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령공주' 다시 보기
By 스폰지, 자신을 미워하지 않다. | 2020년 3월 15일 |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로부터 13년 후, 유사하다기보다 사실상 동일하다고 할 주제를 좀 더 발전시킨 작품. '나우시카'와 같은 단순명쾌 영웅담의 재미는 없지만, 같은 문제에 대해 각각 어린아이와 어른의 시각으로 대비되어 보일 만큼 더 원숙하게 다루었다. '나우시카'의 완전판 내지 보완판이라고 우겨도 괜찮겠다 싶을 정도. 20여 년 전 좌빨 꼬꼬마였던 나는 이 작품이 정말 싫었다. 아마도 내가 원했던 건 '나우시카' 같은 나이브한 동화였던 듯, '원령공주'가 쓸데없이 진지한 척, 거창한 척, 어른인 척을 한다고 생각했다. 마침 금기시되었던 일본제 대중문화들이 우르르 풀리던 시점이었고, 그때 당시 이미 고일대로 고인물 덕후였던 나는 후발 덕후들의 열렬한 찬사에 괜히 나만의 영역을 침해당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