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예민한 편이 아니라는 사실은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2013년 여름, 5주간의 유럽 여행을 하며 그 사실을 다시금 확인했고. 나는 동행자들이 기함할 정도로 어디서든 잘 잤고, 가리지 않고 잘 먹었다. 불쾌한 냄새는 못맡았으며 어느 한 구석도 아프지 않았다. 때문에 반년간의 베트남 생활에 있어서 누구 하나 큰 걱정이 없었다는건 당연하지만 어쩌면 서운하기도 한 일. 심지어 말라리아 예방주사를 맞지 않고 떠났다는 나의 말에 누군가는 하긴- 너는 필요없겠다, 라고 대답했으니 말이다. 어쨌거나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 별 탈 없이(사실 몸이 무거워지는 중이기도 하고) 지내는 것을 보면 서운해할 일도 아니구나, 하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로 오늘은 한 달 동안 이곳 저곳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