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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여행 열일곱번째, 웨얼 이즈 유어 차코
비냘레스에서 머무는 시간은 조용하고 잔잔했다. 에코 투어로 돌아다닌 날을 빼고는 계속 쉬엄쉬엄 노는 날들이었다. 어디 시골집에 요양이라도 하는 느낌. 늦은 밤, 서울의 시간을 점치면서 달을 생각하기도 하고 그 마음을 일기로 쓰기도 했다. 그러다 걸려온 전화. 무슨 전화지? 하고 받았더니 낯익은 한국말이 들려온다. 여기는 서울지방검찰청입니다. 지금이라면야 콧방귀 흥 뀌면서 단박에 끊을테지만, 그때 나의 귀는 얇고 말랑말랑해져 있었다. 아니 이게 무슨 말인가. 내가 거래한 적도 없는 모 은행과 모 은행에서 내 명의의 통장을 사용한 범죄가 일어났다구요? 거듭된 추궁에 나는 진땀을 빼며 대답을 이어갔다. 정말 통장 개설한 적 없습니까? 카드도요? 네.. 네. 저는 없어요. 저는 거기 은행들 이용 안 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