의 감동이 도저히 표현이 되지 않는다...
마침내 강바닥까지 내려온 햇살의 중심에 서서 아내와 지혜가 손을 흔드는 모습을 찍고 저리로 걸어가 뒤를 돌아보면,
좁고 긴 슬릿(slit)을 통해서 이 날 처음으로 태양을 올려다 볼 수 있었다.
계속해서 더 위쪽으로 올라가면 강폭이 조금씩 넓어지면서, 절벽면에 녹색의 양치식물이 점점 많이 보이기 시작했다.
튀어나온 바위의 끝까지 덮은 식물들 아래로 샤워기처럼 떨어지는 물줄기를 맞으며, 조심스럽게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물 속으로 둘이 걸어들어가고 있다.
허리까지 물이 차오른 여기가 우리 가족의 내로우 '인생 하이킹'에서 가장 깊은 곳이었다. 위기주부가 먼저 지나와서 돌아보고 사진을 찍었는데, 저기를 지나오면서 배낭과 카메라만 없다면 물 속에 완전히 몸을 담그고 침례를 하기에 이만한 장소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자에 부착한 액션캠으로 찍은 내로우 하이킹 동영상 2부를 클릭해서 보실 수 있다. 많이 편집해 잘라내고도 10분 가까운 긴 비디오지만, 사진으로는 보여드리지 못한 내로우의 진면목을 생생한 물소리와 함께 보실 수 있다.
멀리 앞쪽을 바라보니 이제는 절벽 윗부분이 모두 햇살을 받고 있었고, 그 아래로 강물을 막고 있는 큰 바위가 보였다.
뒤쪽에서도 우리를 따라오는 햇살을 따돌리고 그 바위의 바로 앞까지 갔다.
바위 옆으로 가방을 어깨에 올리고 내려오는 사람들이 보이는데, 같이 쉬고있던 다른 분이 저 위쪽으로는 물이 가슴까지 차는 구간이 나온다고 했다. 여기가 처음 소개한 지도에 표시된 Wall Street Ends는 아닌 것 같았지만, 가장 멋진 월스트리트 구간은 충분히 구경했으므로 여기서 우리 내로우 하이킹의 북진을 미련없이 마치기로 했다.
중간에 두 번을 쉬면서 여기까지 4시간 정도가 걸렸는데, 4시간을 걸으면서 아무도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궁금해하지 않았던 유일한 하이킹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제 시나와바템플로 돌아서 내려가는 오후에는 또 햇살이 좁은 협곡을 비추면서, 오전과는 또 다른 풍경을 보여주었기에... 내로우 하이킹 3번째 이야기이자, 9박10일 여행의 마지막 포스팅으로 또 나중에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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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주부의 미국 여행과 생활 V2 | 2019년 9월 28일 |
... 가보는 것을 목표로 이 혼자만의 하바수파이 인디언 보호구역(Havasupai Indian Reservation) 안의 '그랜드캐년 비경' 여행을 처음 계획했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끝까지 가보지 못하고 돌아서야 했지만, 후회는 없다~'천국의 폭포' 무니폴(Mooney Falls)을 구경하고 (못 보신 분은 여기를 클릭), 그 물줄기를 따라서 하류로 계속 내려가는 길은 이렇게 하바수 계곡(Havasu Creek)을 몇 번이나 건너야 했다.계곡 중간중간에는 이렇게 석회질이 침전되어 만들어진 단구(terrace)를 청록색의 계곡물이 넘어 흐르고 있었다.가끔 깊은 곳에는 하바수파이 부족민이 이렇게 나무 다리를 만들어놓기도 했는데, 사실 별로 도움은 되지 않았다. 그냥 얕은 곳을 찾아서 물속으로 걸어가는 것이 더 안전했기 때문에... 그러다가 트레일이 계곡과 좀 떨어지는 구간이 나와서 위를 올려다 보면,그랜드캐년의 인적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외딴 협곡속 풀숲에 혼자 버려진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다시 하바수 계곡을 만났는데, 이번에는 붉은 절벽과 청록색 계곡물이 맞닿아 있다. 그리고는 트레일은 절벽을 깍아서 만든 다소 위험한 코스로 이어지는데, 원주민들이 꼭 필요한 곳에는 발판이나 작은 사다리, 또는 줄을 매어 놓았다.그러다가 저 아래 계곡에서 수영복을 입고 한가롭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이 나를 보고 손짓했다. "이리 내려와~ 드루와~" 물론 영어로...하바수 계곡의 3번째 유명한 폭포인 비버폴(Beaver Falls)은 사람들이 있던 곳에서 낙차가 시작되어서, 이렇게 넓고 얕은 천연의 풀장을 층층이 만들면서 흘러내려간다. (구글맵으로 지도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여기서 저 아래로 내려가는 길과 계속 절벽을 따라 직진하는 트레일이 갈라지는데, 조금 직진을 해보니 어떤 표지판의 뒷모습이 나와서 무슨 내용인지 보기위해 지나가서 뒤를 돌아보았다."Leaving Grand Canyon Nat'l Park, Entering Havasupai Tribal Lands" 즉 지금 위기주부가 서있는 곳까지가 미국 연방정부가 관리하는 그랜드캐년 국립공원이고, 표지판을 넘어가면 하바수파이 부족의 땅이라는 뜻이다. 여기서 국립공원의 협곡을 따라 계속 내려가게 되면 하바수크릭이 콜로라도강(Colorado River)과 합류하는 '컨플루언스(confluence)'가 나오게 되는데...이 날 가이아GPS 앱으로 기록한 녹색으로 표시되어 있는 Havasu Campground에서 Beaver Falls까지 왕복하는데만 5시간이 걸렸다! 따라서 지도에서 하늘색으로 굵게 표시된 콜로라도강까지는 캠핑장에서 왕복에 10시간도 훨씬 더 걸리는 것이 뻔했다. 따라서, 애초에 거의 불가능한 트레일 계획이었기 때문에 아쉬움은 없지만... 그래도 버리지 못한 미련이 남아서 사진 몇 장으로 달래본다~공교롭게 이 여행 계획을 세울 때 사무실로 배달된 그랜드캐년 내셔널파크 저널(National Park Journal)의 표지사진이 바로 하바수 계곡이 콜로라도 강과 합류하기 직전의 마지막 협곡을 걷는 하이커의 모습이었다. "저 환상적인 협곡을 걷고있는 나의 모습을 상상했었는데..."그리고, 선명한 청록색의 하바수 계곡물이 오른쪽에서 흘러나와 탁한 콜로라도 강과 만나는 합류점(confluence)의 사진으로, 많은 래프팅 보트들은 콜로라도 강을 따라 내려와서 여기에 배를 대고 구경을 하는 사람들이 타고 온 것이다. 물과 별로 친하지 않은 위기주부가 래프팅으로 이 곳을 직접 보게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 같고... 다시 하바수캐년(Havasu Canyon)을 끝까지 걸어 여기 설 수 있을까?무니 폭포에서부터 앞서거니 뒤서거니 온 사람들인데, 그 중 한 명이 컨플루언스까지 가본 적이 있었다. 저들이 간다면 미친척하고 따라서 끝까지 가볼까 했는데, 오늘은 안 간다고...^^ 그리고는 폭포의 하류에 있는 저 웅덩이에서 수영한다고 내려가는 모습이다. 저 곳은 위기주부에게는 너무 깊은 것 같아서 작별인사하고 다시 비버 폭포로 돌아갔다.비버 폭포(Beaver Falls)로 내려가는 중간에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어서, 천연의 풀장에서 수영하는 사람들을 구경하며, 아침에 캠핑장에서 미리 뜨거운 물을 부어온 즉석밥으로 점심을 먹었다.이제 나도 계곡에 몸을 담그기 위해 내려가는데, 마지막까지 험난한 절벽이라서 사다리를 타고 내려가야 했다.여행 경로상의 마지막 목적지에 도착해서 증명사진 한 장 부탁해서 남겼다. 물론 조금 더 걸어갔다가 돌아오기는 했지만...^^폭포 이름의 유래에 대한 설명은 못 찾았지만, 아마도 비버(beaver)가 댐을 만들어 놓은 것 같은 물웅덩이들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은 것이 아닌가 생각이 된다.아침에 하바수파이 부족 사무실에 체크인을 하러 갔을 때 "캐리비안베이도 아닌데, 왠 종이팔찌를 주지?"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 여기서 수영할 때 차고 하라는 뜻이었다. 실제로 가끔 부족민들이 여기서 팔찌 검사를 하는데, 앞서 소개한 콜로라도 강쪽에서 거꾸로 하이킹으로 여기까지 올라오는 사람들이 가끔 있어서라고 한다. 위기주부도 카메라를 놓아두고 붉은 협곡 속의 이 청록색 풀에서 배영도 하고 잠수도 하며 놀았다~ 믿거나 말거나...^^캠핑장으로 돌아가려는데 노란튜브에 바람을 불어서 여기까지 가지고 온 아이가 보였다. 또 돌아가는 길에도 힘들어 하며 여기를 찾아오는 많은 사람들과 마주쳤는데, 캠핑장에서 편도 2시간 이상 걸리는 험한 트레일을 걸어서 여기까지 꼭 수영을 하기 위해 올 필요가 있는지는... 사람마다 생각이 좀 다를 수 있겠다.에필로그: 3박 요금을 미리 내고도 2박만 해야했던 텐트를 다음 날 새벽에 철수하고, 아침과 점심 모두 미리 즉석밥으로 준비해서 배낭에 넣었다. 캠핑장 입구에는 돈을 내고 노새에 실어서 올려보내는 짐들이 가득했지만, 위기주부는 무거운 야영배낭을 짊어지고 혼자 걸어서 올라간다.
그렇게 아침과 점심을 모두 트레일 중간에 먹으며, 총 7시간반이 걸려서 전전날 차를 세워둔 후알라파이힐탑(Hualapai Hilltop) 주차장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트레일의 모습을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주차장에 도착해서 잠시 휴식한 후에 차를 몰고, 그랜드캐년 동굴이 있는 66번 도로변의 캐번인(Cavern Inn)에서 하루 더 숙박을 한 것은 이미 소개를 해드렸었다. (포스팅을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미국 아리조나 그랜드캐년에는 붉은색 절벽에서 떨어지는 거대한 청록색 폭포들이 있다. 내가 직접 보고왔다."위기주부의 본 여행은 미서부 존뮤어트레일 및 오지탐험 트레킹 전문 여행사인 유니투어의 장비 협조로 진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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