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콩 King Kong (1933)
By 멧가비 | 2021년 1월 22일 |
20세기 초는 동물원도 많지 않았을 뿐더러 영장류를 볼 수 있는 기회는 더 드물었다. 그래서 1913년 [정글의 야수], 1918년 [타잔] 이후 이미 소위 '정글 영화'라고 하는 어드벤처 장르가 인기를 끌던 시절. 외부 세계에 대한 탐구심과 동경에는 초기 대공황이라는 시대적 분위기도 영향이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영화에 이르러서는, 1903년 [대 열차 강도] 이후 수 십년이 지나 1925년 [잃어버린 세계]와 함께 화면 트릭을 이용한 이른바 '특수 촬영'이라는 드디어 주류 영화의 중요한 도구로 기능하기 시작한다. 노상에서 깽판치는 거대 괴수의 이미지를 "히트 시킨" 영화인데, 지금에 와서 보자면 인종 묘사에 다소 문제가 있는 것도 사실이고 미국의 그 '프론티어 정신'이라는 게 좋지 않은 결과
에일리언 4 Alien: Resurrection (1997)
By 멧가비 | 2016년 12월 1일 |
리플리는 죽어서도 다시 돌아온다. 전편에서 인류 구원의 대의를 안고 용광로 속으로 거룩하게 다이빙 했던 리플리는 그를 착취하려는 세력들에 의해 복제된 신체라는 가짜 그릇에 안배되어 부활한다. 마치 왜곡된 도그마의 앞잡이로 내세워지는 현대 종교의 거짓 메시아처럼 말이다. 부제인 "재림(Resurrection)"은 아이러니하다. 리플리는 자신을 되살리기 위해 제작됐던 실패작들의 고통 또한 목도한다. 연민과 혐오로 복잡하게 뒤엉킨 감정을 드러내며 그들을 모두 불태운 리플리는 급기야 자신의 몸에서 자라 태어난 뉴본 에일리언을 만난다. 괴물을 닮은 인간 어미, 인간을 닮은 괴물 아이. 시리즈 2편에서의 불굴의 모성애는 이 영화에서 그렇게 괴물처럼 뒤틀린 형태로 반복된다. 영화의 중심이 되는 "관계성"은
마이티 조 영 Mighty Joe Young (1998)
By 멧가비 | 2021년 11월 18일 |
[킹콩] 시리즈의 적자 중 가장 졸작으로 평가가 완료됐으나 내가 개인적으로 76년작을 가장 좋아하는 건 오로지 수트 액션의 실재감 하나 때문이다. 기술적으로야 당연히 (나는 좋아하지 않지만) 피터 잭슨 판이 제일 완전하다고 봐야겠고. [킹콩] 만큼 아류작이 많이 쏟아진 레퍼런스도 드물텐데, 유사 킹콩을 모두 포함한다면 이 영화는 피터 잭슨 이전에 있었던, 아니 피터 잭슨 이후에도 여전히 가장 완벽하고 아름다운 킹콩 영화라고, 나 혼자 생각한다. (게다가 이 영화는 다른 아류 킹콩들과는 혈통이 다르지. 아류라기 보다는 "방계 킹콩" 쯤 되겠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라면, 스톱모션 빼고 전부 다 때려부어진다. 광활한 로케 촬영에, 스톱모션 대신 수준 높은 애니매트로닉스, 투박하지만 적게 써서 부담없는 컴
고질라 Godzilla (2014)
By 멧가비 | 2017년 3월 9일 |
욕받이가 된 98년작의 직계 차기작이니 만큼 절치부심한 흔적이 많다. 지구의 왕이라고 해도 무방한 "고지라"의 위엄을 되살린 점 특히 그렇다. 98년작의 '질라'가 천덕꾸러기가 된 이유 중 하나는 신에 비견되던 괴수를 퇴치 가능한 맹수의 영역으로 끌어내렸다는 것. 그런 "생물의 한계"는 라이벌로 등장하는 무토 부부에게 넘겨버리고 새로운 고"질"라는 열도의 재앙신 고"지"라와 같은 위치에 다시 오른다. 쉽게 말 해, 클래식 고지라와 질라를 모두 품에 안으면서도 영리하게 이미지를 구축한, 밸런스 좋은 고질라 영화인 셈이다. 특히 쇼와 시절부터의 유구한 전통인 괴수 레슬링을 재현하면서도 높이와 중력감을 있는 힘껏 부여해 스펙터클함을 최대치로 끌어올림으로써 헐리웃 쇼미더머니를 과시하기도 한다. 공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