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오후
By 32 | 2020년 2월 22일 |
하지만 완벽한 건 그다지 매력이 없자나.우리가 사랑하는 건 결점들이지. 존버거 집 앞 골목으로 들어서며 목줄을 풀어주니 나를 달아나 불러도 듣지 않고 아까 스쳐 지난 커다란 개와 못 나눈 인사를 하고 돌아 온 봄이. 이해는 됐지만 배워야 할 시기라 많이 혼내었다. 혼난 후 시무룩한 얼굴로 자기 침대로 가 조용히 잠든 어린이 강아지. 오늘은 특별히 해야 할 일이 없어 오후 내내 소파 한 구석에 기대어 책을 읽는 나와 소파 맞은편에 기대어 한국어 공부를 소리 내어 하던 너도 곧 잠이 들었다. 잠들기 좋은 토요일 오후 다섯시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