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즐기면서 보다. 말도 안되는 학다리 얼차려같은 초반부의 유쾌함이 특히 흥미로웠다. 그리고 영화 내내 언급되는 러시아 대륙의 기상. 뒷일을 생각하지 않고 극단으로 치닫는 기질 같은 것들. 이를테면 (어디까지나 축제 날의 의식으로서!) 설원에서 맨손에 웃통 벗고 막막하게 싸우는 장면 같은 것들이 기억에 남는다. 극 중 이야기를 진행시키는 것은 주인공들의 연애사지만 곁다리로 언급되는 우정의 이야기가 마음을 더 건드렸는데, 그 와중에도 부지불식간에 어떤 개연성을 찾고 있었나..? 첫 눈에 반하는 사랑. 피가 끓어 넘쳐 결국 삶을 파멸로 이끌고야 마는 사랑. 은 그다지 잘 믿지 않는다. 눈에는 달콤하지만 그것은 어디에도 없기 때문에 상상 속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아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