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내가 머리를 감지 않는 이유>
By why you carryin' guitar? | 2012년 9월 20일 |
언덕 위로 물 흐르는 소리가 들려왔다옛날의 메마른 그 샘들이 숲이 머금고 있던 물을 받아 다시 흐르기 시작했던 것이다- 영화 <나무를 심은 사람(the Man Who Planted Trees, 1987)> 내가 부모님께 물려받은 쓸 만한 형질 중 하나는 머리를 감지 않아도 별로 티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마도 두피가 건조한 탓인 것 같은데, 그래서 그런지 머리를 감고 하룻밤 자고 난 후가 남들 보기에 가장 괜찮다. 심지어 늦잠 자느라고 머리도 못 감고 점심 약속을 나섰던 날엔 “너 오늘 머리 괜찮다. 어떻게 한 거니?”라는 칭찬도 들어봤다. 내가 아니라 베개가 스타일링한 머리였는데 말이다. 수업이 하나만 있던 어느 날 오전, 잠에서 덜 깬 채로 세면대 앞에 선 나는 곧 실존적 고민에
영화 4/30~5/6, <미래는 고양이처럼>부터 <맨 인 블랙3>까지
By why you carryin' guitar? | 2012년 6월 6일 |
전주국제영화제를 다녀온 다음 주. 월요일에 올라왔고 수요일은 보지 않아서 목요일부터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늦게 보기 시작한 것 치고는 영화를 많이 봤다. - 목요일: <미래는 고양이처럼>. 색다른 영화. 한 달 동안의 유예기간동안 헤어지게 된 커플의 이야기. 이야기의 흐름도 좋았지만 죽어서까지 화자로 나오는 고양이, 멈춰있는 시간, 달과의 대화 등 여러가지 재미있는 상상이 담긴 영화적 장치를 만날 수 있었다. 분위기도 패션도 뭔가 '인디'스러워 보였음. 비치 하우스의 음악이 계속 BGM으로 흘러서 그런건지도 모르겠다. 미란다 줄라이의 이름을 이렇게 처음 접하게 되었음. - 금요일 1: <데인저러스 메쏘드>.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신작이라고 해서 기대했건만 그닥이었다. 한 여자를 사이
돈은 적지만 교양은 있는 커플을 위한 삼청동 데이트 코스
By &quot;It's really something.&quot; | 2012년 9월 24일 |
언제까지 멀티플렉스 영화관만 갈 것인가? 교양 있는 그대들을 위한 격조 있는 데이트 코스가 여기 있다. 예스러운 동네 곳곳에 트렌디하고 아기자기한 옷가게, 카페, 식당, 갤러리들이 즐비한 삼청동.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문화의 향기를 흠씬 느껴볼 수 있다. 갤러리라는 곳, 어렵고 비쌀 것만 같은 느낌. 하지만 대부분 공짜인데다 전시 수준도 무척 높아서 돈도 안 들고 특별한 데이트 코스로 딱이다. 친구, 연인의 손을 잡고 삼청동 문화 산책을 나서 보자. 가는 길 안국역 1번 출구로 나와서 나온 반대 방향으로 1분만 걸으면 풍문여고가 나온다. 풍문여고 골목으로 돌담길을 따라 쭉 들어가면 삼청동이다. 파란 버스 151을 타고 종로경찰서에서 내려 맞은편 풍문여고를 찾거나, 광화문 올레스퀘어 앞에서 종로11 마을버
영화 <디센던트>
By why you carryin' guitar? | 2012년 9월 18일 |
영화 2/6~2/12, <하울링>부터 <고스트 라이더 2>까지 Hawaiian Air ★★★★크…클루니 쨔응!! 디센던트(descendant)는 후손, 자손이란 의미를 지닌다. 영화 ‘디센던트’는 모자람 없어 보이는 한 가정의 그늘에 숨겨져 있던 치부를 밖으로 끄집어내어 흔든다. 평범한 가족 드라마로 끝날 수도 있었던 영화는 주인공 가족이 선조에게서 물려받은 하와이의 토지를 매각하는 문제와 엮이면서 더욱 넓게 해석된다. 물려받은 구세대의 유산을 처분하는 가족회의는 결국에는 분열된 가족의 위기와 동일한 사건이며, 그러는 와중에 ‘디센던트’라는 제목은 새로운 의미를 획득하게 되는 것이다. 두 딸의 연기도 귀엽지만, 무엇보다 아버지 조지 클루니가 환상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그는 웃음부터 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