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물이 먹고 싶어 들어간 일본 라멘집에서, 동양인은 나 혼자였다. 오픈 키친 안의 주방장과 서버들부터 손님들까지 모두 포함해서. 아사히였나 삿포로였나, 생맥주를 한 잔 마시며 기다리자니 곧 주문한 라멘이 나왔다. 나는 적당한 고명을 곁들여 야무지게 면을 들어올리며, 이곳에서 젓가락질 제일 잘 하는 사람은 나다. 라는 자신감에 뿌듯해했다. 이것이 나의 글로벌 감각이다. 상대성과 민족성을 전제로 한 초라한 승리. 이를테면, 손재주가 뛰어난 민족이다. 에서 기인한. 여차하면 걸어서 떠날 수 있는 공간을 지니고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정서는 다르지 않을까. 인천으로 향하던 어드메 국도에서, 커다란 표지판을 발견한 적이 있다. 초록색 바탕에 흰 글씨로 쓰여진 흔한 표지판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아시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