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케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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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알을 피해 달아나던 남자는 아군을 만난다. 안도의 한숨을 내쉴 여유도 없이 뛰기 시작하는데 그가 향하는 것은 적군을 향해서가 아니다. 그는 도망을 친다. 도망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는 익히 알려진 것처럼 전쟁을 하기 위한 전쟁 영화가 아니다. 오히려 도망을 치기 위해 싸우는 사람들의 분투이고, 삶을 향한 인간의 본능적 욕망에 대한 장대한 그림이다. 영화에는 전투가 묘사되지 않고 적군이 거의 등장하지 않으며 조직 내의 갈등, 싸움 역시 나오지 않는다. 화면을 채우는 것은 오직 '살려줘'라는 말이거나 '나도 데려가줘'란 말들 뿐이다. 그렇다. 이 영화는 도망을 가기 위해 애를 쓴다. 나는 이 생소함이, 전쟁 영화임에도 겁을 내는 이 나약한 태도가 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