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학개론>을 다시 보다가 생각한건데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썅년이었던 것 같다. 또 우리는 모두 누군가에게는 찌질이였을 것이다. 썅년이였든 찌질이였든 누군가한텐 평생 잊지 못할 사람이 되는 것도 (다 지나갔으니 할 수 있는 말이지만)그렇게 심심한 삶은 아니로구만. 작년 봄, 극장에서 이 영화를 봤을 때는 너무 감정에 몰입해버려서 몇 주간 싱숭이, 생숭이처럼 '기억의 습작'을 귀에 꽂고 다녔다. 오늘 다시 보니 그 땐 안 보였던 디테일한 부분들이 보여서 좋더라. 역시 좋은 영화들은 두 번, 세 번 볼수록 계속 새로운 것들을 볼 수 있어 좋다. 나는 저 둘의 첫사랑이 이어지지 않았던 건 쌍방과실이 아니였다고 생각한다. 이제훈(승민役)은 그 때나 지금이나 단 한 톨도 이해해주고 싶지 않은 찌질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