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ad as nomad

더 테러 라이브: 판을 지배하는 자는 누구인가

By  | 2013년 8월 19일 | 
뭉뚱그려 나쁜 놈들과 닥치고 좋은 놈들 사이의 권선징악적 대결이 아닌, 각자의 욕망과 목적이 뚜렷한 이들의 이용하고 이용당하는 '생태계'를 긴박감 넘치게 그렸다.막판에 이르러 어느 한 편에 '윤리적 우위'를 실어주는 듯한 흐름이 아쉽지만 영화 전반의 완성도를 해치지는 않는다. 다른 시각으로 보자면, 한 번이라도 권력자들을 이기기 위해 판을 벌인 테러범과 우연히 찾아온 기회를 처지 역전의 기회로 삼으려는 하정우가 기민한 전략과 절박한 승부수에도 어떻게 점점 출구 없는 막장으로 몰리는지에 대한 과정을, 이들은 아무리 발버둥쳐도 어쩔 수 없는 약자이고 장기판 말과 같은 존재일 수 밖에 없다는 깨달음을, 챙길거 다 챙겨먹고 미련 없이 판을 뜨(려)는 강자들과 대비시켜 설득력있게 전개했다고도 평할 수 있다.

일대종사: 화영연화, 그 이후의 삶

By  | 2013년 8월 30일 | 
정신 들끓는 가운데 겨우 집중해 관람한 일대종사. 사라져가는 것들의 아름다움에 관한 작품. 화양연화 시절에 대한 향수가 짙게 배어나오지만, 얽매이진 않는다. 엽문과 궁이는 생의 봄과 겨울을 관통해 삶을 살아간다.전작의 군상들이 덧없는 삶의 순간에 고여 시간의 흐름에 비껴섰던 반면, 이 작품에서 인물들은 그 허무의 시공을 꾹꾹 밟아나간다. 생은 덧없고 좋았던 시절은 속절 없이 지고 후회는 계속해 쌓이지만, 이들은 머물기보다 살아가기를 택한다.이 무도인 특유의 굳건한 자세는 만년에 접어든 왕가위의 통찰이기도 하다. 최후에 수직으로 서있느냐 수평으로 누웠느냐에 따라 쿵푸의 승패가 결정된다면, 삶 역시 마지막에 살아 서있는 자만이 승리했다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오직 그만이 삶에 대해 말할 자격을 얻는다. 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