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 시간의 엘레지, 군산-거위를 노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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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 시간의 엘레지, 군산-거위를 노래하다

군산은 고여있다. 일제 시대 반세기 이전의 시간이 그곳에 고여있다. 일본식 주택, 단정한 마을이 이제야 관광지로 이야기되곤 하지만, 군산은 아픔의 기억이 부유하는, 시간 속 섬 같은 도시다. 장률 감독의 영화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를 보며 어김없이 그의 전작 '경주'를 떠올렸다. 7년 전 춘화의 기억을 찾아 그보다 더 깊은 시간을 서성이던 하염없는 고독은 '경주'를 지나 '군산'에서 쓸쓸함을 배회한다. 나란히 늘어선 집들, 무언가를 숨긴 듯 굳게 닫힌 문들, 결코 수평을 포기하지 않는 집념의 앵글. 그만큼 소외되고 고립된 도시, 군산. 하지만 영화에 흐르는 건 '와본 적 있는', '본 적 있는 얼굴'의 알 수 없는 기시감이고, 영화는 공포와 희망, 어제와 내일이 뒤섞인, 그렇게 시를 닮은 골목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