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집에 4 Home Alone 4: Taking Back The House (2002)
By 멧가비 | 2017년 12월 13일 |
전작의 흥행 실패는 후속작의 무대를 TV로 축소시킨다. 아니 그보다는, 흥행 시리즈의 단물을 TV에서 한 번 더 짜내려는 기획이었을 것이다. 주인공에게 다시 케빈 매칼리스터라는 이름을 준 것도 그런 장삿속의 연장선상이겠지. 매컬리 컬킨과 주변 인물들의 이름을 이어받으면서도 설정은 크게 바뀌고 시대상은 2천년대로 설정되는 등, 일종의 '사자에상 시공'이라든가 '평행우주' 같은 것들이 도입된다. 크게 변화를 준 점은 해리와 마브 콤비를 한 명으로 압축한 캐릭터에게 여성 파트너가 생겼다는 점. 그리고 도둑 콤비, 아니 납치범 콤비에게는 막후 실세가 있었으며 케빈에게도 아군이 나타난다. 다만, 나 홀로 집에 버전 알프레드일 줄 알았던 아군은 사실 넉가래 할아버지, 비둘기 아줌마의 포지션을 이어받았을 뿐이다
오펀 천사의 비밀 Orphan (2009)
By 멧가비 | 2017년 11월 22일 |
케이트와 에스더는 대구를 이룬다. 입양모와 양녀라는 입장 차이는 대립되며, 각자 불편한 과거를 가진 인물이라는 점에서는 동류다. 다른 듯 닮은 둘의 공방, 그 리듬은 잘 짜여진 법정극과도 같다. 이 법정 대립에서 케이트는 피고이자 스스로 변론하는 변호사, 에스더는 심판관이자 징벌의 대리인으로 기능한다. 영화 시작 시점에서 케이트에게는 원죄가 있다. 아이를 잃은 슬픔인지 자기연민인지 그 경계가 애매한 감정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먼저 낳은 아이들에게 소홀한 죄. 자신이 가진 예술적 비전(혹은 욕망)을 먼저 낳은 아이들이 충족시키지 못하자 다른 아이를 그 대체제로 삼으려 한 죄 등. 이에 맞서 마치 "네 죄를 네가 알렸다"라고 하듯 케이트에게 고통을 선사하는 에스더. 그러나 대리 징벌처럼 행해
마스터즈 오브 호러 110 식걸 Sick Girl (2006)
By 멧가비 | 2015년 7월 26일 |
감독 럭키 맥키 늑대한테 물려 늑대인간이 된다거나 고양이의 저주를 받아 고양이 요괴가 되는 이야기 등 전염성 크리처 호러의 수 많은 변주의 하나. 그러나 사실은 괴물 벌레 이야기인 척 하는 로맨스물. 끼녀와 쑥맥녀 두 여자의 첫 데이트가 귀엽다. 마치 여자 둘과 괴물 벌레의 삼각관계를 은유하는 듯도. 알고보니 여자의 아빠가 보낸 커플 브레이커. 방해자가 제공하는 시련이 되려 커플을 단단하게 결속 시킨다는 전형적인 러브 코미디식 전개. 관계에 끼어든 수컷이 레즈비언 커플을 임신 시켜준다는 해피엔딩?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Shang-Chi and the Legend of the Ten Rings (2021)
By 멧가비 | 2021년 9월 25일 |
거두절미, 텍스트 부분은 곱씹어 볼 여지가 없다, 무의미하다. [블랙 팬서]의 아시아판, 딱 그 정도, 좋은 의미로서 "마블 월드"라는 테마 파크에 아시아계 어트랙션 하나 새로 출시한 셈이다. 마틴 스콜세지 그 꼰대 영감처럼 얕잡는 의미가 아니다. 영화에 대해서는 좋은데 싫은 양가적인 감상이 교착상태다. 존 카펜터의 [빅 트러블]처럼 뭔가 우스개 같은 판타지 공간으로나 사용되던 오리엔탈리즘이 전세계 영화 시장 최고의 메이저 프랜차이즈인 "MCU"에서 진지한 세계관으로 다뤄진다는 건, 앞으로 저 시리즈에서 조금 더 친숙한 문화들이 다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니 말이다. 반대로 조금 갑작스럽고 당황스럽다. 내가 알던 현대식 서구 판타지 세계관에서, 용이니 사자니 하는 것들을 저 정도 까지 구현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