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맨 포에버 Batman Forever (1995)
By 멧가비 | 2016년 6월 14일 |
앞선 두 편과 달리 배트맨의 시원한 액션으로 시작한다. 새로운 디자인의 수트와 배트모빌을 강조하고 그 배트맨이 시시한 농담까지 던진다. 새로운 배트맨 영화라는 일종의 선언과도 같은 도입부. 부모의 죽음에 대한 강박을 미묘한 연기로 표현하는 대신 회상 장면 등을 통해 좀 더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점이 큰 차이. 알기 쉽게 연기하는 발 킬머의 표정 덕분에 꽤 접근성이 좋은 상업영화가 됐다. 킬머의 연기도 괜찮고. 어둠에 숨어 박쥐 날개를 펼치던 위압적인 배트맨의 카리스마가 사라진 대신 좀 더 프로페셔널한 동작의 액션이 돋보인다. 일부 캐릭터의 캐스팅이 그대로 계승되고 캣우먼을 간접적으로 언급하며 시리즈의 연결성을 부여하지만 팀 버튼 영화들과는 사실상 별개의 시리즈. 특히 웨인 엔터프라이즈의 첫 등장
사이버펑크 2077- 꿈은 높은데 현실은 시궁창이야
By 꿈꾸는드래곤의 레어 | 2021년 2월 16일 |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작년 하반기 최대의 기대작 사이버펑크 2077 드디어 엔딩봤내요. 집중도 잘안되고 중간에 제가 삼천포로 많이 빠져서 플탐은 별로안되는데 시간만 많이 걸렸군요. 일단은 꽤 재밌게 했습니다. 화려하고 세련된 나이트시티의 전경은 보기에 무척 괜찮았고 거기에 들어있는 이야기에서 위쳐에서 느꼈던 스토리적 만족감을 그대로 느끼기도 했습니다. 캐릭터를 입맛대로 육성하고 그걸로 싸우는 전투 또한 좋았고요. 1회차 트리는 해킹트리로 갔는데 세기는 오지게 센데 전투를 거의 생략하는것과 다름이 없어서 나중에는 겐지처럼 다 썰어버리는 트리를 갈걸 그랬다고 후회가 오더군요. 나중에 2회차 하게되면 꼭 류승룡 기모찌를...! 근데 뭐 문제는 결국 덜 만든게 티가 나다 못해 너덜너덜할 지경이
닥터 스트레인지 Doctor Strange (2016)
By 멧가비 | 2016년 10월 26일 |
예상대로 플롯은 평범하다. 더도 덜도 않고 새 슈퍼히어로의 탄생 서사, 딱 그 정도다. 또한 많이들 '배트맨 비긴즈'와 '인셉션'을 언급하듯이 영화를 구성하고 있는 요소들 역시 익숙한 것들의 조합이다. 그러나 재료들이 익숙한 맛이라고 요리를 폄하할 수는 없다. 현대 관객에게 이미 익숙할 요소들에 이 영화는 오리지널리티를 부여한다. 예컨대, 양인들이 아시안 신비주의를 흉내내는 오리엔탈리즘은 그간 헐리웃 영화에서 B급 냄새를 풍기는 요소였지만, 이 영화에선 오히려 세계관 확장의 요소로 녹여낸다. 그런 낯선 것을 세계관에 녹이는 데에 쓰인 방식은 놀랍게도 정공법이다. 아스가르드, 스칼렛 위치의 경우와 달리 더 이상 신비의 영역을 물리적인 울타리에 가두지 않는다. 이제 마법은 그냥 마법이다. 이는 세
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셸 Ghost in the Shell (2017)
By 멧가비 | 2017년 7월 25일 |
전화위복인 걸까. 기존 [공각기동대]의 원작이나 오시이 마모루의 95년 극장판에 큰 애착이 없었기 때문인지 되려 아예 별개의 작품으로 놓고 보기가 어렵지 않다. 되도록이면 실사 작품을 조금 더 선호하기도 하고. 사이버펑크 장르라는 게 그 누적된 역사에 비해 다루는 주제의식은 일정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못했음을 냉정히 감안하면 이제와서 철학적 깊이를 요구하기도 멋쩍어진다. 스토리와 설정은 파격적인 재해석 대신, 기존 작품들에 있던 것들을 조금씩 그러모아 짜깁기 하는 방식을 택했으니 그 역시 평가의 기준으로 삼기 힘들다. 대신 이 영화에는 연출과 각본의 빈곤함 대신 시각적으로 전달하는 이야기들이 있다. 지긋지긋할 정도로 화려한 도시의 이미지가 마지 짝퉁 명품 선물의 포장지처럼 영화를 덮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