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영화 속 두 사람의 연애는 실제로 지지부진 했을 것이다. 때때로 지겹기도 했을 테지. 준호는 게으른데다 무책임 했고, 아영은 안 그랬다지만 상대에게 은근한 눈치를 줬을 것이다. 하나하나 다 실제로 따지고 들면, 둘중 누군가는 다른 상대보다 아주 조금이라도 더 잘못 했을런지도. 하지만 그런 건 지금 와서야 의미가 없다. 이미 둘은 오랜 연애를 끝내고 헤어진 상황 아닌가. 고로 주목해야할 건, 그 둘이 어떤 연애를 했는가가 아니라 이별을 통해 무엇을 돌려 받았나-가 되어야 한다. 이 역시도 짐짓 명징해보이긴 한다. 준호는 한참 어린 연하의 젊은 대학생을 새로운 여자친구로 맞이했고, 끝내 그 거짓에 실망하고 깨어지긴 했어도 아영 역시 잠깐이나마 안정적으로 보였던 젊은 사업가와 연애를 했으니.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