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가 묘한 영화다. [이웃집 토토로]로 시작해서 [아저씨]로 전개되다가 [쥬라기 월드] 냄새도 제법 풍기고. 좋은 말로 버라이어티 하고, 까놓고 말해 좀 조잡하지 않나 싶다. 쓸 데 없이 많은 캐릭터도 영화의 산만함을 거든다. 제이크 질렌할은 없어도 상관 없는 캐릭터가 목소리는 제일 크고, 틸다 스윈튼 쌍둥이 설정은 배우의 연기 과시 이상의 의미가 없다. 영화가 흥미로운 부분은 오히려 다른 데에 있다. 마치 영화가 나에게 심리 싸움을 거는 듯 하다. "이렇게 끔찍한데도 고기 먹을 꺼야?" 하는 사악한 깐족거림이 환청으로 들린다. 심지어 영화 속 인물들이 소시지를 참 맛나게도 쳐먹는다. 관객이 느낄 이런 모순된 감정 자체가 영화의 일부일지 모른다고 생각하니 괜히 두근 거렸다. 영구야 하고 불렀더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