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뚱그려 나쁜 놈들과 닥치고 좋은 놈들 사이의 권선징악적 대결이 아닌, 각자의 욕망과 목적이 뚜렷한 이들의 이용하고 이용당하는 '생태계'를 긴박감 넘치게 그렸다.막판에 이르러 어느 한 편에 '윤리적 우위'를 실어주는 듯한 흐름이 아쉽지만 영화 전반의 완성도를 해치지는 않는다. 다른 시각으로 보자면, 한 번이라도 권력자들을 이기기 위해 판을 벌인 테러범과 우연히 찾아온 기회를 처지 역전의 기회로 삼으려는 하정우가 기민한 전략과 절박한 승부수에도 어떻게 점점 출구 없는 막장으로 몰리는지에 대한 과정을, 이들은 아무리 발버둥쳐도 어쩔 수 없는 약자이고 장기판 말과 같은 존재일 수 밖에 없다는 깨달음을, 챙길거 다 챙겨먹고 미련 없이 판을 뜨(려)는 강자들과 대비시켜 설득력있게 전개했다고도 평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