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맞이하는 호스트의 자세

한량|2019년 3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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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맞이하는 호스트의 자세

한량|2019년 3월 14일

먼지와 바람과 사투를 벌이는 사이에도 잎에는 물이 오른다. 어제보다 좀 더 통통해진 꽃눈을 관찰하며 마스크 줄을 매만진다. 숨쉬기 너무 가쁘던 날에는 어쩔 수 없이 런닝머신 위를 달렸다. 속도를 늦추지 않으려 애쓰며 한 손으론 모니터의 채널을 바꿔댔다. 어딜 틀어봐도 모여서 요리하고 모여서 먹는 방송들이다. 그런 걸 보다 나오는 길엔, 정량보다 많은 밥을 먹게 되었다. 삼십 분 달렸으니까 이 정도도 괜찮겠지. 안일도 이런 안일이 없다. 그러나 역시 뜀박질은 밖이 최고다. 시시각각 변하는 풍경, 얼굴로 들이닥치는 바람. 지난가을엔 굴러 떨어진 은행알을 피해 뛰느라 옛날 게임 속 주인공이 된 기분이었다. 지금은 그래, 하루하루 색이 달라지는 잎들을 본다. 몇 번의 비가 내리고 나면, 후다닥 짙어질 이파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