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의 기억법 (2017)
By 멧가비 | 2017년 12월 28일 |
![살인자의 기억법 (2017)](https://img.zoomtrend.com/2017/12/28/a0317057_5a44bad9ac42c.jpg)
공소시효가 지난 과거의 연쇄살인. 병수는 자신의 과거를 물리적으로 완벽히 묻음과 동시에 치매라는 질병으로 인해 자기 내부에서도 묻게 된다. 뜻하지 않게 살인자의 과거와 완벽히 단절되려는 병수에게, 역시나 뜻하지 않은 마지막 게임이 찾아온다. 병수는 공정하지 못한 게임을 한다. 치매라는 것은 병수의 패를 상대에게 모두 보여주고 시작하게 만드는 페널티로 작용한다. 병수는 관객으로부터도 신뢰받지 못한다. 저 모든 과정이 사실 치매로 인한 망상이진 않을까, 영화는 관객으로 하여금 공통된 한 가지 의혹을 떠올리게끔 유도한다. 그리고 당사자인 병수 역시 같은 의문에 빠진다. 자신에게 다가오는 치매와 싸우는, 자신이 딸을 죽일지 모른다는 내부의 두려움과 싸우는 이야기. 이 과정에서 영화의 호흡은 이따금 환
제럴드의 게임 Gerald's Game (2017)
By 멧가비 | 2017년 11월 16일 |
![제럴드의 게임 Gerald's Game (2017)](https://img.zoomtrend.com/2017/11/16/a0317057_5a0d294ecab9c.jpg)
침대 위에 갇혀버린 제시에게 그 자신의 내면이 말을 걸어온다. 죄책감이나 트라우마, 증오, 분노, 두려움을 대변하는 쪽. 그리고 자기연민과 방어기제를 대변하는 쪽. 해가 달에 가려지듯 그렇게 무의식으로 가려져 있던 언젠가의 기억이 제시를 찾아오면서 공포는 시작된다. 아니, 반대로 문득 찾아온 공포가 제시의 기억을 해방시킨 쪽에 가깝다. 기억을 끄집어내는 건 가끔 전혀 무관한 무언가이기도 하다는 점을 섬세하게 캐치해냈다. 들개의 물리적 공포, 해가 진 이후 나타난 문라이트맨의 오컬트적 공포 등 버라이어티한 호러 구성. 이런 장르적 공포의 끝에 찾아오는 건 제시의 내면에서 스스로 발생한 심리적 압박감이다. 외부에서 찾아온 공포가 결국 내면의 공포를 깨우고, 그 끝에는 착취적인 남성성에 대한 근원적 트라
레고 배트맨 무비 The Lego Batman Movie (2017)
By 멧가비 | 2017년 12월 17일 |
![레고 배트맨 무비 The Lego Batman Movie (2017)](https://img.zoomtrend.com/2017/12/17/a0317057_5a362fceaa5b1.jpg)
한 가지 가정을 하겠는데, 한 무리의 배트맨 팬클럽이 있다. 사회성도 좋고 현실 생활에도 충실한, 그러나 배트맨에 대한 열정 만큼은 뒤지지 않는 건강한 사회인 동호회다. 그들이 모여 파티를 벌인지 시간 쯤, 적당히 취기가 오르자 흥이 난다. 각자 자신이 알고 있는 가장 골때리는 배트맨 조크를 늘어놓기 시작한다. 간혹 배트맨 흉내를 못되게 내며 낄낄대고, 코믹스에서는 다루지 않았던 상상의 설정을 자랑하기도 한다. 그런 배트맨 동호 파티의 내용을 기록해서 영화로 만들면 이런 영화가 나올지도 모른다. 여느 시리즈를 통틀어서도 가장 유능하지만 동시에 가장 못난 배트맨의 등장. 전작 [레고 무비]의 캐릭터를 일부 계승하면서도 현실의 배트맨 팬들이 지적하는 못난 부분들을 한 데 모은 듯 보인다. 지나친 자기
스크림 (2022) / 맷 베티넬리-올핀 + 타일러 길렛
By 기겁하는 낙서공간 | 2022년 3월 12일 |
출처: IMP Awards 어린 시절 충격적인 사실을 알고 집에서 나와 살고 있는 샘(멜리사 바레라)은 고향 마을에서 예전과 동일한 방식의 연쇄살인이 벌어지고 자신의 동생 타라(제나 오르테가)가 죽을 뻔 하자 고향으로 돌아온다. 희생자가 늘어가고 자신 마저도 죽을 뻔 하자 샘은 가면을 쓴 연쇄살인마를 가장 잘 알고 있는 듀이(데이빗 아퀘트)를 찾아간다. 장르 공포물이자 공포영화에 대한 메타 영화라는 독특한 존재가치가 있는 [스크림] 시리즈의 최신작. 과거 후속편과 마찬가지로 시리즈의 전통을 정확하게 계승했고, 최신 공포영화 유행인 원점 회귀와 진지한 경향을 비평 소재이자 각본의 중심으로 삼았다. 여기에 사실상 물러날 나이가 된 원작 시리즈의 주역을 핵심 조연으로 첫번째 편의 무대로 불러와 마무리 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