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택트 Arrival, 2017
By 소요소요 | 2017년 2월 8일 |
새로운 것을 보는 것, 낯선 것을 경험해야하는 건 그것이 익숙해지기 전까진 너무 두렵다.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그 두려움을 체험했다. 그것이 익숙해질 무렵부터 갑자기 원작이 읽어보고 싶어졌다. 원작과 영화가 있을 때, 우연히 원작을 읽지 않았고 영화를 보게 될 때면 원작은 읽지 않는 편인데 이번 영화는 왠지 읽고 싶어졌다. 그리고 마지막,엔딩 크레딧 올라가고 음악이 흘러나오고 모두가 극장을 빠져나갈 때 가만히 앉아있던 그 기분은 신기한 체험이었다. 나는 초반과 후반에 두 번의 신기한 체험을 했다. 이건 연출과 음악이 주는 체험이었다. 오랜만에 재밌게 본 영화였다. 감독의 영화 중 <그을린 사랑> <애너미> <시카리오>를 봤는데 이 중에선 <애너미>가 자주
컨택트 - ARRIVAL
By Dark Ride of the Glasmoon | 2017년 2월 6일 |
- 굳이 '사피어-워프 가설'이라는 어딘가 거창해보이는 이름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일반적으로 언어 발달이 완료된 사람의 생각과 행동이 그 사람이 갖춘 언어 체계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으리라는 것은 어렵지않게 생각되고 또 받아들여지나 그걸 이렇게 진화에 가까운 개념으로 풀어낸 것은 매우 흥미롭다. - 그러나 비선형적 언어를 통해 공시적 관념을 터득하게 되는 과정이 편리하게도(?) 선형적 결정론으로 치환되는 묘사는 모순을 내포한 것처럼 보인다. '그'가 '그녀'의 생각을 끝내 이해하지 못하고 떠나간 것은 같이 연구했으면서도 '그 언어'를 완전하게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인가? 아니면 이해했지만 거부한 것인가? 후자의 경우라면 맨 앞의 기본 전제와 충돌하지 않는가? - 알아본 바 원작의
블레이드 러너 2049 Blade Runner 2049 (2017)
By 멧가비 | 2017년 10월 12일 |
"후속작"이라 함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전작의 설정을 이어가면서도 새로운 이야기를 개진하는 경우.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영화들이 주로 그러하고 [007] 시리즈는 극단적으로 그러하다. 또 하나의 부류는 철저하게 전작에 종속적인 경우. 이 영화가 그렇다. 리들리 스콧이 쌓아올린 놀랍고도 끔찍한 디스토피아 비전 위에 새로운 이야기를 전개하는 대신 전작의 '릭 데커드'와 넥서스 모델들의 후일담을 다루는 영화. 드니 빌뇌브가 전작의 "흉내"를 내리란 건 시작부터 자명했다. 여기서 걱정이 시작된다. 원작 없이도 빌뇌브는 "있는 척"을 하기 좋아하는 사람이란 게 내가 봐 온 그의 영화들에 대한 인상이었으니까. 스콧의 [블레이드 러너]가 주는 시청각적 매력은, 80년대 특유의 근본없이 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