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와의 전쟁 (2011)
By 멧가비 | 2021년 2월 8일 |
최동훈의 [타짜] 이후로, 대사빨 잔뜩 살아있는 한국 영화들이 '밈'화 돼서 컬트적 인기를 누리는 현상들이 종종 발생한다. 그 대사빨 말고는 아무 것도 없지 않나 싶은데 또 그것들이 서사와 본질은 휘발되고 밈만 남겨서 불멸성을 얻는, 이쯤되면 그런 시대가 온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장난감처럼 갖고 놀기 좋은 영화들의 시대. 최익현이라는 기회주의자의 화양연화를 조명하는 누아르라기엔 결말도 딱히 패널티 없이 잘 먹고 잘 사는 해피엔딩. 형배와의 주인공 지분을 나눠먹는 면도 있고, 그러니까 조연들의 존재감이 너무 커서 최익현이라는 남자의 개인 서사로는 정의 내리기 힘들다는 말이다. 그렇다고 깡패들의 군상극이라기엔 익현을 제외한 나머지들의 서사에는 기승전결이 없다. 즉, 코미디 스케치 캐릭터처럼 웃
<베를린> 우리도 자랑할 액션 영화가 생겼네
By 내가 알고 있는 삶의 지침 | 2013년 2월 28일 |
감각적인 오프닝을 시작으로 류승완 감독의 <베를린>을 보고 왔다. 같이 보기로 한 분의 사정상 미뤄진게 결국 예매 기한 마지막이 되어 급히 개봉 3주도 넘어서 보게 된 것이다. 그동안 평단의 호평과 많은 영화팬들의 관심이 꽂혀있어 상당히 궁금해하고 있었다. 아무튼 숨가쁜 충탄세례가 초반부터 터지고, 겁나는 육탄 액션에 맞춰 사정없이 배경음악은 퍼쿠션(타악기)을 때려주니, 이미 그 흥분도는 급상승으로 뛰었다. '이거 서두부터 화끈한데!' 하며 정신이 번뜩났다. 베를린에서 벌어지는 남한과 북한 그 외에 다국적으로 비밀요원들의 첩보전이 그물망으로 엮여가고, 주인공 '표종성' 하정우와 '련정희' 전지현 부부 요원의 드라마가 얽혀져 사실 내용적으로는 과하게 무겁고 복잡한 감이 들었다. 그러나
<관상> 우아하고 격조있는 사극 매무새
By 내가 알고 있는 삶의 지침 | 2013년 9월 16일 |
미리부터 주목받았던 시대극 한국 영화 <관상>을 혼자 보고 왔다. 먼저 아름다운 고전미에 많은 공을 들인 영상과 그에 똑떨어지게 짝을 이룬 격조있고 감각적인 음악이 눈과 귀를 사로잡아 한국 사극의 우아한 멋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전반부 배우의 힘 그 자체인 송강호와 구시렁의 달인 조정석의 깨알 같은 섬세하고 졸깃한 코믹 캐릭터 연기가 단숨에 관객을 끌어들이면서 억울한 세상에서 다시 일어서려는 관상가 내경과 그를 이용하여 한몫 잡으려는 기생 연홍의 관상가 이야기가 구성지게 전개되었다. 어린 단종을 지키려는 김종서에 맞서는 책사 한명회와 수양대군의 '계유정난'이라는 역사 위에 한 천재 관상가의 휴먼드라마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며 촘촘한 팩션의 재미를 쏠쏠하게 느끼게
아수라 (2016)
By 멧가비 | 2016년 10월 11일 |
맥락없는 폭력은 그저 "행해질 뿐"이고, 드라마를 동반하지 않는 살인엔 그 어떤 정서도 없다. 영화 내에서 벌어지는 모든 폭력과 살인이 그저 우연히 당하는 교통사고와 다를 바가 없다. 깊이 없이 그저 게임 캐릭터처럼 얇기만 한 캐릭터들의 행동에는 최소한의 불쾌감도 없이 그저 무감각할 뿐이다. '비트'와 '무사'의 그 김성수 감독이 정말 맞는가. 김성수는 그 시절에 머물러 있지도 못하고 오히려 더 멀리 퇴행했더라. 얇은 캐릭터 위에 후까시를 고명처럼 올리던 감각 마저 잃은 듯 하다. 누가 누굴 죽였는지, 왜 죽였는지 기억되지도 않고 기억하는 것 조차 의미가 없는 살육전. 말 그대로 그냥 존나 아수라장이다. 제목만 참 자알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