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후

그 후

예고없는 등장이다. 영화는 아무런 준비도 없이 갑작스레 흑백의 주방을 비춘다. 웅장하고도 외로운 선율이 울리는 가운데 남자가 아무렇지 않은 듯 식탁에 앉아 밥을 먹고 있다. 별 거 없는 일상이다. 하지만 이 별 거 없는 일상의 풍경이 보는 이로 하여금 마치 다른 세계에 입장한 것 같은 이상한 기운을 느끼게 한다. 홍상수 감독의 스물 한번째 영화 의 시작이다. 를 처음 알았을 때, 영화의 제목을 처음 접했을 때 나는 '그 후'의 '후'가 궁금했다. 홍상수 감독은 항상 실체, 본질, 그러니까 보이지 않는 세계와 현실 이면의 곳을 느끼게 하는 작업을 해왔었다. 그리고 에서 변화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 변화는 이전의 세계에 대한 대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