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팔콘 Capitão Falcão (2015)
By 멧가비 | 2016년 8월 2일 |
포스터부터 그 유명한 BATMAN #9의 커버를 커버! 실존했던 포르투갈의 독재자 '안토니우 살라자르'에게 충성을 바치는 팔콘 대위는 국가(체제)를 수호하는 군인 영웅이라는 자의식에 가득 찬 인물이다. 공산주의자들을 소탕하며 기세가 등등한 그는, 가족사진보다 살라자르 총리와 찍은 사진이 더 많을 정도로 독재 정권에 똥꼬라도 바치라면 바칠 수 있을 것 같은 파시즘의 광대로 묘사된다. 대외적으로는 온건했던 살라자르가 뒤로는 파시즘을 하청줬을 거라는 비판일지 모른다. 영화의 팔콘은 포르투갈의 게슈타포라 불렸던 'PIDE'에 대한 캐리커처 쯤 되겠다. 영화 속 공산주의자들은 모두 빨간 멜빵바지에 낫과 망치를 든 똑같은 행색을 하고 있는데, 마치 파시스트들이 뿌리는 삐라에나 나올 법한 모습이다. 팔콘은 공
마스크 The Mask (1994)
By 멧가비 | 2015년 7월 17일 |
짐 캐리의 베스트 코미디 영화를 꼽으라면 이 영화. '에이스 벤추라'도 물론 훌륭하지만 그 쪽은 나름대로 괜찮은 스토리가 있었던 반면에 이 영화는 스토리며 소재 등 할 것 없이 전부가 짐 캐리의 얼굴 쇼를 위해서 존재하는 듯 하다. 독특한 점은 맨 얼굴의 짐 캐리는 그런 얼굴 코미디를 거의 하지 않는다는 것. 또한 다른 영화들이 CG가 CG인 걸 감추려고 노력하는 반면에 이 영화는 되려 그 가짜같은 것을 드러내고 과장해서 더 재미있다. 심지어 영화의 흥행 이후 만들어진 애니판보다 이게 더 애니메이션같다. 원작의 스토리는 말도 못할 시궁창이라던데 다행히 이 쪽은 완벽히 슈퍼히어로 영화의 플롯을 따라가기 때문에 맘 편히 그저 웃으면서 짐 캐리 쇼를 감상할 수 있었다. 잘 훈련된 개가 사이드킥이
위대한 독재자 The Great Dictator (1940)
By 멧가비 | 2021년 11월 22일 |
당시 떠오르는 독재의 신성, 대학살의 루키였던 히틀러와 이름 없는 유태인 이발사가 얼굴이 아주 닮았는데 둘이 신분까지 바뀐다? 마크 트웨인의 [왕자와 거지] 소설 플롯을 느슨하게 변주했다고 봐도 될 것이다. 물론 히틀러 그대로는 아니고 힝켈이라는 이름의 쌍십자당 당대표로 풍자된다. 아직 히틀러의 대외적 이미지가 나쁘지 않았고 미국 내에도 나찌당 지지자들이 있었던 시대인 것을 감안하면 대단히 용감하고 진보적인 풍자극이다. 채플린의 이전 작품들이 로맨스와 페이소스를 주로 기반으로 했었다면 이 영화의 가장 중요한 정서는 "아이러니"다. 어째서 힝켈은 유대인 이발사와 닮아야 했나. 히틀러의 입으로 자유 수호의 중요성을 설파하는 아이러니한 그림을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다. 무성영화를 끝내 포기하고 넘어온 채플
신 고지라 シン・ゴジラ (2016)
By 멧가비 | 2017년 3월 9일 |
유구한 지진 보유국답게 일사분란한 시스템의 발동, 그러나 겹겹이 쌓인 관료제 구조가 발목을 잡는 등 일본식 재난 대처 시스템의 입체적인 면이 부각되어 재미있다. 극장용 괴수 영화의 딜레마는 긴 러닝타임을 괴수 레슬링으로만 채울 수도 없고, 관객이 전혀 궁금해하지 않는 인간들의 드라마로 채우면 이야기가 뻔해진다는 데에 있다. 이 영화는 괴수 구경의 나머지를 조금 새로운 것으로 채운다. 거대 괴수물 혹은 재난물을 통틀어 손 꼽히게 차분하고 논리적인 영화다. 겁먹어 패닉에 빠진 사람도, 질질 짜는 사람도 없다. 등장인물 모두가 철저하게 이성적으로 재난을 타개하는 일에만 집중한다. 재난물 중 이 정도로 "보통 사람들"의 드라마를 배제한 영화가 또 있었나. 날카롭다 싶을 정도로 현실적이지만 동시에 블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