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방

한량|2017년 5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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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의 방

초록의 방

한량|2017년 5월 10일

늦가을에서 겨울을 지나 봄에 이르기까지. 반 년쯤 흘렀다. 좁다란 골목길을 내달아 집에 다다르면 마음에 평화가 찾아온다. 마음이 산란하고 복잡할 때일수록 더욱 그렇다. 패브릭 종류를 걷어내 세탁기를 돌리고, 분류해 놓은 쓰레기를 모아 현관 앞에 두고 청소기를 꺼낸다. 오 일의 휴가를 보내고 간 게스트는 게스트북에 첫 날과 마지막 날의 감상을 나란히 적어두었다. 새벽녘 작성했다는 마지막 인사에 나는 조용히 켜둔 스탠드와 한 사람을 위한 책상을 상상한다. 그건 쉽게 묘사하기 힘든 감상을 불러일으킨다. 상호 호혜적인 관계. 우리 사이에 합당한 비용이 오고 갔음에도, 서로에게 비용 너머의 고마움을 건넨다. 게스트북을 접고서, 나는 다시 씩씩하게 좁은 집을 돌아다니며 청소기를 민다. 노동의 기쁨, 기쁨의 노동.오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