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젤스 셰어:천사를 위한 위스키> 유쾌하고 리얼한 인생반전
By 내가 알고 있는 삶의 지침 | 2013년 5월 11일 |
위스키나 와인을 오크통에 보관 숙성시킬 때 1년에 2~3%씩 자연증발하는 '천사의 몫'이란 뜻의 <앤젤스 셰어:천사를 위한 위스키> 언론시사회를 다녀왔다. 2012년 칸영화제 심사위원상 수상을 한 이 작품은, 총 12회 칸영화제 경쟁부문 초청, 다수 수상 기록을 세운, 칸영화제가 가장 사랑하는 거장 중 한 사람으로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으로 "2006년 최고의 작품"이라는 찬사를 들으며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올해 77세가 된 켄 로치 감독의 작품이다. 그의 영화는 사회적으로 소외받는 자들의 이야기를 일관되게 다뤘는데, 이번 영화에 대한 언급으로 '냉혹한 사회적 현실 속에서 직업도 미래도 없이 힘겹게 살아가는 이 시대의 수많은 젊은이들이 그저 한심한 존재가 아니라 고민과 유머와
하우스 오브 구찌
By DID U MISS ME ? | 2022년 1월 16일 |
욕망을 쫓아 흥하다 결국엔 망하는 이야기. 영화는 전형적인 욕흥좆망 스토리고, 구찌라는 유명 브랜드 내부가 배경일 뿐 왕위와 권력을 두고 다투는 궁중 암투극과도 비슷하다. 다만 포인트는 그것이다. 이 영화가 만약 진짜로 궁중 암투극이었다면 그 주인공이 왕이나 왕자라기 보다는 후궁이었을 거라는 점. 그 피와 성씨가 중요한 가족 경영 시스템 안에서, 손에 아무 것도 쥐지 못한 상태에서 시작한 사람이 주인공으로 군림한다는 거. 스포일러 오브 구찌! 앞날이 다 보이는 전형적 이야기인데, 리들리 스콧은 생각보다 그를 덜 자극적으로 묘사해냈다. 그게 잘 보이는 곳이 바로 파트리치아와 마우리치오가 처음 만난 파티 장면. 파트리치아는 춤 추던 도중 목을 축이러 바에 간다. 바텐더의 얼굴은 보지도 않은채 고
라스트 듀얼 - 최후의 결투
By DID U MISS ME ? | 2021년 10월 27일 |
<남한산성>을 보고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역사와 영화가 현재와 현실에 감응하는 순간이 <남한산성>에는 존재한다고. <라스트 듀얼 - 최후의 결투> 역시 마찬가지다. 리들리 스콧은 14세기의 오래된 이야기를 끌어와 그 빛으로 지금의 세계를 비춘다. 몇몇 용기있던 자들의 고발로 촉발된 미투 운동과 그에 따른 페미니즘의 진보. <라스트 듀얼>은 결투 재판이라는 소재로 700여년 전에 벌어졌던 일을 통해 700여년 후의 상황까지 그려낸다. 중세시대 기사들의 칼싸움을 다룬다는 점에서 감독의 전작들 중 <글래디에이터>와 <킹덤 오브 헤븐>을 가장 먼저 떠올렸건만, 실상 다 보고 나면 리들리 스콧이 <에이리언>과 <델마와 루이스
박화영, 2018
By DID U MISS ME ? | 2020년 3월 28일 |
호구일수록 감투 쓰는 법이다. 보통의 비 자발적 아웃사이더들은 주류 그룹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어하기 마련이고, 반대로 주류 그룹의 구성원들은 직접 맡기 부담스럽거나 꼭 필요하지만 정작 본인 스스로는 하기 싫은 일들을 떠넘길 만한 호구가 필요한 법.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이 영화는 비극이 아닐지도 모른다. 결말까지 보고나면 더더욱 그렇지. 그건 양쪽 모두에게 다 해피 엔딩이었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그래서 그게 더 비극이 되는 거고. 똑같은 십팔청춘의 가출소녀이지만, 박화영은 그들 사이에서 '엄마'로 불린다. 이는 짐짓 화영이 그들 위에서 군림하기 때문인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지지만 실상은 그 반대. 애초 '엄마'라는 단어의 늬앙스는 '군림'과 거리가 멀지 않은가. 오래도록 이어져 내려온 가부장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