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타임 Playtime (1967)
By 멧가비 | 2021년 11월 26일 |
완전히 시골 마을만이 배경이었던 [축제날], 시골 해변가 마을에 도시 사람들이 들이닥치는 [윌로 씨의 휴가] 그리고 윌로 씨가 변두리 마을과 세련된 기계 저택 사이에 끼어있던 [나의 아저씨]. 그리고 마침내 이 영화에 이르러서 이제 타티의 목가적 세계관은 완전히 사라지고, 타티의 페르소나 캐릭터인 윌로 씨가 그토록 벗어나고 싶어했던 기하학적 석조건물로만 채워진 회색빛 도시, [나의 아저씨]에서는 매부의 저택이었다면, 이 영화에서는 숫제 그 저택 같은 집들로만 이뤄진 도시 안에 윌로 씨가 덩그러니 떨궈진다. 전작이 따뜻한 냉소에 가까웠다면 이번에는 그 보다 조금은 날이 선 풍자를 시작한다. 극단적인 미니멀리즘의 오피스 건물은 벽과 문을 구분할 수 없고, 사방 팔방이 통유리 투성이인 커튼월 양식의 빌딩
더 로드 Dead End (2003)
By 멧가비 | 2018년 1월 5일 |
![더 로드 Dead End (2003)](https://img.zoomtrend.com/2018/01/05/a0317057_5a4f11996889e.jpg)
미국 슬래셔 무비에 흔히 나오는 도로 위의 살인마. 그것을 역으로 뒤집어 도로가 곧 살인마라는 지극히 [환상특급]적인 설정의 영화. 작중 다뤄지는 것들은 가부장, 마리화나, 혼전 임신, 불륜 등 가족 테마의 흔한 공포들이다. 거기에 더해, 끝이 보이지 않는 음산한 고속도로와 사방 분간할 수 없이 울창한 숲의 조화, 도로 위의 낯선 존재라는 미국적 공포들이 깔린다. 나는 이 영화를 '아메리칸 주마등'이라고 평한다. 차는 달리고 있으나 이야기 구조는 캠프 호러를 닮는다. 사방 트였으나 그 가운데의 고립감이라는 기묘한 이질적 정서. 저예산의 자구책이었겠으나 훼손된 시체를 보여주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상상력을 자극해 더욱 끔찍하다. 블랙 코미디라는 것은 그 주체들이 진지하게 굴수록 더 웃긴 법.
하쿠메이와 미코치 감상을 마치며...
By 죽은 생선 눈깔 일광부족 셔틀런 얼음집지기가 있는 곳 | 2018년 4월 3일 |
![하쿠메이와 미코치 감상을 마치며...](https://img.zoomtrend.com/2018/04/03/c0059217_5ac2cba90bd4a.png)
전속력으로 가즈아~~~!!! 자연친화(?)적 세계의 일상물 하쿠메이와 미코치, 이 작품도 종영을 맞았습니다... 처음에는 아기자기하면서 생기있는 느낌이 살아있는 비주얼에 끌렸는데 보면 볼수록 다양한 인물들과 교류하는 일상 전개에 끌리게 되더군요...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푸근한 느낌을 받은 건 꽤 간만이었습니다... 자연친화적 요소와 생활밀착형 요소의 공존이 그런 느낌을 배가시켰고요.,.. 거기에 조연 성우진이 제법 호화로워서 듣는 재미도 있었고... 또한 최종화는 나름대로 최종화다운 내용으로 꾸려졌고요... 때로는 웃음을, 때로는 잔잔함을, 때로는 찡함을... 이렇게 다양한 감정을 안겨준 측면에서도 일상물다운 인상이 느껴졌고 말이
퍼레이드 Parade (1974)
By 멧가비 | 2021년 11월 27일 |
가상의 도시 하나를 세트로 지어 영화를 찍을 정도였던 자크 타티의 위상은, 바로 그 영화 [플레이타임]의 절망적인 흥행 실패 이후 가히 몰락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추락했고, 노년에 들어선 코미디 예술가의 마지막 장편 영화는 제대로 된 극 영화도 아닌, 스톡홀름 서커스의 공연 영상을 여러가지 사양의 비디오 카메라로 혼합 촬영한 것. 즉 일종의 소극장 라이브 실황이 마지막 필모인 것이다. 초라하다면 일견 초라해 보일 수도 있는 마지막이나, 완벽히 노년에 들어선 자크 타티가 주눅들지 않고 여전히 날렵한 몸으로 관객들 앞에서 라이브로 주특기 마임을 선보이고 있는 그 열정을 보고 있노라면 감히 초라함을 생각한 관객이 머쓱해진다. 타티 본인이 서커스 공연 중간 중간 마임을 펼치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젊은 보드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