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겨우 붙어 있는 중장년을 위한 위로주 같은 서울 자가 김부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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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겨우 붙어 있는 중장년을 위한 위로주 같은 서울 자가 김부장 이야기

1972년 생으로 올해로 53세인 김부장은 누가 봐도 KT 같은 ACT라는 이통사 대기업에 다니고 있습니다. 이름이 김 부장이 아니고 이름은 김낙수이고 대기업 부장 자리에 올라와서 한국 기준으로는 꽤 성공한 인물입니다. 서울에 자가 아파트 하나 있다는 자체가 성공한 것이죠.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데 40,50대라도 자가 아파트 사는 분들 많지 않습니다. 있어도 대출 끼고 산 집들이 대부분이죠. 제목부터 일상적이고 부동산적인 드라마 서울 자가 김부장 JTBC의 토, 일드라마 는 단점이 10개이고 장점이 딱 하나인 원툴 드라마입니다. 정말 보면서 욕이 절로 나올 정도로 이상한 드라마입니다. 먼저 원작자의 필력이 너무 안 좋습니다. 부동산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송희구 작가는 그냥 평범한 부동산 인플루언서입니다. 다만 다른 소설이나 드라마가 다루지 않던 대기업 부장의 부동산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점 하나가 독특하고 이게 딱 하나의 매력입니다. 소재의 신선함 하나만으로 이 드라마는 다른 드라마와 차별성을 보여주지만 스토리의 어처구니없는 진행과 세심하지 못한 설정에 화가 날 때가 많습니다. 이걸 드라마화 한 자체가 놀랍습니다만 드라마화한다면 조율하고 다듬어야죠. 그런데 구멍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개연성이 떨어지는 장면도 너무 많고요. 그나마 조율한 게 부동산 이야기를 줄이고 50대 가장의 이야기를 더 많이 넣었고 그건 잘 먹혔고 그게 제가 계속 보게 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대한민국 50대 가장들의 위치를 잘 보여준 서울 자가의 김부장 이야기 2024년 전국 중장년 40대 사망 원인 1위는 놀랍게도 자살입니다. 스스로 목숨 끊는 사람들이 많이 사는 한국이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화려하고 안정적인 세대인 40,50대가 20,30대들의 26.7%보다 10% 이상 높은 44.4%였습니다. 건강도 돈도 많은 넉넉한 가장 황금 같은 세대인 40,50대들이 가장 많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는 자체에 우리 사회가 관심을 가지고 있나요? 그 자체가 40,50대들이 얼마나 마음의 병이 심각한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40,50대들은 대부분 처자식이 있습니다. 자식 뒷바라지 해야지 부모님 모셔야지 양쪽을 다 부양해야 하는 첫 세대입니다. 문제는 40,50대들이 직장이 있으면 가정의 가장으로 한 가정을 책임지지만 50대 초만 되어도 김부장처럼 명예퇴직의 압박이 들어옵니다. 그렇게 50대 초반에 퇴직하면 다른 곳에서 오라는 곳도 없지만 있어도 경비일이나 택배일 아니면 없다고 할 정도로 중장년을 원하는 직장은 없습니다. 그럼 이 40,50대 가장들을 아이들이 우러러보냐? 그런 것도 아니죠. 꼰대라고 손가락질 안 하면 다행입니다. 마음 둘 곳이 없습니다. 먼산을 바라보고 하늘만 멍하니 보는 시간이 늘어나면 점점 마음의 병이 차오르기 시작합니다. 여기에 50대가 되면 언제 세상을 떠나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건강과 몸 상태를 알고 지내기에 항상 살아가는 것이 유일한 일인 삶이라는 회사에 사표를 품고 다닙니다. 50대가 주는 삶의 지혜죠. 언제 죽을지 모를 나이라는 것을 몸이 알려줍니다. 그렇다고 정부나 지자체가 세금으로 40,50대를 챙기는 일 일도 없습니다. 태어나서 20대가 되어서 IMF 직격탄 맞고 어떠한 국가적 혜택도 거의 없이 자라다 40,50대가 되니 국가 복지 시스템에서는 열외인 세대가 현재의 한국 중장년이죠. 드라마 속 김부장 캐릭터는 빌런이 아닐까 할 정도로 못나고 무능력합니다. 부동산 사기나 당하고 가족에게 민폐입니다. 그러나 드라마는 이 김부장을 보듬지 않습니다. 너무 이상한 캐릭터로 만들어서 초반에는 욕만 발사되더라고요. 그러나 후반으로 갈수록 특히 11화에서는 다시 가정의 소중함을 깨닫고 자존심 숙인 김낙수로 돌아오니 다시 공감대가 형성되었습니다. 평생을 앞만 보고 살다가 내가 어디까지 왔지. 내 주변에 누가 있지? 뒤에도 길이 있고 옆에도 길이 있구나를 깨닫게 되는 모습을 뒤늦게나마 잘 보여주네요. 한국에서 50대로 살아가는 고통과 작은 기쁨을 챙겨주는 드라마 서울 자가 김부장 배우들의 연기로 멱살 잡고 끌고 가는 듯합니다. 명세빈, 류승룡 등의 뛰어난 배우들의 연기가 숨통을 튀어줍니다. 12화 예고를 보니 되도 않는 사내 정치극을 보여주는 듯한데 정말 시나리오는 저질 3류네요. 이건 뭐 오피스 드라마도 아니고 정치드라마도 아니고 갈팡질팡합니다. 다만 명예퇴직하는 50대 가장의 삶에 초점을 맞춘 보기 드문 드라마이고 이 시선 하나가 모든 단점을 지우고 있네요. 태어나서 초중고대학 나와서 군대 가고 결혼하고 가정 이루어서 아이들 뒷바라지하다 보니 어느새 결승선을 지나버린 모습. 그것도 내가 원해서 결승선을 지난 것이 아닌 제발 그만 뛰라고 강제 명예퇴직 당하는 요즘 50대 초중반의 가장들의 현실적인 모습을 담은 그 하나가 유일하게 볼거리이자 그나마 위안이네요. 40,50대들의 주요 이야기는 부동산 이야기가 많은데 부동산을 소재로 담았다는 점이 무척 매력적입니다. 그러나 드라마는 부동산으로 흥하고 망해가는 모습을 통해서 요즘 가장들의 흔들림과 고통을 보여준다는 것이 이 드라마를 끝가지 보게 하네요. 2024년 40대 전체 사망원인 1위가 26%인 자살이었습니다. 그 다음이 암입니다. 가장 행복해야 할 시기에 세상을 떠나는 40대들이 늘고 있습니다. 그 시기를 지나온 사람이나 그 시간을 보내는 사람 앞으로 보내야 할 사람들은 그 이유를 잘 알죠. 요즘 길거리 나가보세요. 빈점포들이 엄청 많습니다. 코로나 때보다 더 심각할 정도입니다. 그나마 최근에 재난지원금으로 활력이 돌긴 했지만 이런 흐름이 쉽게 변경되지는 않을 겁니다. 한국에서 실패하면 다시 일어서기 쉽지 않고 그런 사람들이 떠올리는 생각이 세상을 떠나자입니다. 중년층의 자살 심각성을 정부나 지자체가 알고 있냐? 통계는 보지만 현 정부도 여기에 대한 심각성을 깊게 느끼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김낙수가 하천변 산책로에서 김부장에게 김낙수가 위로해 주는 모습은 이 드라마의 백미였습니다. 전국의 김낙수들은 오늘도 벼랑 끝에서 버티고 있습니다. 가족 때문에 세상을 떠날 생각을 하지만 가족 때문에 이 세상에 붙어 있는 세대들이기도 합니다. 그 모습을 담아줘서 고맙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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