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와 유려

봄, 건축학개론(2012, 이용주 감독)

By  | 2012년 4월 17일 | 
봄, 건축학개론(2012, 이용주 감독)
사랑니를 뺀 자리가 다시 욱신거린다. 영화를 보고 나와서는 맛도 모른 채로 저녁을 먹었다.술도 고프고 담배도 고픈데, 다행히도 카메라를 들고 나왔다.영화를 보는 동안에도 카메라가 아니었으면 마음 대신 아려오는 손을 어디 둬야할 지 몰라 속상할 뻔 했다. 러닝타임 내내 카메라를 부여잡고 또 잡으면서 아린 손을 달랬다. 동행과 헤어진 후 걷는 걸음걸음마다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한 시간도 넘게.그냥 정신없이 셔터를 눌러댔다. 사진에 정신을 팔고 있다보니 영화의 여운이 조금 가신 것도 같았다. 얼추 봄이 되어가는 데도 이 밤엔 여직 추운지 그새 손이 얼어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는 지금도 아릿-하다. 이 아릿함이 추워서인지 여직 마음이 아려서인지는 알 길이 없다. 적지

타이타닉 3D(2012 재개봉)

By  | 2012년 4월 22일 | 
아. 눈물이 앞을 가린다. 장장 세 시간 반을 더없는 행복을 느낀 하루.. 초등학교 4학년 때 동네 비디오 가게에서 이제는 누구였는지도 기억 안 나는 친구들과 우르르 몰려가 빌려왔던 나의 첫 영화. 타이타닉. 다들 뭔지도 모르면서 마차 장면에서 우와~! 하고 탄성을 터뜨렸다. 지금 생각하면 참 귀여웠다. 여튼. 자발적으로 선택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본 내 인생의 첫 영화는 타이타닉이었다. 펑펑 눈물 콧물 다 쏟아가며 봤었다는 것과 빨간 장미와 습기 어린 창문으로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던 마차 신, 그리고 레오. 이 세 가지가 타이타닉을 장장 십 몇 년을 기억하게 하고 그리워하게 만들었다. 하나 더 하자면 셀린 디온의 배경 음악 정도를 끼워넣어야겠지? 처음 타이타닉을 봤던 열한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