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로 흥한 힙합, 가사로 망한다
By 한동윤의 소울라운지 | 2017년 6월 27일 |
가히 화수분이라 일컬을 만하다. 손을 넣어 헤집으면 무언가가 끊임없이 걸려 나온다. 불행히도 반갑고 귀중한 물질은 아니다. 마주하기가 심히 불쾌한, 누군가의 마음을 언짢게 하는 표현만 꺼내진다. 4월에는 2010년 스윙스가 저질렀던 故 최진실에 대한 모독이 다시 발굴됐으며, 5월에는 블랙넛의 키디비를 향한 성희롱이 나왔다. 힙합 음악은 여러 사람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무궁한 불찰과 무례의 단지다. 지난 6월 중순에는 최근 주가를 올리고 있는 래퍼 창모가 마법의 항아리에서 뽑혔다. 그는 2013년에 발표한 비공식 음원 '도프맨'(Dopeman)에서 "니들 랩 옷은 대구네, 참사."라며 2003년 일어난 대구지하철화재참사를 말장난 소재로 사용했다. 이 내용이 다수 인터넷 커뮤니티에 퍼지며 대중의 원성을
유희열은 결코 가혹하지 않았다
By 한동윤의 소울라운지 | 2015년 1월 26일 |
지난 25일 방송된 [케이팝스타]에서 유희열은 이진아의 공연을 혹평했다. 공연이 끝난 뒤 노래에서 이진아의 매력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문을 연 유희열은 노래를 앨범에서 잠깐 쉬어가는 소품 같다고 평가했다. 앞서 좋은 느낌을 표한 박진영, 양현석과는 상반되는 평이었다. 이어 그는 이 프로그램에서는 제일 잘하는 것을 해야 할 것 같다면서 무대에 대한 아쉬움을 한껏 드러냈다, 이진아는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이를 본 시청자 중 일부는 이진아가 측은하게 여겨졌을 것이다.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며 겨우겨우 참다가 고개를 푹 숙인 채 눈을을 흘리는 모습이 안쓰럽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아기 같은 목소리로 소녀 취향의 노래를 불러 온 것을 본 이라면 음악으로 내보이는 특유의 정서 때문에 괜히 더 딱하게 보였을
어설픈 복고 집착이 만든 허망한 데뷔곡, 다이아(Dia) '왠지'
By 한동윤의 소울라운지 | 2015년 9월 17일 |
찰나에 여러 노래가 보인다. 도입부 베이스라인은 김선아의 'Give It Up'을, 그 뒤에 나오는 카메라 셔터 소리는 유승준의 '열정' 방송용 리믹스 버전을 생각나게 한다. 다음에 흐르는 플레이버 플레이브(Flavor Flav)의 "Yeah boy" 샘플은 워낙 흔한 소스이긴 하나 서태지와 아이들의 '난 알아요'를 떠올리게 하며, 첫 두 마디 멜로디는 1990년대 인기 장르 뉴 잭 스윙을 추구한 이불의 '사고 치고 싶어' 후렴 첫 부분과 조금 유사하게 들린다. 맨 처음 나오는 'Check this out' 샘플링을 분절해서 내보낸 것은 파파야의 '내 얘길 들어 봐' 도입부에서 했던 방식과 닮았다. 7인조 걸 그룹 다이아(Dia)의 데뷔곡 '왠지'의 첫 10초에는 여러 노래의 그림자가 들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