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필 또 다큐멘터리일까 생각했다. 그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그를 기억하는 이들에게 울림을 줄 것은 확실하지만, 그런 울림은 또 다른 이들에겐 알레르기 같은 염증을 유발할 것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나는 그와 같은 대통령이 있었음을 기억하면서도 한편으론 맹목적인 감성에는 묘하게 거부반응을 갖고 있는 애매한 위치에 있는 사람이다. 열여섯 살 아직 자각이 없던 내겐, 2002년이 노란색 환희보다는 붉은색 함성으로 기억되고 있었고, 내 안의 세상이 중요하던 스물셋 2009년에도 여전히 큰 슬픔이 왜 슬픔이 되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환희했었고 또 눈물을 흘리는지, 그 시작과 끝에 온전히 합류되지 못한 나는 지금까지도 쭉 외부자로 밀려나 있었다. 그들을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