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어니언 (2022)
By 스폰지, 자신을 미워하지 않다. | 2022년 12월 24일 |
전반부는 대단했다. 코미디와 서스팬스의 호흡이 완벽해서 한 컷 한 컷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양식화된 아름다움이 있었다. 외부와 연락이 끊어진 외딴 별장에서 벌어지는 살인극이란 건 특성상 굉장히 연극적일 수밖에 없는데, 중간중간 눈요기와 개그를 타이밍 좋게 쳐주는 연출력이 탁월해서 닫힌 공간에서의 말장난 놀이라는 느낌이 전혀 없었다. 알고 보면 겨우 네다섯 군데 세트 안에서 열 명 가까운 등장인물들(그것도 한 명을 제외하면 관객들 입장에서 죄다 초면의 캐릭터들이다)이 나누는 대사만으로 진행되는 이야기인데, 마술같은 연출력을 따라가다 보면 노래 한 곡조, 마술쇼 한 번 없이도 한 편의 대규모 뮤지컬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이런 식의 연출 센스와 캐릭터 전달력은 라이언 존슨을 따라갈 감독이 없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