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양

참 쓸쓸한 당신의 독|2018년 8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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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쓸쓸한 당신의 독|2018년 8월 14일

날은 덥고 몸은 아픈 날이었는데 땀을 뻘뻘 흘리며 보문사 눈썹바위에 올랐고 마애석불좌상 앞에서 석양을 바라보았다. 석양을 보고 나니 아픈 게 땀에 씻겨 나간 듯 몸이 가벼웠다. 뜨는 해보다 지는 해가 익숙하고 가까운 인생. 역시 처음부터 많은 것들이 정해져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운명의 별들이 대거 서쪽 하늘에 아로새겨진 사람의 마인드란 어쩔 수 없나. "어느 날은 석양을 마흔네 번 봤어!" 조금 있다가 너는 덧붙였다. "있잖아…… 몹시 슬플 때는 석양이 좋아져……." "그러니까 석양을 마흔네 번 본 날은 그만큼 슬펐단 말이야?" 하지만 어린 왕자는 대답하지 않았다.-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