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ge of Innoc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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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lano, 2012 hiver
차비와 숙박비, 이동시간을 고심한 끝에 베네치아에서 인터라켄으로 바로 가는 대신 밀라노에서 반나절을 보내기로 했다. 물론 고려하던 사항 중 하나는 '밀라노가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가?' 라는 질문도 포함되어 있었다. '밀라노'하면 밀라노 대성당과 패션의 도시라는 이 두 가지밖에 떠올리지 못했으니까. 성당이야 그냥 보면 끝이고, 명품 거리니 패션의 거리니 다 결국 그림의 떡일텐데 싶었지만 기차를 다섯 시간 넘게 타고 가서 곧바로 숙소에 드는 것 보다야 나을 것이라는 생각에 내린 결정이었다. 오후 세 시에 도착, 밀라노 기차역과 제일 가깝고 저렴해서 예약했던 호스텔로 갔다. 문을 수동으로 닫아야 움직이는 옛날 엘레베이터를 타고 6층까지 올라갔는데 이미 로마에서 한 차례 겪어봐서 조금은 익숙하게 문을 여닫았다.

Nice, 2011 automne
태어나 처음 만나는 지중해. 꽤 세찼던 바닷바람에 코를 훌쩍거리던 10월 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신발을 벗고 저 바다에 발을 담글 수밖에 없었다. 니스 갈때 입겠노라 굳게 다짐하며 가져왔던 forever21의 에스닉 문양의 반팔티가 빛을 발했었지. 내 20대의기념비적인 근사한 사진을 찍고 오지 않았나 싶다. 프랑스 생활 초반에 갔던 여행이라 어마어마한 살이 붙기 전이라는 것도 한 몫 했고.(정말이지 귀국 직전에 이탈리아에서 찍은 모든 사진은 폐기 처분, 나만 봐야 할 지경. 같이 여행을 갔었던 친구가 얼마전에 '언니 내가 이탈리아 사진을 보는데 말야 정말 우리...' '거기서 그만. 아름다운 추억이지만 우리 흑과거는 들추지 말자.') 얘기가 샜네. 여하튼, 교환학기의 첫 여행이었던 프랑스 남부 투어의

미안한 르몽드
한 3주 만에 페이스북에 접속했다. 이러저러한 사연들을 보기가 괴로워서 안들어갔었는데 오랜만에 들어간 나는 무심코 스크롤을 내렸네. 휙휙 소식들을 스쳐 지나 내려가다가 불어 공부겸 좋아요를 눌렀던 르몽드의 게시글이 날 사로잡았다. 밤 사이 르몽드 사이트 접속이 원활하지 않았기에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désolé(미안)라는 제목의 영상을 링크해놓았는데 섬네일이 어째 한국 아이돌 같단 말이지. 그래서 클릭해 보았다. 슈퍼주니어의 쏘리쏘리였다. Oh la la! 작년 가을 교환학생을 갔을때, 나는 작디 작은 우리 과 안에서 한국 대중문화를 사랑하는 만 18세 프랑스 소녀를 발견했다. 그녀의 이름은 엘리.. 엘리야? 엘쟈? 엘리쟈? 미안하다 얘야 언니가 너의 이름을 까먹었구나. 학생식당에서 같이 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