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건 Logan (2017)
By 멧가비 | 2017년 3월 2일 |
엑스맨 시리즈의 영화가 '가족'이라는 개념에 대해 이렇게 섬세하고 애잔한 정의를 내릴 줄이야. 이번 영화에서 부각되는 것은 유사부자-부녀 관계인데, 누군가의 아버지가 된다는 것은 철없고 어린 자식을 인도하고 보호하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자신이 늙었을 때 반대로 자식의 보살핌을 받는 무기력함까지 받아들여야 한다고 영화는 말한다. 로건과 재비어는 늙은 아버지의 역할을 묵묵히 받아들이며 최후를 맞는다. 로건과 재비어의 유대감은 엑스맨 시리즈 첫 영화와의 수미쌍관이다. 과거 재비어는 로건에게 기억을 찾아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지금은 로건이 재비어의 기억을 감춰주며 정서적으로 보호한다. 로건은 재비어의 곁에 남은 마지막 엑스맨이자 육체적 보호자이며, 재비어는 로건에게 있어 삶을 이어나갈 유일한 이유가 되는
애로우 Arrow S02E23 시즌 피날레
By 멧가비 | 2014년 5월 16일 |
그림자 연맹이 피처링한 마지막 패싸움의 스케일도 좋았고, 특히 올리버랑 슬레이드의 마지막 일기토는 훌륭했다. 과거 회상 시점이랑 교차되는 연출은 진짜 끝내주더라. 그 동안 과거 회상을 계속 액자식 구성으로 보여준 게 마치 지금 이 순간을 위해서 그래왔던 것 처럼 절묘하고 적절했다. 슬레이드 윌슨, 데쓰스트록은 어지간한 슈퍼히어로 영화, 드라마 통틀어서도 손에 꼽을만한 멋진 악당이었다. 다 떠나서,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베인이랑 비슷한 계열인데 훨씬 멋졌다. 그리고 이런 마무리가 딱 좋으니 다시 나올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펠리시티를 이용해 슬레이드한테 치료제를 먹인 사기 스킬은 좋았다. 그렇지만 또 펠리시티는 짠한 신세가 됐다. 그러니까 좀 그 미친 난봉꾼 새끼한테 기대하지 말라고. 앞으로라도
사실 내가 뱃대슈에서 기대했던 건...
실현될 가능성은 0에 수렴했지만... 저스티스 리그 애니에서 본 것 같은 어딘지 모를 "소박함"과 "순진함"을 바랬었다. 내가 저스티스 리그 애니로 DC 코믹스를 보는 편견이 있어 그런 건지 몰라도 DC는 마블과는 다른 알 듯 모를 듯한 소박함이 있었다. 마블은 보다 일본쪽 만화 생각나는 중2 스러움이 느껴진달까? (엑스멘 탓일거야...) 맨 오브 스틸에서인가? 어린 시절의 클락이 망토 걸치고 포즈 취하던 그런 감성을 뱃대슈에서 기대하는 건 무리였을까? 하긴 맨 오브 스틸에서 그 감성은 무너지기 시작했지. 잭 스나이더에게서 그런 걸 기대할 수는 없었던 건가?
DC 확장 유니버스의 문제점
By 멧가비 | 2016년 8월 6일 |
앞선 글에서 지적했던 것들(1, 2, 3 )은 논외로 치고, 기본적으로 DC의 실사화 작품들은 크리스토퍼 놀란 이후 큰 변화를 겪었다. 어쩌면 "놀란화(Nolaize)"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도 될 정도로, 모든 작품들에 '다크나이트 삼부작'과 같은 분위기를 심는 것이 바로 그 것. CW 드라마 시리즈 중 '애로우'에는 이게 꽤 잘 녹아들었다. 수트의 디자인이나 캐릭터들의 액션이 비교적 현실적으로 고안된 건데, 앞서 만들어졌던 '스몰빌'의 분위기와도 일부 섞이면서 고유의 분위기가 만들어졌다고 본다. 그러나 영화 쪽에선 심각하리만치 놀라나이즈 돼서, 아예 놀란의 영화들에 필요 이상으로 천착하고 있다. 주요 인물들이 모두 놀란의 영화 속 캐릭터들처럼 말하고 행동한다. '맨옵스' 때는 전에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