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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에서
남반구에서 길찾기 능력이 높아지는 것은, 이전에도 경험한 적이 있다. 이번에도 그렇다. 나는 감과 본능에 따라 어두운 밤거리를 걸어다니는데, 그것이 놀랍도록 들어맞는다. 저기가 마사지 가게야! 저기가 집으로 가는 방향이야! 본능이 무서운 것이, 쥐뿔도 모르고 예약한 집이 이 동네 일 순위의 스파샵과 걸어서 오 분 거리다. 역시 몸이 원하는 바를 따라야 해. 이렇게 보면 굉장히 여기저기 뽈뽈거리며 다닌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거의 집에서 죽치고 놀았다. 여행을 떠나기 전, 푹푹 찌는 더위에 지쳐 거실 바닥에 드러누우면, 마당 앞산의 우거진 나무들이 보였다. 발리나 여기나 비슷하지 않을까? 했는데, 백퍼센트 오산이었다. 공기가 다르다. 칠 월 말의 한여름에, 여행 무드의 붉은색 립스틱을 바르며 입가의 각질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