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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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트 Mute (2018)

By 멧가비 | 2018년 3월 13일 | 
뮤트 Mute (2018)
이름난 대개의 사이버 펑크 영화들은 사실 복잡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누가 누구를 쫓는다던가, 그저 벗어나고 싶다는 등의 단순한 명제. 그러나 그것이 세계관의 상상력과 맞물렸을 때 거기에서 추상적인 질문과 해답이 오고가는 게임이 발생하는 것이다. 본작 역시 사이버 펑크의 그러한 경향에 충실하다. 영화가 묘사하는 세계관과 미장센들을 걷어내고 나면, 사실은 그저 사랑하는 여인을 찾아 헤메는 한 남자의 이야기일 뿐이다. [블레이드 러너]의 직계와도 같은 시각효과 안에 본질적으로 [브라질]과 상통하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주인공 리오는 아미시 집안에서 성장했다는, SF 영화 치고는 독특한 배경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 리오라는 남자를 잘 살펴보면, 수술을 거부해 자식으로 하여금 목소리를 잃

어나더 어스 Another Earth (2011)

By 멧가비 | 2018년 1월 2일 | 
어나더 어스 Another Earth (2011)
평행우주가 있다고 치고 편의상 지구2로 부르기로 하자. 내가 지구2에 가서 나2라는 사람을 만날 수 있는 확률은 얼마나 될까. 나1를 만나기 전에 병이나 사고로 죽었을 가능성부터 무한대지만, 내 부모2가 아예 만나지 않았거나 부모 중 한 쪽이, 혹은 먼 조상이 아예 태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 현생 인류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고대종 나비의 날갯짓 하나 때문에 호모 사피엔스가 경쟁에서 도태되어 멸종했다면 어떨까. 평행우주는 세상 모든 사람과 동식물의 숫자에 매 순간을 곱한 것 이상으로 무한하다. 그래서 흔히 슈퍼히어로 만화 등에 나오는 것처럼, 웜홀을 통해 뿅 하고 건너가면 인생 어디에선가 평행선을 벗어난 버전의 나를 만나는 일은 우주의 스케일 만큼이나 그 확률이 희박할 것이다. 평행우주를 다루는 문학이나 영화

아이 오리진스 I Origins (2014)

By 멧가비 | 2018년 1월 2일 | 
아이 오리진스 I Origins (2014)
강박적이라 할 정도로 이성과 논리를 신봉하는 남자가, 자신이 그토록 혐오하는 형이상학적인 세계에 이끌리며 겪는 사랑과 상실, 방황과 발견에 대한 이야기다. 주인공 이안 그레이가 눈동자만으로 사랑에 빠지고, 눈동자에 대한 정보만으로 누군지도 모르는 사랑을 찾아내는 과정에는 우연을 가장한 운명의 도움들이 가득하다. 그 자신이 이미 비합리의 영역 한복판에 들어와 있으면서도 그것을 부정하며, 사랑하는 사람을 잃기 전 마지막 대화는 상대의 비이성에 대한 경멸이었다. 이안이 그토록 집착했던 눈동자는 어쩌면 영혼을 담는 그릇일지 모른다는 암시가 던져진다. 광신적이라 할 정도로 이성과 논리를 신봉하는 남자가 사실은 자신이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에 영적인 운명을 겪고 있으며, 사랑인지 미련인지 자기혐오일지 모를 복잡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