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눈을 감으면 더욱 또렷하게_Buenos Aires, ARGENT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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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눈을 감으면 더욱 또렷하게_Buenos Aires, ARGENTINA
그는 한참 술자리가 무르익은 후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지인들에게 짧은 인사를 하고 내가 앉은 테이블로 오는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나는 뉴페이스였기에 그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우린 당시 유행하던 코메디 프로의 유행어로 시덥지 않은 말장난을 하며 친해졌고, 그는 다음날에도, 그 다음날에도 나를 보러 찾아왔다. 그에게는 어떤 향기가 났다. 달콤한 내음의.... 향수 같았다. 시원한 느낌의 남자 향수가 아닌, 포근한 향내였다. 남반구의 나라에선 계절이 뒤바뀐다는 사실을 몰랐던 나는 한달여전 집에서 싸온 반팔 티셔츠 몇 조각 밖에 없었고, 7월의 아르헨티나는 겨울이었다. 그는 자기 옷을 빌려주었다. 적당히 마른 몸매의 소유자인 그. 다행히도 그의 옷은 나에게 얼추 맞았다. 그의 옷에서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