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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여행 번외편 나는 왜 쓰는가
「그는 35세이지만 50세로 보인다. 대머리고 하지정맥류를 앓고 있으며 안경을 쓴다(하나뿐인 안경을 습관처럼 잃어버리지 않았다면 쓰고 있을 것이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영양실조 상태일 것이고, 최근에 반짝 운이 좋았다면 숙취로 힘들어 하고 있을 것이다. 때는 오전 11시 반, 계획대로라면 두 시간 전부터 일을 시작했어야 한다. 하지만 그래보려고 발버둥을 쳤다 한들 좌절하고 말았을 것이다. 거의 쉴 새 없이 전화벨이 울리고, 아기는 울어대고, 바깥의 길에선 전기드릴로 무언가를 뚫어대고, 계단에선 돈 받으러 오는 사람들이 발소리를 쿵쾅거리며 오르내렸던 것이다. 방금 전엔 두 번째로 우편배달이 왔는데, 광고 전단 둘과 빨간 글씨가 박힌 소득세 독촉장이었다. 이 사람은 말할 것도 없이 작가다. 그는 시인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