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반쪽이 그리는 로맨스, 모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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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반쪽이 그리는 로맨스, 모리스

낙서는 지워지지 않았다. 해변에 힘겹게 그려낸 낙서는 썰물에 사라지지만, 어쩌면 지워지지 않았다. 1971년 출간된 E.M 포스터의 소설 '모리스'를 원작으로 제임스 아이보리가 1987년 완성한 '모리스'는 해변에 스쳐간 어떤 찰나의 이야기다. 20세기 후반 제복을 입고, 정해진 말만 쓰고, 정해진 사람과 사귀고, 관계를 갖는 자연 아닌 자연에 살던 시절, 그 말은 왜인지 그리도 힘들어 말이 아닌 낙서가 되었다. 아빠가 부재한 홀(올란도 웰즈)은 어느 오후 학교 선생님과 함께 해변을 걷는다. 선생님은 소년에서 남자, 남자와 여자, 그리고 둘의 어떤 시간에 관해 이야기하지만, 라고는 해도 그 말엔 알맹이가 비어있고, 에드워드 시대 영국에서 그건 좀처럼 말이 되지 못하는 말, '신성한 비밀'이다. 젖은 해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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