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쓰는블로그

좋은 선수들을 품기엔 너무 누추한 팀이다

By  | 2021년 12월 29일 | 
현대 유니콘스 시절부터 20년 넘게 야구를 봤다 유격수 박진만으로 입덕한 탓에 첫 FA의 충격도 박진만이었다 데뷔 때부터 우리 팀에 있던 선수가 다른 팀으로 갈 거라는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었다 그것도 당시 최강 라이벌 삼성 라이온스로 가다니 세상 물정을 이해할 수 없었던 어린 나이였던 터라 더 충격이 컸다 그때 탈덕했다면 조금 나았을까? 차기 유격수를 간절히 기다리던 찰나, 강정호가 나타났다 수비형 유격수 박진만과 전혀 다른 유형의 젊은 선수는 더없이 매력적이었다 메이저리그까지 갔으니 할 말 다했다 그러나 그의 말로는... 그래... 강정호에 비하면 박진만은 충격받을 것도 없었던 마무리였던 것이었다 하지만 나의 두 번째 탈덕 기회도 날아갔으니 김하성때문이었다. 이름만 불러도 눈물

소개팅 So, get him

By  | 2012년 5월 28일 | 
소개팅 So, get him
출연 김예린 장소협찬 르땅고뒤샤 몇 년 전, 소개팅을 정말 많이 했던 시즌이 있었다. 소개팅은 물론 연애를 목적으로 한다는 전제가 깔린 만남이지만 여러번 하다 보니 상당히 흥미로운 구석이 있었다. 전혀 다른 삶을 살아온 사람을 만나 몇 시간동안 그 사람의 삶의 요약본을 인터뷰하는 느낌이랄까. 내 삶은 어떻게 요약될지 궁금하기도 하고. 그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시나리오가 바로 '소개팅'이었다. 처음부터 카메라를 세워두고 여자가 독백하는 것으로 찍고 싶었다. 소개팅이라는 자리의 특성을 빌어 자신의 삶을 주절주절 늘어놓는 내용으로, 다소 우스꽝스럽지만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그려내고자 했다. 대충 쓰긴 썼는데, 이걸 실제로 찍을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다. 내가 영화를 찍다니-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근데 이

미래는 고양이처럼

By  | 2012년 5월 28일 | 
미래는 고양이처럼 미란다 줄라이,해미쉬 링클레이터,데이빗 워쇼프스키 / 미란다 줄라이 나의 점수 : ★★★ 딱 고양이 집사의 감성을 자극하는 블링블링한 제목인데다 프랑스 영화의 감성이 느껴지는 포스터라서 마지막 남은 영화관람권으로 예매했다. 일요일의 늦잠도 뒤로 하고 산책나가듯 영화를 보러 갔는데 결론적으로 실망이었다. **스포일러 포함 일단 무기력하고 권태로운 캐릭터들이 싫었다. 물론 우리의 삶은 무기력하지만, 조금만 방심하면 권태가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지만, 사실 그런 것들은 잉여로운 감수성이라고 생각한다. 마치 무라카미 류의 소설과 같이 권태를 허세처럼 두르고 인생을 논하는 태도를 퍽 싫어하는데 이 영화의 주인공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고양이로 인해 갑자기 책임감을 느낀다는 설정도, 그래서

라이프 오브 파이

By  | 2013년 1월 31일 | 
라이프 오브 파이 수라즈 샤르마,이르판 칸,라프 스팰 / 이안 나의 점수 : ★★★★★ ** 스포일러 포함 영화가 끝난 후 잠시동안 멍했다. 뭐지? 뭘까? '진실'이 무엇이라는 거지? 어떻게 이해하라는 거지? 이 찜찜한 기분은 영화관을 나선 후 찬공기를 맞으며 조금 걸은 후에야 불현듯 해소되었다. 사실 파이의 이야기로만 완성할 수 있었던 영화를 굳이 현재(장성한 파이, 파이를 찾아간 소설가)의 이야기를 곁들여 완성한 이유도 그제야 알 것 같았다. 기본적으로 이 영화의 바탕에 깔려있는 건 종교에 대한 의문과 성찰이다. 그걸 염두에 두고 영화의 마지막으로 돌아가보자. 파이는 바다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말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말한다. '진실'을 알려달라고. 그래서 파이는 이야기를 각색한다. 상당히 엇비슷

스타로드 엔터테인먼트의 켄타를 아십니까

By  | 2017년 4월 26일 | 
스타로드 엔터테인먼트의 켄타를 아십니까
덕통사고를 당했다. 켄타는 케이팝이 좋아서 한국에 왔다. 켄타는 일본에서 댄스팀을 했고, 블로그도 했기 때문에 과거 자료가 많다. 과거 자료를 보며 켄타에 대해 알 수 있었던 것 두 가지. 켄타는 말을 참 예쁘게 하고 그리고 참 열심히 살았다. 켄타는 늘 돈이 없었고 도쿄에 오가며 알바를 해야 했다. 그 와중에도 잠을 줄여가며 연습을 했고 늘 건강이 좋지 못했다. 그래도 켄타는 즐겁게 연습했다. 그리고 켄타의 꿈, 한국에서의 데뷔를 위해 드디어 바다를 건너왔다. 그러나 켄타가 들어간 곳은 중소기획사였다. 사실 잘 모르는 곳이다. 프로듀스101에서 데뷔를 하지 않으면 켄타는 이대로 일본에 돌아가야 할 지도 모른다. 나이도 스물 셋이라 간당간당하다. 지금 콘서트조로 말이 많지만... 엠넷에서 이 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