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협려 神奇侠侣 (2011) - 무림의 슈퍼히어로
By 멧가비 | 2016년 8월 6일 |
슈퍼맨처럼 눈으로 광선을 쏘는 '경경협(冏冏俠)', 그리고 향기로 사람의 마음을 희롱하는 '향향협(香香俠)'은 중원의 고수로 군림하면서 위세를 떨치고 사사로이 힘을 사용하는 대신 민생치안에 매진하는, 이른바 무림의 슈퍼히어로들이다. 영화는 얼핏 무림판 슈퍼히어로물의 외피를 하고 있지만 사실은 중년 부부의 닭살 돋는 로맨스에 집중한다. 닭살 돋는데 둘 다 참 귀여우시다. 은퇴하고 십년 째 결혼 생활을 지속 중인 왕년의 슈퍼히어로 커플이 겪는 사소한 위기는 바로 외도에 대한 심증. 이는 픽사의 '인크레더블'의 영향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그 외에 무성 영화 패러디라든지, 카니발 등 미국식 소재를 중국풍으로 변주한 잔재미들이 가득한 "창조적 우라까이"에 가까운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특히 무림 파벌
땡칠이와 쌍라이트 (1990)
By 뿌리의 이글루스 | 2016년 5월 13일 |
1990년에 방순덕 감독이 만든 아동 SF 영화. 쌍라이트 형제로 유명한 조춘, 김유행이 주연을 맡았다. 내용은 사악한 흑성 외계인들이 특수한 물질 메탈을 차지하기 위해 작은 별을 공격했다가 쌍라이트 형제만이 살아서 지구로 피신한 뒤 바다에 빠져 표류하다가 꼬마 병정들이 구출되고, 오박사와 최박사를 만나 메탈의 원리를 알아내 메탈 에너지로 강한 힘을 얻어 꼬마 병정들과 함께 흑성 외계인을 물리치는 이야기다. 일단, 주인공 쌍라이트 형제는 외계인인데 명색이 주연이라서 그런지 작중에 다양한 코스츔을 하고 나온다. 사실 다양하다고 해도 멜빵 바지를 기본으로 해서, 설산에선 스키복을 입고 초능력 각성 후에는 슈퍼맨 같은 스판 복장에 망토 차림이 디폴트 복장이 된다. 본작의 핵심적인 설정이
미래닌자 케이운 기닌 외전 未来忍者慶雲機忍外伝 (1988)
By 멧가비 | 2016년 9월 5일 |
특촬물 바닥에서 나름대로 굵직한 경력을 쌓아 온, 그러나 본령은 성인 취향 괴기 SFX에 두고있는 문제적 감독 아메미야 케이타의 장편 영화 데뷔작. 본래는 남코의 횡스크롤 액션 게임과 연계해서 나온 반쪽짜리 V시네마지만 캐릭터 디자인도 겸한 아메미야 감독의 정수가 담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면서 안드로이드 닌자들과 기계성(機械城)들이 화면을 채우는 다분히 판타지적 SF. 훗날, 남코의 '요시미츠' 캐릭터나 사이쿄의 '전국 블레이드' 세계관 등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는데, 이런 테이스트들을 한 줄기로 묶어 '닌자펑크' 혹은 '센고쿠펑크' 쯤으로 부르는 건 어떠할지 생각해본다. 이야기는 평이하다. 과거의 비밀을 감춘 탈
아멜리에 / Le Fabuleux Destin D'Amelie Poulain (2001)
By 멧가비 | 2014년 3월 25일 |
어디 가서 마초 소리 좀 듣고 싶으면 재밌게 봤다는 얘기를 절대로 하지 않아야 할 영화 중 하나. 아직 내 자신이 상큼하다고 믿었던 당시 20대 남성의 감성에 작게라도 울림을 줬던, 인생 첫 프랑스 영화. ('니키타', '레옹', '제 5원소'는 프랑스 영화라는 걸 모르고 봤으니까.) 에메랄드 색으로 가득한 때깔 고운 색감과 손 때 묻은 듯한 아기자기한 소품들. 물 먹은 듯한 질감의 몽마르뜨 언덕 등, 여성 취향적인, 그러나 미적 감각에 대한 최소한의 욕구가 있는 남성에게도 어느 정도는 취향인 이른바 '예쁜 영화'의 대표격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이제와 생각하면 웃기지만 이 영화 때문에 오지랖 넓고 괜히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사차원 여자가 이상형인 적도 있었다. 아마 나 말고 그런 남자들 많았을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