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2013)
By 멧가비 | 2016년 12월 13일 |
Hundraåringen som klev ut genom fönstret och försvann 흔히 스웨덴 폭탄마 버전 [포레스트 검프]라고 알려진 작품. '스페인 내전'부터 시작해 미-소 '냉정'까지, 서구 100년 역사 굵직한 폭발의 순간들에 함께 했었다는 어느 폭탄마 노인의 이야기. 원작은 조금 더 많은 사건과 인물을 다룬다고 한다. (심지어 김일성과 마오쩌둥까지!) 100세 생일을 맞은 노인 알란 칼손은 작게는 다이너마이트 테스트 중 평범한 사람을 죽인 일도 있고 크게는 '맨해튼 프로젝트'의 중추이기도 했던 인물이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윤리 의식이 엄격하지 않은 영화의 잔혹 코미디적 성향 때문에, 알란을 단순히 폭탄 살인마라고 정의 내릴 수 있을지는 애매한 구석이 있다. 영화는 윤리 기준
루이스 웨인 - 사랑을 그린 고양이 화가
By DID U MISS ME ? | 2022년 4월 11일 |
외화의 경우, 가끔 국내 수입사가 안티처럼 굴 때가 있다. 이 방면 가장 유명한 케이스는 아무래도 <판의 미로>일 것. 처절하고 잔인한 분위기고 나발이고 그저 판타지라는 장르적 유사성 하나 때문에 국내 개봉 당시 <해리 포터> 시리즈와 유사한 가족 영화로 포지셔닝 되어 홍보했고, 이후 결과는...... <루이스 웨인 - 사랑을 그린 고양이 화가> 또한 비슷하게 느껴진다. 물론 <판의 미로>에 그것과 비할 바는 못 되지만, <루이스 웨인 - 사랑을 그린 고양이 화가>라는 제목이 가진 뉘앙스 때문에 관객들은 전혀 다른 내용과 전개를 기대하게 되는 것. 원제를 직역하면, 대략 '루이 웨인의 전기적 삶' 정도가 될 것이다. 그러니까 제목 그 어디에도 '고
바람의 파이터 (2004)
By 멧가비 | 2015년 8월 11일 |
최영의 선생의 수완과 쇼맨십 등에 대한 해석은 전혀 없고 입산 수련과 도장깨기, 벌판 결투 등이 게임의 스테이지처럼 나열되어 있을 뿐이다. 최영의라는 실제 인물의 삶엔 전혀 관심 없고 그저 영웅 판타지를 담을 그럴듯한 그릇이 하나 필요했을 뿐이라는 점에선 골수 극우 만화였던 카지와라 잇키의 '공수보 바보 일대'와 근본적으로 다를 바가 없다. 다만 불우한 조선인 청년이 일본의 무술로 일본놈들을 깨부순다는 내용상의 차이점만 있었을 뿐. 태껸 조금 배웠는데 느닷없이 독학으로 공수가가 되는 설정은 황당하다. 정두홍은 존나 멋있긴한데 왜 나왔는지를 모르겠다. 정두홍과 일본 깡패 부분만 싹 들어냈어도 인간 최영의의 삶을 좀 더 진득하게 보여줄 수 있었을 것 같다. 이 때 부터 다른 영화에서도 정두홍
살인의 추억 (2003)
By 멧가비 | 2020년 12월 30일 |
언제 멈춰야 할지 결정해야 하는 치킨 게임 같다. 관객의 심리를 난처한 지점으로 까지 끌고 가면서 결국 모순에 빠지게 만드는 기술이 탁월한 영화. 적어도 내게는 태어나 봤던 영화들이 내게 걸었던 심리 싸움 중 가장 힘들었다. 언제 빠져나가야 될지 결국 영화가 끝날 때 까지 선택하지 못했다. 미궁에 빠진 사건, 이를 추적하는 80년대 난폭한 형사들. 관객들로 하여금 이 믿음직스럽지 못하고 파렴치하기 까지 한 구시대의 유물들에게 팀웍을 느끼게 만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여기서 이미 나는 심리게임에 말려든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에 유재하의 노래, 이 운치 있는 미장센은 극악무도한 범죄를 수식한다. 여기서는 마치 [시계태엽 오렌지]에서의 '싱잉 인 더 레인'처럼 모순적인 감정이 들끓는다. 경찰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