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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나날 8
비가 쏟아진다. 복층에 누워 뒹굴대다 깜짝 놀라 일어났다. 천장을 울리는 빗소리가 그득하다. 창을 내다봤더니, 옆 건물 뾰족한 삼각지붕에 비둘기가 한 마리 앉아있다. 그 비를 고스란히 맞으며 꿈쩍 앉고 있다. 저러다 비를 피해 여기로 날아오지 않을까 싶어, 나는 창을 슬그머니 닫았다. 내가 그러거나 말거나 비둘기는 여전히 비를 맞고 있다. 아주 꼿꼿한 자세로.비가 오니 더 느슨해진다. 그리 오래 내릴 것 같지는 않으니, 내친 김에 더 누워있자란 생각이 든다. 그리고 영화를 본다. 춤을 추는 사람이 나오는 흑백 영화. 몇 개월이지만 발레를 배우는 시간들이 참 행복했다. 어딘가 들어본 듯한 음악들이 그러하고, 그 박자들에 따라 몸을 움직이는 내가 그랬다. 불가능해 보이던 포즈가 잠깐이나마 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