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D U MISS M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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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 지니어스

DID U MISS ME ?|2020년 4월 13일

지상 최고의 스파이가, 지상 최고의 아군 천재에 의해 한낯 비둘기에 지나지 않는 존재가 된다는 설정. 아니, 비둘기에 지나지 않는 존재가 되는 게 아니라 그냥 비둘기 되는 영화였지. 희대의 트롤러이자 매드 사이언티스트가 주인공인 영화였다고도 할 수 있다. 최고로 혐오스러운 상황 아니냐? 비둘기로 변하다니. 급으로 혐오스러운 변신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하여튼 이 트랜스폼 약물을 개발한 천재 주인공이 극단적인 이상주의자라 존나 꼴보기가 싫다. 애니메이션이니까 표현과 묘사에 있어 충분히 이해되는 측면이 있고, 꼭 애니메이션이 아니더라도 이상주의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니 마냥 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이 애새끼는 좀 정도가 심하다. 사람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첩보 세계에서 일

트레이닝 데이, 2001

DID U MISS ME ?|2020년 4월 13일

마약수사관으로서 훈련받는 하루가 아니라, 찌들대로 찌들어버린 세상을 훈련하는 한 남자로서의 하루.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악에 물들어가는 사람도 있지만, 더러운 일과 엮여 자신이 혐오하던 모습으로 하루 아침에 바뀌어버리는 사람도 있을 수 있는 것이다. 다행히 주인공은 겨우 빠져 나오지만. 에단 호크의 제이크가 유혹을 받았듯, 덴젤 워싱턴의 알론조 역시 과거에 그런 유혹을 받았을 것이다. 다만 알론조가 제이크와 다른 것이 있다면, 그는 그 유혹을 거부하지 않았던 것. 그래서 더 궁금해진다. 대체 과거의 알론조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그 역시 제이크와 같은 사람이었을까. 순응하지 않으려다, 결국 상황과 유혹의 파도에 휩쓸려 이렇게 된, 다른 버전의 제이크였을까. 안톤 후쿠아의 리즈 시절 묵직한 연출도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 2006

DID U MISS ME ?|2020년 4월 13일

같은 감독의 작품인 과 연작 구성으로 이오지마 전투를 다룬 영화. 이 전쟁으로부터 도망치는 모습으로 시작된다면, 는 흡사 '제 무덤 판다'라는 말을 증명하기라도 하려는 듯 주인공이 나중에 스스로가 묻히게 될지도 모를 참호를 끝없이 파내는 이미지로 시작된다. 이 당시 일본군의 입장에서는 말이 이오지마 섬 사수지, 그냥 버리는 카드나 다름 없었던 섬 아닌가. 물론 전략적으로 중요하긴 했겠지만, 이미 전세가 기울대로 기운 상황에서 이 섬 쪼가리 하나 지켜봤자 본토가 침공 당하는 건 이미 기정사실이었을 테니 말이다. 의 결말부와도 좀 비슷한 감흥을 주는 영화인데, 일본군 입장에서도 이 이오지마라는 섬이

아버지의 깃발, 2006

DID U MISS ME ?|2020년 4월 10일

같은 감독의 작품인 와 연작 구성으로 이오지마 전투를 다룬 영화. 영화의 첫 쇼트부터, 텅 빈 전쟁터를 가로지르며 달리는 이미지가 시작된다. 결국 이건 전쟁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은 기억들에 대한 영화인 거지. 사진처럼 남은 전쟁의 기억들로부터. 뭐, 대부분의 전쟁 영화들이 다 그렇기는 하지만. 전쟁 자체보다 그 후에 찾아오는 트라우마 등의 여파에 대해서 좀 더 집중적으로 다루는 영화다. 1944년 당시 이오지마에서 벌어졌던 전투, 그리고 성조기를 꽂고 채권팔이 이벤트에 징집되는 주요 인물 3인방의 미국 본토 유랑기, 마지막으로 주인공 중 하나인 존 닥 브래들리의 노후 시점. 이렇게 세가지 시점이 교차편집되며 돌아가는 영화다. 그러다보니 전투 그 자체를 묘사하는 부분도

용서받지 못한 자, 1992

DID U MISS ME ?|2020년 4월 6일

클린트 이스트우드 판. 차이점은 왕년의 무법자께서 친히 나서셨는데 일곱명까지는 필요 없었다는 점. 클린트 이스트우드 한 명이면 그냥 매그니피센트 온리 원. 여러모로 신화를 해체하는 이야기다. 리틀 빌이 잉글리쉬 밥의 영웅담을 한낱 허풍으로 끌어내리듯,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젊은 시절의 자신이 직접 쌓아올렸던 서부극의 신화를 차례차례 부숴 버린다. 나쁜 놈과 못생긴 놈 사이에서 좋은 놈으로 군림하던 천하의 총잡이는 다 늙어빠진 채로 돼지우리에서 뒹구는 것으로 첫등장하고, 엄청난 속사 실력으로 보안관들을 단번에 쓰러뜨릴 것 같던 장신의 남자는 총을 쏴보기는 커녕 바닥에 구르며 발길질 당한다. 이런 식으로 기존 서부 영화의 전통이나 클리셰들을 비틀어버리는 영화이기 때문에, 그냥 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