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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주부의 미국 여행과 생활 V2 | 2020년 12월 17일 |
영화 <반지의 제왕>이나 <스타워즈> 시리즈처럼, 왠지 거창하게 '3부작'으로 꼭 써야만 할 것 같았던 <더내로우> 하이킹! 그 대단원의 마지막 3부이자, 우리 가족은 물론 모두가 평생 잊을 수 없는 2020년, 그 여름의 9박10일 자동차 여행기 전체 21편의 마지막 이야기를 시작한다.
강물을 따라 오전에 내로우를 올라가는 모습은 앞서 두 편에서 보여드렸고, 이제 같은 길로 돌아서 내려오는 모녀의 모습이다. 그럼 같은 곳들을 찍은 사진의 재탕이라고 나무라실 수 있게지만, 이렇게 햇살이 든 오후의 내로우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고... 변명이 아닌 변명을 해본다.^^
다시 만난 '월스트리트(Wall Street)'의 좁디좁은 수직의 갈라진 틈으로 들어오는 빛... 저 사이를 지나고 지나서 남쪽으로 계속 내려가야 이 마법같은 곳에서 탈출할 수 있다~
내로우의 깊은 협곡중에는 이렇게 높이 뜬 오후의 햇살도 강물이 흐르는 바닥에는 전혀 닿지 못하는 곳들이 있었다.
하지만 간접조명을 잘 비춘 피사체처럼 수직의 거대한 절벽은 훨씬 풍부한 색감과 질감을 보여주었다.
휘어진 월스트리트를 따라서 내려가는 중간에 이렇게 직사광선을 받아서 흑백의 강한 대비를 경험하기도 하고,
지금 바라보는 앞쪽의 두 절벽처럼 그 경계가 모호해서 착시를 일으키는 구간을 지나기도 한다.
내로우 월스트리트 구간 안에서 유일하게 나무가 많이 자라고 있는, 즉 갑작스런 홍수로 강물이 불었을 때 대피할 장소가 있는, 임레이캐년(Imlay Canyon)이 폭포가 되어서 버진 강(Virgin River)과 만나는 곳이 오른편에 보인다.
오른쪽 오버행 절벽의 굴곡과 무늬는 마치 거대한 벽면 전체가 활활 불타오르는 것 같다.
더 내려가면 이번에는 왼편으로 음침한 골짜기가 갈라지는데, 지금 두 분이 걸어나고 있는 협곡이 캐녀니어링(Canyoneering) 코스로 인기있다는 오더빌캐년(Orderville Canyon)이다. 아침에는 올라갈 때는 그냥 지나쳤었지만, 이번에는 우리도 조금 저 속으로 조금 걸어들어갔다.
지류를 따라 조금 걸으면 나오는 저 난관을 보고는 그냥 우리는 돌아섰다.^^ 저 위로 올라가서 계속 들어가면, 본류보다 훨씬 좁아진 협곡을 따라 베일드폴(Veiled Falls)까지는 특별한 캐녀니어링 장비 없이도 갈 수 있다고 한다.
다시 '합류점' 컨플루언스(Confluence)로 나와서 우리가 계속 걸어가야할 남쪽을 바라본다. 정면을 막고 있는 절벽을 피해 우측으로 꺽으면 그로토알코브(Grotto Alcove)가 나오면서 수직 절벽의 월스트리트 구간은 끝나게 된다.
확 넓어진 강폭의 한 쪽 마른땅에는 제법 많은 나무들이 자라고 있는데, 갑자기 늘어난 것은 강폭과 나무만이 아니라...
사람들도 있다~^^ 컨플루언스까지만 올라왔다가 내려가는 사람들과, 또 늦게 출발해서 이제 올라오는 사람들로 이 아래쪽은 한국의 한여름 계곡을 방불케 했다.
마스크를 써서 표정은 잘 안 보이지만, 이제는 지치기 시작한 모녀의 로우앵글샷... "카메라 물에 잠길라~"
미스터리폴(Mystery Falls)을 지나서 아침에 처음으로 엉덩이까지 물에 담궈야 했던 구간을 다시 지나가고 있다.
이른 아침과는 완전히 차이가 나는 물색깔과 다른 느낌의 자이언캐년(Zion Canyon)이었다.
이제 이 곳만 건너면 건너편에 보이는 내로우트레일(Narrows Trail)의 시작점으로 더 이상 물에 발을 담그지 않아도 된다.
돌아 내려오면서 찍은 약 1시간반 분량의 액션캠 동영상을 유튜브 업로드 제한길이인 15분 조금 안되게 편집한 것을 클릭해서 보실 수 있다. 사진으로는 전할 수 없는 생생한 계곡물 소리와 또 햇빛에 따라서 다양하게 변하는 협곡의 모습을 지루하지 않게 보실 수 있다.
물속을 걷는 내로우 하이킹은 끝났지만, 질퍽거리는 신발을 신고 모래가 가득한 리버사이드트레일(Riverside Trail)을 1마일을 더 힘들게 걸어가야 이 날의 모든 하이킹이 끝나게 된다.
새벽에 그냥 지나쳤던 입구에 있는 안내판으로 이제는 이런 사진을 보고 더 이상 부러워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뿌듯했다.^^ 설명중에 보면 공원 안의 위핑락(Weeping Rock) 근처에 있는 히든캐년(Hidden Canyon)과 에코캐년(Echo Canyon)도 이런 멋진 협곡을 보여준다고 하므로, 다음에 자이언 국립공원을 방문하면 또 가볼 곳이 생겼다.
3부작으로 소개한 이 날의 전체 하이킹 경로를 가이아GPS 앱으로 기록한 것인데, 전체 소요시간만 빼고 거리와 등반고도는 정확하지가 않다. 클릭해서 확대지도에 찍힌 경로를 보시면 알겠지만, 협곡이 너무 깊어서 GPS 신호가 잘 안 잡혀 기록된 경로가 대부분 강물을 벗어나 엉뚱한 곳을 지나간 것으로 되어있기 때문이다.
시나와바템플(Temple of Sinawaba) 정류소에서 셔틀버스를 타려는 사람들의 긴 줄인데, 미리 예매한 버스표 검사를 또 했다. 소셜디스턴싱 때문에 버스에 많이 태우지도 않아 30분 이상을 기다려 탑승을 했고, 주차장에 세워둔 우리 차로 돌아가서야 물에 푹 젖은 등산화를 벗은 다음에 차를 몰고 호텔로 돌아갔다.9박10일 여행의 마지막 날은 스프링데일(Springdale) 숙소에서 늦잠을 자고 일어나 호텔에서 제공하는 아침을 먹고, 바로 8시간 거리의 로스앤젤레스까지 자동차를 타고 돌아가는 일정뿐이었다. 그래서 따로 소개할 사진은 없고 아래의 자동차 블랙박스 동영상 두 편만 보너스로 보여드린다.
네바다로 들어가기 전에 15번 고속도로가 잠시 아리조나를 통과하는 구간이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멋진 경치를 보여주는 버진강 협곡(Virgin River Gorge)을 따라 내려가는 모습이다. 이 구간은 미국에서 교외지역에 만든 고속도로들 중에서 1마일당 건설비가 가장 많이 든 도로로도 유명하다.
라스베가스에 잠시라도 들릴까 하는 생각을 했지만, 아무래도 코로나 때문에 사람 많은 곳은 피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그냥 지나쳤다. 그래서 기념으로 15번 고속도로을 따라 라스베가스 호텔들을 그냥 지나치는 모습도 마지막으로 올려본다. 이렇게 끝나는 9박10일 자동차여행 전체 이야기는 아래의 배너를 클릭하면 차례대로 세부 여행기 21편을 모두 보실 수 있다.
아래 배너를 클릭해서 위기주부의 유튜브 구독하기를 눌러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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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주부의 미국 여행과 생활 V2 | 2020년 1월 30일 |
남쪽 입구에서 정말 오래간만에 국립공원 연간회원권, 애뉴얼패스(Annual Pass)를 사고는 조금 달리다가 길가에 차를 세우고 스노우체인을 했다. 30분쯤 천천히 달려서 해발 약 1,840 m에서 Glacier Point Rd로 들어가는 삼거리에서 공원 직원이 차에 스노우체인을 했는지 검사를 한 후에 더 위로 올라가는 것을 허락했다.그리고는 이렇게 전전날 내린 눈이 아직 다 녹지 않은 도로를 약 5마일 정도 달리면, 요세미티 국립공원 안에 있는 작은 스키장인 배저패스 스키에리어(Badger Pass Ski Area)가 나온다. 정확히 딱 10년전에 지금과 같은 1월 마틴루터킹데이 연휴 겨울여행에서 SF에서 LA로 돌아가면서 여기를 들리려고 했었는데, 당시에는 갑자기 눈이 많이 와서 도로를 차단해 못 왔던 아픈 기억이 있는 곳이다. (10년전 여행기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물론 여름에 이 스키장 건물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니까, 여름에 와보기로 마음만 먹었다면야 그 10년 사이에 와볼 수 있었겠지만 말이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하지만, 여기는 역시 눈 내린 겨울에 와야 그 진면목을 볼 수 있는 스키장이다. 뒤에 자세히 소개를 하겠지만, 이 배저패스 스키장은 경사진 슬로프를 내려오는 일반적인 알파인스키보다는, 폭이 좁은 스키를 신고 눈밭을 달리는 크로스컨트리(Cross-Country) 또는 노르딕스키(Nordic Ski)로 특히 더 인기가 있는 곳이다.여하튼 이게 얼마만에 보는 겨울의 스키장 모습인가? 아주 옛날에 한국에서 스키를 처음 배워서는 용평의 레인보우 슬로프를 휩쓸고 내려오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내가 기억하는 스키장은 리프트를 타기 위한 줄에 사람들이 항상 빼곡했는데, 여기는 아주아주 한산했다.지혜와 둘이서만 잠시 스키장 베이스의 다져진 눈을 내려가서 밟아보았다. 뽀도독~ 뽀도독~"아빠가 말이야~ 소시적에는 저 상급자 코스보다도 훨씬 더 경사가 급한 곳도 스키타고 내려왔었지..."그 상급자 슬로프로 고독한 스노보더가 점프까지 하면서 멋있게 내려오는 모습이다. 구경은 이 정도로 마치고 안으로 들어가서 커피를 한 잔 샀는데, 벽에 스키장 주변의 겨울지도가 크게 붙어있던 것이 생각나서 인터넷에서 찾아 보여드린다.배저패스(Badger Pass)에서 겨울철에 노르딕스키나 스노우슈잉으로 갈 수 있는 크로스컨트리 코스를 보여주는 지도로 글레이셔포인트(Glacier Point)까지 눈이 쌓인 도로를 따라 스키로 가는 코스가 제일 유명하다. 그리고 야영이 가능한 스키헛(Ski Hut)이 있는 오스트랜더 호수(Ostrander Lake)까지도 한겨울에 스키로 가는 전문가들도 있다고 한다.우리는 스키장 구경을 마치고 내려오면서, 올라갈 때 미리 봐뒀던 트럭들이 서있던 도로변에 차를 세웠다.이게 얼마만에 밟아보는 하얀 눈일까? 물론 지혜는 겨울방학전 보스턴에서 이미 눈을 보기는 했지만, 도시가 아니라 이렇게 산에서 깨끗하게 소복히 쌓인 눈은 우리 가족 모두에게 굉장히 오래간만이었다.골짜기까지 내려와서는 다른 사람들이 이미 잘 다져놓은 코스의 제일 위로 빨간 썰매를 들고 위기주부가 먼저 올라갔다.아내가 찍은 사진들을 모아서 움짤을 만들었는데, 나중에 동영상도 찍었지만 이게 더 보기 편하고 좋은 것 같다.순백(純白)의 눈 위에서 동심으로 돌아간 반백(半百)의 아저씨...^^다음은 지혜의 움짤~ 우리만 두 번씩 타고, 사모님은 경사가 심해서 무섭다고 타지 않으셨다.옆쪽으로 더 경사가 급하고 긴 최상급자 코스가 또 만들어져 있어, 위기주부가 타고 내려오는 모습을 멀리서 찍은 것인다.눈썰매를 탔으니 그 다음은 당연히 눈싸움 차례... (4년전 요세미티에서 더 격렬했던 눈싸움을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여기서 마지막으로 자의반 타의반으로 지혜가 눈밭에 누워서 스노우앤젤(Snow Angel)을 만들고는 다시 차로 돌아갔다. 이제는 요세미티밸리(Yosemite Valley)로 내려가서 점심을 사먹고 겨울의 폭포를 구경하고, 가능하다면 초원에 내린 눈으로 눈사람도 만드는 코스가 남은 요세미티 겨울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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