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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쿠나마타타 | 2020년 6월 28일 |
나미비아를 여행은 다양한 문화와 여러 이색적인 자연환경이 시시각각 다르게 다가왔다. 현대적인 도시가 있는가 하면 원시부족이 문명과 거리를 둔 채 생활하는 정반대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또한 여러 야생동물과 비현실적인 자연으로카메라를 잠시도 내려 놓을 수 없다. 배낭여행을 하기엔 여러 제약이 많은 나라였지만 그럼에도 매력이 넘친다.
기본정보
국명 : 나미비아 공화국 수도 : 빈트후크(Windhoek)인구 : 250만 명 (세계에서 2번째로 인구밀도가 낮음)언어 : 영어, 아프리칸스어 등 정부 : 대통령제, 공화제통화 : 나미비아 달러(NAD) 종교 : 기독교(80%)시차 : -7시간
주관적 정보
물가
거쳐갔던 아프리카 나라 중에서 물가가 가장 비쌌다. 특히 배낭여행자 입장에서는 더 비싸다고 느껴졌는데 수도 빈트후크와 몇 군데를 제외하곤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대부분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곳이었으니 숙박이나 식당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나미비아에서 3주 이상 여행했는데 하루를 제외하고 전부 텐트를 쳤다.
언어
여러 언어가 사용되고 있지만 공용어가 영어이기 때문에 의사소통에는 크게 문제없었다.
치안
소매치기에 노출되기 쉽다. 도시에서는 항상 주변을 살피고, 밤에는 가급적이면 돌아다니지 말자. 그리고 남아공이나 나미비아에서 렌터카를 이용하는 경우 절대 가방을 안에 놓고 내리면 안 된다. 창문을 깨고 훔쳐가는 도둑이 많다.
여행시기
나미비아라는 지명이 나미브 사막에서 유래한 것처럼 사막이나 메마른 땅이 많은 것이 사실이나 스켈레톤코스트나 높은 지대에서의 밤은 엄청나게 추웠다.
음식
동아프리카에서는 못 들어본 것 같은데 잠비아, 보츠와나, 나미비아 등 남아프리카에 오니 사파리 투어를 '게임 리저브' 혹은 '게임 드라이브'라고 부르고 쿠두, 오릭스, 임팔라 등 야생 동물로 요리한 스테이크를 '게임 스테이크'라고 부른다. 아마 예전에 사냥을 하는 것을 '게임'이라고 했던 것에서 유래하지 않았나 추측해본다. 나미비아를 여행하면서 게임 스테이크를 몇 번 먹어볼 기회가 있었다. 그리고 또 하나 기억나는 건 빈트후크 맥주가 참 맛있었다.
기타
비포장도로가 정말 많다. 빈트후크를 중심으로 동서남북 도로를 제외하고 전부 비포장도로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여행매력도
볼거리 ★★★★☆
친절도 ★★☆☆☆
편의성 ★☆☆☆☆
깨끗하고 현대적인 도시가 몇 군데 있었으나 배낭여행을 하기에는 여러모로 어려운 점이 많았다. 일단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는 게 불가능한 곳이 굉장히 많았고, 오지를 찾아가 여행하려면 렌터카 혹은 돈이 들었다. 게다가 지도에 나와있는 장소를 막상 가보면 마을이 아니라 그냥 주유소나 캠핑장만 달랑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뭐든지 열악했다.
그럼에도 남아프리카 쪽에는 여행자가 많았다. 때문에 빈트후크나 스와콥문트의 숙소나 여행사에서 투어 등을 통해 데드블레이, 에토샤 국립공원 등을 돌아보는 투어를 신청해 갈 수 있다. 아니면 남아공부터 시작해 나미비아, 보츠와나, 잠비아, 짐바브웨를 묶어서 여행하는 방법도 있다.
나미비아는 대부분 비포장도로다
매일 텐트를 치며 여행했다
여행루트
빈트후크에서 렌터카를 타고 출발해 약 2주간 돌았다. 먼저 북쪽으로 이동해 야생 동물을 마음껏 볼 수 있는 에토샤 국립공원을 2박 3일간 둘러보고, 오푸오로 이동해 힘바족과 만났다. 그 후 계속해서 메마른 땅을 달리고, 스켈레톤코스트를 따라 내려오면서 독일풍 도시 스와콥문트에서 도착해 오랜만에 문명을 느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세스리엠으로 이동해 듄45와 데드블레이 지역을 여행하고 빈트후크로 돌아왔다.
[여행루트] 빈트후크 → 워터버그 → 에토샤 → 오푸오 → 스켈레톤코스트 → 스와콥문트 → 듄45
빈트후크
나미비아의 수도이자 최대 도시다. 처음 빈트후크(Windhoek)에 도착했을 때 상당히 깨끗한 거리와 현대적인 도시 분위기에 깜짝 놀랐다. 늦은 밤에 도착해 숙소를 찾아 1시간가량 걸었는데 치안이 마냥 좋은 건 아니라 밤에 돌아다니는 건 그리 좋은 생각이 아니다. 당시에는 잘 몰랐는데 그다음 날 숙소 가드가 빈트후크는 위험하니 조심하라고, 그것도 대낮에 일러줘서 알게 되었다.
독일식 건물이 남아있는 빈트후크
숙소
남아공과 가까워서인지 여행자들이 꽤 있고, 그런 여행자들을 위한 숙소가 여럿 있었다. 배낭여행자를 위한 숙소도 있었는데 내가 갔던 곳은 카멜레온 백팩커였다. 맨 땅에 텐트를 쳐서 도미토리 상태가 어떤지 자세히 보진 않았지만 수영장도 있고, 주방도 깔끔해 시설은 만족스러웠다.
볼거리
주로 중심지만 돌아다니기 때문에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인구밀도에 비해 빈트후크가 넓지만 여행자는 인디펜던스 애비뉴(IndipenIndependence Ave)를 벗어날 일이 없다. 1900년 초에 지어진 독일식 교회(Christuskirche)는 나미비아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이자 빈트후크의 랜드마크다. 언덕 위에 있어 쉽게 눈에 띄며 거의 무조건 가게 된다. 맞은편에는 독립 박물관이 있다.
나미비아의 대표적인 특산품인 다이아몬드 세공하는 것을 구경할 수 있는 곳도 있다. 그리고 기념품에 관심이 있으면 거리에 있는 여러 기념품 가게에 들어가도 좋으나 시장처럼 구경하기 좋은 크래프트마켓(Craft Martket)에 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큰 쇼핑몰인 원힐(Wernhil)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다.
Christuskirche는 독일어로 '그리스도 교회'라는 뜻이다
빈트후크 시내
워터버그 플래토
빈트후크에서 B1도로를 타고 북쪽으로 가다 C22도로 접어들면 워터버그 플래토(Waterberg Plateau National Park)가 나온다. 빈트후크에서 벗어난 지 오래되지 않아 도로 사정이 매우 양호했다. 가는 길에 주변에 비해 평평하게 솟은 독특한 형태의 지형을 확인할 수 있다.
멀리서 바라본 워터버그 플래토
숙소
워터버그 캠핑장(Waterberg Camp)에서 텐트를 쳤다. 다른 나라에서처럼 주변에 식당이 있을 리 만무하다. 캠핑장 내 그럴듯해 보이는 식당에 가보니 부페나 정식 메뉴만 있길래 다른 건 필요 없고 메인 요리만 먹을 수 있냐고 물어보니 한참을 고민하다 내줬다.
게임 스테이크(쿠두)
볼거리
캠핑장에서 게임 드라이브를 신청해서 돌아보는 방법도 있고, 가벼운 등산도 있다. 어차피 에토샤 국립공원을 갈 생각이었기 때문에 나는 아침에 산을 오르는 것으로 만족했다. 산을 오르내리는 동안 야생 동물을 쉽게 볼 수 있다.
워터버그 플래토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면 탁 트인 경치가 눈에 들어온다
몽구스 무리
에토샤 국립공원
많은 여행자들이 찾는 에토샤 국립공원(Etosha National Park)은 나미비아에서 두 번째로 큰 국립공원이다. 렌터카를 타고 돌아볼 수 있으며 다양한 동물을 쉽게 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인데 규모가 어찌나 큰지 하루, 이틀 만에 볼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에토샤 국립공원
기린과 얼룩말은 흔하게 볼 수 있다
숙소
에토샤 국립공원 내에는 오카우쿠에호(Okaukuejo), 할랄리(Halali), 나무토니(Namutoni), 이렇게 3군데의 캠핑장이 있다. 차를 타고 이동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거점으로 삼게 되는 곳이기도 하다. 텐트를 칠 수 있지만 거의 맨땅이나 다름없다. 각 캠핑장에는 동물을 관찰할 수 있는 장소가 있다.
할랄리 캠핑장의 식당
할랄리 캠핑장 뒤에 야생 동물을 관찰할 수 있는 장소가 있다
나무토니 캠핑장 뒤에서는 코끼리를 봤다
볼거리
광활한 자연과 야생동물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아프리카에서 사파리를 할 때면 생각만큼 동물을 보기가 어려울 때도 많고, 사진을 찍기도 쉽지 않다. 그런데 에토샤 국립공원에서는 인공적으로 만들어 놓은 못(Waterhole)에 동물이 모여 물을 마시기 때문에 관찰하기가 상대적으로 쉬웠다. 대게 이 못의 위치를 따라 이동하는 식으로 여행을 하게 된다. 물론 캠핑장에서 별도의 투어(나이트 사파리 등)를 할 수 있다. 한 가지 아쉬웠던 건 사자도 있다고 하는데 꼬리도 구경 못 했다.
쿠두 무리
스프링복
타조
2박 3일간 돌아본 에토샤 국립공원
오푸오
오푸오(Opuwo)는 빈트후크와는 정반대 분위기로 문명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도시였다. 메마른 땅 위에 겨우 붙들린 건물도 그랬지만 무엇보다 거리를 활보하고 다니는 독특한 부족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마트에 들어가면 옷을 반쯤 벗고 있는 힘바족에 눈길이 가지 않을 수가 없었고, 화려한 의상의 헤레로족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오푸오 거리
숙소
시내에도 몇 군데의 숙소가 있지만 언덕 위에 있는 오푸오 컨트리 롯지(Opuwo Country Lodge)로 갔다. 당연히 배낭여행자 입장에서는 방은 너무 비싸 텐트를 치고 지냈다. 비록 맨 땅에 텐트를 치고 지냈지만 시설이 깨끗하고 나름 고급스러워 마음에 들었다. 수영장도 있어 휴식을 취하기 딱이었다.
오푸오 컨트리 롯지
나미비아에서 텐트는 필수였다
가이드 투어
오푸오 시내에도 여러 부족을 쉽게 볼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가장 쉽고 확실한 방법은 가이드 투어(Kaoko Info Centre)로 지역의 대표적인 부족인 힘바족은 물론이고, 헤레로족, 젬바족을 가이드와 함께 찾아가 그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다. 독특한 의상의 헤레로족도 신기했지만 아무래도 붉은색 피부를 드러낸 원시부족 형태의 힘바족에게 더 관심이 가서 힘바족 마을만 찾아갔다.
가이드와 약속을 잡은 뒤 힘바족 마을을 같이 가게 된다. 힘바족 마을로 가기 전에 슈퍼에 들러 약간의 선물(?)을 사게 된다. 옥수수 가루, 식용유, 빵 등 가이드가 알아서 골라주기 때문에 따라다니면서 집으면 된다. 가이드 안내로 힘바족 마을에 도착하면 먼저 족장님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허락을 받는다. 다행히 족장님이 허락을 하면 마을을 둘러보며 사진도 찍고, 가이드의 통역을 도움으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렌터카 없이 힘바족 투어에 참여할 수 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힘바족
태양이 강렬하고 메마른 땅 위에 살고 있어 항상 그늘진 곳에서 생활한다
힘바족 마을
마냥 신난 아이들과
주의사항
거리에서는 사진을 아예 찍지 않았다. 일단 여러 부족이 몰려 있는 곳이라 관심이 생겼지만 반쯤 벗고 있는 부족의 모습을 보고 선뜻 카메라를 들이대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진을 찍을 생각이 없더라도 외국인을 보면 일단 돈부터 달라고 한다. 돈을 주거나 사람들과 친해진 뒤 사진을 찍는 건 상관없겠지만 허락받지 않고 오푸오 거리에서 사진을 찍으면 격하게 거부할 것이다.
페트리파이드 포레스트
페트리파이드 포레스트(Petrified Forest)는 까마득한 오래전에 묻힌 나무가 화석이 되어 지표면에 드러난 것을 볼 수 있는 곳으로 C39 도로를 달리다 보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다만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몇 군데가 보이기 때문에 잘 찾아가야 한다.
거대한 나무
돌처럼 단단해진 나무
트위펠폰테인
페트리파이드 포레스트 부근에 있는 트위펠폰테인(Twyfelfontein)으로 가면 수렵하던 원시부족이 새긴 것으로 추정되는 암각화가 있다. 선명하진 않더라도 어떤 동물인지 명확하게 알 수 있으며 여기에서 가장 유명한 그림은 사자가 있는 라이온맨이다.
트위펠폰테인
라이온맨
숙소
주변을 둘러보면 온통 사막이지만 의외로 럭셔리해 보이는 숙소가 몇 군데 있다. 숙박은 하지 않았지만 트위펠폰테인 컨트리 롯지(Twyfelfontein Country Lodge)는 시설이 깨끗한 건 둘째치고 수영장이나 인공폭포를 보고 있자니 너무 이질적이었다.
트위펠폰테인 컨트리 롯지
스켈레톤코스트 국립공원
스켈레톤코스트(Skeleton Coast)는 과거 아프리카를 항해를 하던 포르투갈 선원들에게 '지옥의 문'이라고 불릴 정도로 사람의 발길을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 지금도 강풍과 함께 몰아치는 파도, 안개 그리고 생기가 없는 사막을 바라보면 변함이 없는 것 같다.
사막과 바다
스켈레톤코스트
볼거리
① 케이프크로스
물개 서식지로 유명하다. 정말 엄청나게 많은 물개를 볼 수 있다. 처음에는 신기했지만 물개가 너무 많아서 징그러울 정도였고, 냄새도 지독했다. 심지어 바다에 떠 있는 수많은 검은색 무언가가 전부 물개였다.
이렇게 많은 물개를 본 적이 없다
파도를 즐기고 있는 물개들
물개 냄새가 정말 지독하다
② 난파된 배
군데군데 난파된 배나 동물의 뼈를 쉽게 볼 수 있다. 심지어 하늘에서 보면 사막 모래에 묻힌 배도 확인할 수 있다.
스켈레톤코스트라는 이름답게 동물의 뼈가 많다
난파된 배
스와콥문트
스와콥문트(Swakopmund)는 나미비아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다. 아직도 곳곳에는 독일식 건물이 많이 남아있어 유럽에 온 듯한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바다가 있고, 도시를 벗어나면 커다란 모래 언덕이 있어 여행자를 부르는 휴양도시로 유명하다. 바로 아래 도시 왈비스베이(Walvis Bay)와 가까우며 나미브 사막을 여행하기 전 거점 도시이기도 하다.
스와콥문트
독일식 건물이 모여 있어 유럽에 온 것 같다
숙소
짧게 머물렀지만 시내에 배낭여행자를 위한 숙소가 꽤 있다고 한다. 빈트후크와 더불어 배낭여행자들이 많아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내가 갔던 곳은 스켈레톤비치 백팩커(Skeleton Beach Backpackers)였는데 중심지에서 살짝 떨어져 있지만 주차공간이 있고, 시설도 나쁘지 않았다.
볼거리
스와콥문트에서 오래 머물지 않았고 어떤 투어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세히는 모르지만 많은 것들을 할 수 있다고 한다. 물에서 즐길 수 있는 돌고래 투어나 카약킹, 서핑 등은 물론 스카이다이빙이, 사막을 4륜바이크를 타고 돌아보는 여행 등 다양한 즐길거리가 있다.
스와콥문트 다리(연결된 다리는 아니고 방파제처럼 바다로 나와있다)
도시를 벗어나자마자 사막이 반긴다
세스리엠
나미비아 여행의 하이라이트 역시 나미브 사막이라 할 수 있다. 스켈레톤코스트 역시 나미브 사막의 일부지만, 대부분 왈비스베이 아래에 있는 거대한 사막지대를 생각한다. 많은 여행자들은 메마른 땅이지만 경이로운 자연의 일부를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이곳, 세스리엠(Sesriem)을 찾는다.
세스리엠
거대한 모래언덕
숙소
스와콥문트에서 늦게 출발해 세스리엠까지 갈 수 없어 솔리테어(Solitaire)에서 하루를 보냈다. 솔리테어에는 주유소와 캠핑장 그리고 빵집이 있어 여러 먹거리를 살 수 있었다. 세스리엠(Sesriem)에 도착하면 꽤 많은 숙소가 보이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나는 소서스블레이 롯지(Sossusvlei Lodge)에서 캠핑을 했다. 사막 한 가운데라서 그런지 모래가 참 많다.
계속 비포장도로를 달려야 한다
솔리테어
소서스블레이 롯지
볼거리
① 듄45
세계에서 가장 큰 모래언덕인 듄45(Dune 45)는 여행자들 사이에서 인기다. 이른 아침에 많은 이들이 모여 이 모래언덕을 오르기 시작한다. 푹푹 빠지는 모래라 올라가는데 꽤 힘들다. 정상에 앉아 땀을 식히며 일출을 보고, 그 후 한참 동안 주변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들뜬다.
듄45에 올라 일출을 기다리는 사람들
발이 푹푹 빠지는 모래라 생각보다 힘들다
듄45에서 바라본 주변 경치
듄45
② 데드블레이
듄45를 지나 달리다 보면 4륜차만 접근할 수 있는 모래밭이 나온다. 여기서 아무 생각이 없이 내려서 걸었는데 그게 아니라 더 달리면 주차장이 나온다. 여기서부터는 아예 일반 차로 접근할 수 없는 곳이라 트럭을 타고 소서스블레이(Sossusvlei)로 가게 된다. 소서스블레이에는 갑작스런 사막화로 죽어버린 나무들, 그러니까 나미비아 사진에서 절대 빠지지 않는 데드블레이(Deadvlei)를 볼 수 있다.
사막에도 나무가 있다
차를 타고 가야 하는데 발이 푹푹 빠지는 이 길을 걸어갔다
소서스블레이 가는 길
여행기
여행 578일차, 나미비아 로드트립 Part 1
여행 581일차, 나미비아 로드트립 Part 2
여행 586일차, 나미비아 로드트립 Part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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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쿠나마타타 | 2020년 6월 19일 |
아프리카를 여행하는 대부분의 여행자가 그냥 지나치는 말라위(Malawi)는 주변국에 비해 작고, 내륙에 위치한 가난한 국가다. 또한 여행자를 사로잡을 만한 대단한 관광지가 있는 것도 아니니 굳이 여행을 권하기도 어렵다. 이런 나라에서 뭘 볼 수 있을까 생각되지만 여행자에게 친근하게 다가오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단지 보고, 즐기는 것만이 여행의 전부가 아님을 깨닫게 된다. 말라위는 흔히 '아프리카의 따뜻한 마음'이라 불린다.
말라위는 아프리카 내에서도 최빈국에 속한다. 흔히 세계 최빈국으로 소말리아, 남수단 등을 꼽는데 이들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내전으로 인해 정확한 통계를 잡지 못해 GDP를 어림잡는 것과 비슷하다는 얘기니 얼마나 열악한지 짐작할 수 있다. 실제 어느 정도 수준이냐면, 한 달 말라위 사람들의 평균 임금이 24달러에 불과했다.
아래 여행 정보라고 하지만 말라위라서 사실 이렇다 할 내용이 없다.
기본정보
국명 : 말라위 공화국수도 : 릴롱궤(Lilongwe)인구 : 1,900만 명언어 : 영어, 체와어정부 : 공화제, 대통령중심제통화 : 말라위 콰차(MWK)종교 : 기독교(80%), 이슬람교시차 : -7시간
주관적 정보
물가
물가는 매우 저렴한 편이다. 도시가 아니라면 2~3달러짜리 숙소에서 지내기도 했고, 현지인이 가는 식당에서는 1달러 미만으로 한 끼를 해결하기도 했다. 한편으론 쾌적한 환경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치안
치안이 좋다, 안 좋다 말하기 어렵지만 확실한 건 다른 나라에 비해 친근한 사람들이 많았다. 대게 사진 찍히는 것을 싫어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상하게 말라위에서는 "므중구 포토!"라며 얼른 찍어보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작은 동네나 시골에서는 약간 안심해도 괜찮지 않을까. 그러나 어느 나라든 도시에서는(특히 아프리카, 남미) 소매치기나 강도를 조심하는 게 좋다.
신발은 없어도 웃음은 가득했던 아이들
이발소 앞 순박한 사람들
여행시기
2월이었지만 덥다. 말라위 사람들의 생활터전인 호수를 항상 거치게 되어 있고. 환경이 그리 좋지 못하니 말라리아에 노출되기 쉽다. 말라리아에 걸리면 이제 죽는가 보다, 말이 절로 나온다. 내가 걸려봤다.
언어
첫날 현지인에게 들은 바로는 말라위에는 지역에 따라 10개가 넘는 언어가 통용되고 있어 서로 소통하려면 영어로 해야 한다고 한다. 그러니까 영어가 광범위하게 통용된다는 말이기도 한다.
음식
주로 밥이나 시마를 주로 먹게 된다. 시마는 옥수수 가루로 만든 떡처럼 생긴 음식인데 아프리카를 여행하게 되면 자주 먹게 된다. 나라마다 우갈리, 시마, 포쇼 등으로 부르는 이름이 다르다.
환율
여행 당시 1,500콰차는 약 2달러였다.
기타
말라위 국토의 1/3이나 차지하고 있는 말라위 호수는 이들의 삶 그 자체다. 이 거대한 말라위 호수에서는 멸치처럼 작은 생선을 낚을 수 있는데 이것을 말려서 먹는다. 자원이 거의 없는 가난한 내륙 국가에서 유일하게 얻을 수 있는 귀중한 선물이랄까.
짭조름한 맛만 나면 완전 멸치
여행매력도
볼거리 ★☆☆☆☆
친절도 ★★★★☆
편의성 ★☆☆☆☆
다른 도시로 이동할 때 몇 시간 기다리는 경우가 허다했다. 미니버스는 가끔 다니나 사람을 꽉 채우려고 동네를 한 바퀴 돌거나 자주 정차했고, 겨우 출발해도 너무 느려 가까운 거리도 이동하는데 하루를 까먹었다. 관광지라고 할만한 곳도 별로 없지만 막상 찾아가도 제대로 된 안내나 편의시설을 기대할 수 없었다. 매일 오지를 여행하는 기분이었다. 호수 근처에는 나름 괜찮은 숙소가 있었지만 작은 마을의 싸구려 숙소의 경우(2~3달러짜리) 상당히 열악해 깨끗한 환경이 중요하다면 힘겨운 여행이 될 수 있다.
말라위에서 거의 1달 여행했는데 막판에 말라리아 걸려 죽을뻔했다.
미니버스는 항상 정원보다 더 많은 사람이 탄다
비자
당시 난 탄자니아 수도 다르에스살람에서 100달러나 주고 말라위 비자를 발급받았으나 어떤 사람은 국경에서 도착 비자로 쉽게 발급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비자의 경우 매번 달라져서 미리 대사관이나 현지에서 정보를 취득하는 게 좋다.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에서 말라위 비자 받기
여행루트
탄자니아를 통해 입국한 뒤 북쪽에서 남으로 계속 내려갔다. 호수 주변에 볼거리가 있지 않을까 싶어 은카타베이, 센가, 몽키베이를 거쳤으며 블랜타이어로 가기 전 옛 수도인 좀바를 잠시 들렸다. 말라위 비자가 거의 끝나갈 시기에 수도인 릴롱궤로 이동해 며칠 지낸 뒤 잠비아로 나갔다. 볼거리가 많지 않고, 환경이 열악해 몇 군데는 과감히 지나쳐도 상관이 없어 보인다.
[여행루트] 잔지바르 → 다르에스살람 → 음베야 → 투쿠유 → 카롱가 → 치팀바 → 음주주
[여행루트] 음주주 → 은카타베이 → 은코타코타 → 센가 → 케이프맥클레이어
카롱가
탄자니아에서 국경을 넘은 후 북부의 카롱가(Karonga)를 가장 먼저 가게 되었다. 여행지로 뭔가를 기대하고 찾아간 것은 아니고, 그저 음주주까지 한 번에 가기엔 너무 멀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국경을 넘은 후 12인승 밴(미니버스)은 20명을 태울 때까지 출발하지 않아 카롱가까지 무려 4시간이나 걸렸다. 참고로 국경에서 카롱가까지는 고작 48km밖에 되지 않는다.
카롱가 중심 거리
카롱가의 주변 풍경
숙소
아무런 정보가 없으니 배낭을 메고 1시간 넘게 걸어 다니며 숙소를 찾아야 했다. 적당한 곳이 눈에 띄지 않아 외곽을 향해 걷던 도중 토카토카 게스트하우스 간판을 보고 들어가 확인해 보니 1,500콰차(약 2달러)라고 해서 그냥 지냈다. 그냥 밖에서 자는 것보다 조금 나은 수준의 방이었다. 선풍기도 있었다.
말라위에서 2달러짜리 방은 대개 이렇다
볼거리
이런 작은 동네(나름 북부의 도시)에 특별한 볼거리가 있을 리가 없다. 이곳에서 공룡 화석이 발견되었는지 박물관(Cultural Center and Museum Karonga)이 하나 있는데 너무 작고, 허접해 보여서 1,000콰차였음에도 들어가지 않았다. 중심부에는 놀랍게도 중국인이 운영하는 마트가 있다.
공룡 박물관이라고는 하지만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
리빙스토니아
동아프리카, 남아프리카 지역에는 19세기 영국인 선교사이자 탐험가인 데이비드 리빙스톤의 이름을 쉽게 들을 수 있다.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바로 빅토리아 폭포인데 당시 폭포를 발견한 리빙스톤이 영국의 여왕 빅토리아의 이름을 따서 지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말라위 역시 리빙스톤의 발자취를 찾을 수 있는데 카롱가와 음주주 사이에 그의 이름을 딴 마을 리빙스토니아(Livingstonia)가 있다.
볼거리
① 리빙스토니아
리빙스토니아를 가는 방법은 콘도웨(Khondowe) 마을에서 리빙스토니아 방향으로 올라가면 된다. 그런데 막상 도착하고 보니 어떤 교통편도 없고 오로지 비포장도로만 보일 뿐이었다. 이미 점심시간을 훌쩍 넘긴 터라 근처 하루를 보낼 곳을 찾기로 하고, 다음날 아침 만난 헝가리 여행자와 함께 트럭 뒤에 타고 올라갔다. 아래 마을은 정말 시골 중에 시골처럼 보이는데 리빙스토니아는 벽돌로 만든 집이 많고, 병원도 있고, 박물관도 있어 인상적이었다. 백인들이 여기에 집을 짓고 생활했다는 게 신기했다.
리빙스토니아로 가는 길
리빙스토니아로 올라가는 트럭을 타고 가야 했다
리빙스토니아 병원
② 만체웨 폭포
말라위에서 가장 높다고 하는 만체웨 폭포(Manchewe Falls)가 있다. 과거 흑인 노예들이 이곳으로 도망쳐 숨었다고 한다. 폭포 가까이 가면 어떤 안전장치도 없어 미끄러질까 겁났다. 입장료는 500콰차다.
만체웨 폭포
멀리 말라위 호수가 보인다
음주주
음주주(Mzuzu)는 말라위에서 3번째로 큰 도시지만 역시 특별히 볼거리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이 운영하는 숙소가 너무 깨끗하고 좋아 며칠간 머물게 되었다. 시장에 나가 점심을 먹거나, 동네를 한 바퀴 돌아보는 것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음주주 중심에 있는 숍라이트
시장 구경
숙소
음주주에는 놀랍게도 한국인이 운영하는 조이플레이스(Joy's Place)가 있는데 오랜만에 아주 깨끗한 숙소에서 지낸다는 게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 없었다. 밖에서 먹는 것보다는 조금 비싸지만 식당도 겸하고 있어 가끔 맛있게 먹었다. 강아지도 있다!
깨끗하고 편안했던 조이플레이스
은카타베이
은카타베이(Nkhata Bay)는 음주주에서 50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작은 마을이다. 호수 근처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경치가 좋고, 여유로운 분위기에 이끌려 외국인 여행자들이 찾아가는 곳이다.
은카타베이
가는 방법
음주주 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타는 방법도 있지만 쉐어택시를 이용하는 방법도 괜찮다. 4~5명이 모이면 바로 출발한다.
숙소
몇 군데의 숙소가 있는데 나는 남쪽 언덕 위에 있는 마요카 빌리지(Mayoka Village)에서 지냈다. 처음 부른 가격은 꽤 비쌌지만 흥정을 통해 꽤 저렴하게 지냈으며 시설도 괜찮아 만족스러웠다. 식당을 겸하고 있는데 당연히 마을보다 비싸다. 언덕 위에 있어 마을로 왔다 갔다 하기가 귀찮아 저녁에는 어쩔 수 없이 이용하기도 했다.
볼거리
호수에 왔으니 당연히 카누를 타거나 다이빙을 하는, 호수와 연관된 여러 가지를 할 수 있다.
호수 주변을 둘러보는 데이투어
은카타베이 중심지
주의사항
만약 말라위 호수에 들어갈 생각이 있다면 꼭 기생충 약을 먹어야 한다. 호수에는 주혈흡충증을 유발하는 기생충이 있어 외국인 여행자는 치명적일 수 있다. 그리 비싸지도 않으니 호수에 들어간 이후라면 잊지 말고 복용하자. 사실 호수에 들어가지 않는 게 더 좋다.
은코타코타
은카타베이에서 출발하면 하루 만에 센가에 도착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말라위를 너무 쉽게 생각했다. 5시간 동안 달려 고작 은코타코타(Nkhotakota)라는 전혀 예상치 못한 장소에 도착한 것이다. 살리마로 가는 미니버스는 언제 출발하냐고 물었지만 이제 곧 출발한다고만 할 뿐, 손님은 딱 1명이었다. 분명 손님을 다 태울 때까지 출발하지 않을 것 같아 더 이동하지 않았다. 해가 떨어진 다음에 어딘가에 도착하는 것보다는 아무데서나 하루 보내고 다음날 아침 일찍 출발하는 게 낫겠다는 판단이었다. 눈앞에 보이는 숙소로 찾아가 바로 체크인했다. 3달러짜리 숙소였으니 상태는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아무데나 들어갔던 숙소의 상태
해가 질 무렵 은코타코타
센가
센가(Senga)는 은카타베이와 비슷한 유명한 관광지일 줄 알았는데 정말 외딴곳의 시골마을이었다. 외국인이라고는 나 혼자뿐이었다. 살리마에 도착해서는 센가로 가는 미니버스가 보이지 않아 배달 가는 차를 잡아타고 갔다.
가끔 말라위에 바다가 있다는 착각을 하게 된다
센가
숙소
지도에 나와있던 무파사 백팩커스 롯지(Mufrasa Beach Lodge)로 갔다. 일반 호스텔처럼 도미토리가 있고, 식당도 겸하고 있어 어렵지 않게 센가에서 지낼 수 있었다. 다만 손님은 없었다. 근처에 숙소가 몇 군데 있으니 둘러보고 결정해도 될 것 같다.
무파사 백팩커스 롯지
볼거리
센가에서는 그저 현지인들의 생활을 들여다보는 게 전부였다. 호수에서 빨래를 하고, 그물을 손질하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나마 조금 특별했던 것은 마을에 생선을 대량으로 말리는 터가 있는데 이곳에 가면 친근한 사람들과 몇 마디 주고받을 수 있다.
호수에서 잡은 생선을 말리는 작업
사진 찍는 게 조심스러워 말을 걸었더니 친절하게 답해줬다
만선을 꿈꾸며
빨래하는 아이들
케이프맥클리어
은카타베이와 더불어 그나마 외국인 여행자가 많이 찾는 곳이 몽키베이(Cape Maclear)다. 호수 주변으로 꽤 많은 숙소가 자리 잡고 있지만 이곳 역시 어느 시골마을 느낌이다.
케이프 맥클리어
가는 방법
어떻게 갔는지 기억도 안 날 정도로 힘들었다. 살리마까지는 미니버스를 타면 금방인데 그 이후는 히치하이킹, 이상한 버스, 트럭 뒤에 짐짝처럼 실려가기 등등 무려 7시간이나 걸렸다. 일단 몽키베이(Monkey Bay) 방향으로 가다 케이프맥클리어로 간다고 하면 아무거나 잡아탔다.
짐짝처럼 이동
숙소
숙소가 꽤 많아 몇 군데 골라서 찾아볼 수 있다. 난 상태가 좀 더 괜찮아 보이던 팻 몽키 롯지(Fat Monkeys Lodge)로 들어갔다. 깨끗한 시설에 도미토리도 있었다. 가격은 10달러였는데 흥정을 시도하기도 전에 깎아준다고 했다. 손님이 없긴 없나 보다.
조금 비싸지만 식당과 바가 있다
볼거리
여기서도 어떤 볼거리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시장을 구경하고, 순박한 마을 사람들을 만났던 게 전부였다. 여행자가 북적이는 휴양지 느낌을 기대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케이프맥클리어 마을
장난꾸러기 아이들
케이프맥클리어 시장
좀바
좀바(Zomba) 역시 작은 도시지만, 과거 식민지 시절 말라위의 수도였던 곳이다.
좀바 메인도로
숙소
아무런 정보도 없이 도착하고 보니 숙소 찾는데 꽤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 도로 근처에는 숙소가 보이지 않았고 골목길이나 언덕을 올라가야 해서 배낭을 메고 한참 돌아다녔다. 나름 괜찮아 보이던 파카치어 백팩커스(Pakachere Backpackers & Creative Centre)는 가격이 비싸다고 생각해 다른 곳을 찾아봤는데 마땅한 곳이 없고, 해가 지기 시작해 처음 봤던 곳으로 돌아갔다. 다른 나라에서 10달러는 저렴한 숙소인데 왠지 말라위에서는 너무 비싸게 느껴졌나 보다.
파카치어 백팩커스
볼거리
좀바 내에서는 고작해야 시장을 둘러보는 정도가 전부지만 대부분의 여행자는 고원으로 향한다. 당시에는 그냥 만만하게 생각하고 걸어서 올라가면 되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좀 멀다. 차를 타고 올라간 후 고원에서 걸어 다니는 편이 훨씬 좋아 보인다. 고원에 올라가면 댐이나 폭포 등을 볼 수 있다. 한 바퀴 돌기엔 시간이 너무 모자라 해가 지기 전에 내려왔고, 내려올 때는 히치하이킹을 했다.
만만히 봤는데 경사가 꽤 가파르다
댐
고원에 있던 나름 고급스런 호텔
블랜타이어
말라위 제 2의 도시인 블랜타이어(Blantyre)다. 다른 나라의 대도시와 비교하면 역시 규모가 그리 크지 않다.
큰 도시라고는 하지만 그리 복잡하지 않다
가는 방법
M3도로에서 블랜타이어 방향으로 걷다 보면 주유소가 보이는데 그곳에 미니버스가 있었다. 처음에는 1,500콰차를 불렀지만 역시 1,200콰차로 흥정이 가능했다.
볼거리
대도시 치고는 볼거리가 거의 없었다. 우연히 사진에서 봤던 성 미카엘과 모든 천사들의 교회(St.Michael's and All Angels Church)도 가봤는데 특별하진 않았다.
성 미카엘과 모든 천사들의 교회
릴롱궤
릴롱궤(Lilongwe)는 말라위 수도답게 규모가 크지만 도시가 쇼핑센터 기준으로 여러 구역으로 나뉘어 있는 느낌을 받아 이상했다. 쇼핑센터만 보면 도시인데 약간만 벗어나도 영락없는 시골이었다.
쇼핑센터만 보면 도시가 맞다
가는 방법
블랜타이어에서 릴롱궤로 가는 방법은 악사 버스(Axa Bus)를 타면 아주 쉽고 편하다. 여태껏 타고 다녔던 미니버스와는 차원이 다른 버스로 깨끗하고, 출발시간도 잘 지킨다. 빵과 음료도 준다.
말라위에서는 상상하지 못했던 버스
잠비아로 가는 방법
다른 곳에도 버스 회사가 있는지 잘 모르겠는데 난 구 시가지(1구역)의 시장 한복판에서 버스를 예약하고, 탔다.
루사카행 버스(Kob's Bus)
숙소
성 베드로 교회에서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에서 지냈다. 빵과 계란 정도지만 아침을 주고, 손님이 없어 도미토리를 혼자 썼다. 근처 쇼핑센터까지 걸어서 약 15분 정도 걸린다.
물란제산 트레킹
가보지 않은 곳이라 딱히 아는 게 없다. 그럼에도 말라위 최고봉(3,000미터)이라 여행자들 사이에서는 트레킹 장소로 유명하다. 사진으로는 남아공 케이프타운에 있는 테이블마운틴과 비슷해 보인다.
여행기
여행 524일차, 아프리카 최빈국 말라위에서 여행하는 기분이 들다
여행 539일차, 말라위 '아프리카의 따뜻한 마음'
By
하쿠나마타타 | 2020년 6월 19일 |
아프리카를 여행하는 대부분의 여행자가 그냥 지나치는 말라위(Malawi)는 주변국에 비해 작고, 내륙에 위치한 가난한 국가다. 또한 여행자를 사로잡을 만한 대단한 관광지가 있는 것도 아니니 굳이 여행을 권하기도 어렵다. 이런 나라에서 뭘 볼 수 있을까 생각되지만 여행자에게 친근하게 다가오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단지 보고, 즐기는 것만이 여행의 전부가 아님을 깨닫게 된다. 말라위는 흔히 '아프리카의 따뜻한 마음'이라 불린다.
말라위는 아프리카 내에서도 최빈국에 속한다. 흔히 세계 최빈국으로 소말리아, 남수단 등을 꼽는데 이들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내전으로 인해 정확한 통계를 잡지 못해 GDP를 어림잡는 것과 비슷하다는 얘기니 얼마나 열악한지 짐작할 수 있다. 실제 어느 정도 수준이냐면, 한 달 말라위 사람들의 평균 임금이 24달러에 불과했다.
아래 여행 정보라고 하지만 말라위라서 사실 이렇다 할 내용이 없다.
기본정보
국명 : 말라위 공화국수도 : 릴롱궤(Lilongwe)인구 : 1,900만 명언어 : 영어, 체와어정부 : 공화제, 대통령중심제통화 : 말라위 콰차(MWK)종교 : 기독교(80%), 이슬람교시차 : -7시간
주관적 정보
물가
물가는 매우 저렴한 편이다. 도시가 아니라면 2~3달러짜리 숙소에서 지내기도 했고, 현지인이 가는 식당에서는 1달러 미만으로 한 끼를 해결하기도 했다. 한편으론 쾌적한 환경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치안
치안이 좋다, 안 좋다 말하기 어렵지만 확실한 건 다른 나라에 비해 친근한 사람들이 많았다. 대게 사진 찍히는 것을 싫어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상하게 말라위에서는 "므중구 포토!"라며 얼른 찍어보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작은 동네나 시골에서는 약간 안심해도 괜찮지 않을까. 그러나 어느 나라든 도시에서는(특히 아프리카, 남미) 소매치기나 강도를 조심하는 게 좋다.
신발은 없어도 웃음은 가득했던 아이들
이발소 앞 순박한 사람들
여행시기
2월이었지만 덥다. 말라위 사람들의 생활터전인 호수를 항상 거치게 되어 있고. 환경이 그리 좋지 못하니 말라리아에 노출되기 쉽다. 말라리아에 걸리면 이제 죽는가 보다, 말이 절로 나온다. 내가 걸려봤다.
언어
첫날 현지인에게 들은 바로는 말라위에는 지역에 따라 10개가 넘는 언어가 통용되고 있어 서로 소통하려면 영어로 해야 한다고 한다. 그러니까 영어가 광범위하게 통용된다는 말이기도 한다.
음식
주로 밥이나 시마를 주로 먹게 된다. 시마는 옥수수 가루로 만든 떡처럼 생긴 음식인데 아프리카를 여행하게 되면 자주 먹게 된다. 나라마다 우갈리, 시마, 포쇼 등으로 부르는 이름이 다르다.
환율
여행 당시 1,500콰차는 약 2달러였다.
기타
말라위 국토의 1/3이나 차지하고 있는 말라위 호수는 이들의 삶 그 자체다. 이 거대한 말라위 호수에서는 멸치처럼 작은 생선을 낚을 수 있는데 이것을 말려서 먹는다. 자원이 거의 없는 가난한 내륙 국가에서 유일하게 얻을 수 있는 귀중한 선물이랄까.
짭조름한 맛만 나면 완전 멸치
여행매력도
볼거리 ★☆☆☆☆
친절도 ★★★★☆
편의성 ★☆☆☆☆
다른 도시로 이동할 때 몇 시간 기다리는 경우가 허다했다. 미니버스는 가끔 다니나 사람을 꽉 채우려고 동네를 한 바퀴 돌거나 자주 정차했고, 겨우 출발해도 너무 느려 가까운 거리도 이동하는데 하루를 까먹었다. 관광지라고 할만한 곳도 별로 없지만 막상 찾아가도 제대로 된 안내나 편의시설을 기대할 수 없었다. 매일 오지를 여행하는 기분이었다. 호수 근처에는 나름 괜찮은 숙소가 있었지만 작은 마을의 싸구려 숙소의 경우(2~3달러짜리) 상당히 열악해 깨끗한 환경이 중요하다면 힘겨운 여행이 될 수 있다.
말라위에서 거의 1달 여행했는데 막판에 말라리아 걸려 죽을뻔했다.
미니버스는 항상 정원보다 더 많은 사람이 탄다
비자
당시 난 탄자니아 수도 다르에스살람에서 100달러나 주고 말라위 비자를 발급받았으나 어떤 사람은 국경에서 도착 비자로 쉽게 발급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비자의 경우 매번 달라져서 미리 대사관이나 현지에서 정보를 취득하는 게 좋다.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에서 말라위 비자 받기
여행루트
탄자니아를 통해 입국한 뒤 북쪽에서 남으로 계속 내려갔다. 호수 주변에 볼거리가 있지 않을까 싶어 은카타베이, 센가, 몽키베이를 거쳤으며 블랜타이어로 가기 전 옛 수도인 좀바를 잠시 들렸다. 말라위 비자가 거의 끝나갈 시기에 수도인 릴롱궤로 이동해 며칠 지낸 뒤 잠비아로 나갔다. 볼거리가 많지 않고, 환경이 열악해 몇 군데는 과감히 지나쳐도 상관이 없어 보인다.
[여행루트] 잔지바르 → 다르에스살람 → 음베야 → 투쿠유 → 카롱가 → 치팀바 → 음주주
[여행루트] 음주주 → 은카타베이 → 은코타코타 → 센가 → 케이프맥클레이어
카롱가
탄자니아에서 국경을 넘은 후 북부의 카롱가(Karonga)를 가장 먼저 가게 되었다. 여행지로 뭔가를 기대하고 찾아간 것은 아니고, 그저 음주주까지 한 번에 가기엔 너무 멀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국경을 넘은 후 12인승 밴(미니버스)은 20명을 태울 때까지 출발하지 않아 카롱가까지 무려 4시간이나 걸렸다. 참고로 국경에서 카롱가까지는 고작 48km밖에 되지 않는다.
카롱가 중심 거리
카롱가의 주변 풍경
숙소
아무런 정보가 없으니 배낭을 메고 1시간 넘게 걸어 다니며 숙소를 찾아야 했다. 적당한 곳이 눈에 띄지 않아 외곽을 향해 걷던 도중 토카토카 게스트하우스 간판을 보고 들어가 확인해 보니 1,500콰차(약 2달러)라고 해서 그냥 지냈다. 그냥 밖에서 자는 것보다 조금 나은 수준의 방이었다. 선풍기도 있었다.
말라위에서 2달러짜리 방은 대개 이렇다
볼거리
이런 작은 동네(나름 북부의 도시)에 특별한 볼거리가 있을 리가 없다. 이곳에서 공룡 화석이 발견되었는지 박물관(Cultural Center and Museum Karonga)이 하나 있는데 너무 작고, 허접해 보여서 1,000콰차였음에도 들어가지 않았다. 중심부에는 놀랍게도 중국인이 운영하는 마트가 있다.
공룡 박물관이라고는 하지만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
리빙스토니아
동아프리카, 남아프리카 지역에는 19세기 영국인 선교사이자 탐험가인 데이비드 리빙스톤의 이름을 쉽게 들을 수 있다.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바로 빅토리아 폭포인데 당시 폭포를 발견한 리빙스톤이 영국의 여왕 빅토리아의 이름을 따서 지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말라위 역시 리빙스톤의 발자취를 찾을 수 있는데 카롱가와 음주주 사이에 그의 이름을 딴 마을 리빙스토니아(Livingstonia)가 있다.
볼거리
① 리빙스토니아
리빙스토니아를 가는 방법은 콘도웨(Khondowe) 마을에서 리빙스토니아 방향으로 올라가면 된다. 그런데 막상 도착하고 보니 어떤 교통편도 없고 오로지 비포장도로만 보일 뿐이었다. 이미 점심시간을 훌쩍 넘긴 터라 근처 하루를 보낼 곳을 찾기로 하고, 다음날 아침 만난 헝가리 여행자와 함께 트럭 뒤에 타고 올라갔다. 아래 마을은 정말 시골 중에 시골처럼 보이는데 리빙스토니아는 벽돌로 만든 집이 많고, 병원도 있고, 박물관도 있어 인상적이었다. 백인들이 여기에 집을 짓고 생활했다는 게 신기했다.
리빙스토니아로 가는 길
리빙스토니아로 올라가는 트럭을 타고 가야 했다
리빙스토니아 병원
② 만체웨 폭포
말라위에서 가장 높다고 하는 만체웨 폭포(Manchewe Falls)가 있다. 과거 흑인 노예들이 이곳으로 도망쳐 숨었다고 한다. 폭포 가까이 가면 어떤 안전장치도 없어 미끄러질까 겁났다. 입장료는 500콰차다.
만체웨 폭포
멀리 말라위 호수가 보인다
음주주
음주주(Mzuzu)는 말라위에서 3번째로 큰 도시지만 역시 특별히 볼거리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이 운영하는 숙소가 너무 깨끗하고 좋아 며칠간 머물게 되었다. 시장에 나가 점심을 먹거나, 동네를 한 바퀴 돌아보는 것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음주주 중심에 있는 숍라이트
시장 구경
숙소
음주주에는 놀랍게도 한국인이 운영하는 조이플레이스(Joy's Place)가 있는데 오랜만에 아주 깨끗한 숙소에서 지낸다는 게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 없었다. 밖에서 먹는 것보다는 조금 비싸지만 식당도 겸하고 있어 가끔 맛있게 먹었다. 강아지도 있다!
깨끗하고 편안했던 조이플레이스
은카타베이
은카타베이(Nkhata Bay)는 음주주에서 50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작은 마을이다. 호수 근처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경치가 좋고, 여유로운 분위기에 이끌려 외국인 여행자들이 찾아가는 곳이다.
은카타베이
가는 방법
음주주 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타는 방법도 있지만 쉐어택시를 이용하는 방법도 괜찮다. 4~5명이 모이면 바로 출발한다.
숙소
몇 군데의 숙소가 있는데 나는 남쪽 언덕 위에 있는 마요카 빌리지(Mayoka Village)에서 지냈다. 처음 부른 가격은 꽤 비쌌지만 흥정을 통해 꽤 저렴하게 지냈으며 시설도 괜찮아 만족스러웠다. 식당을 겸하고 있는데 당연히 마을보다 비싸다. 언덕 위에 있어 마을로 왔다 갔다 하기가 귀찮아 저녁에는 어쩔 수 없이 이용하기도 했다.
볼거리
호수에 왔으니 당연히 카누를 타거나 다이빙을 하는, 호수와 연관된 여러 가지를 할 수 있다.
호수 주변을 둘러보는 데이투어
은카타베이 중심지
주의사항
만약 말라위 호수에 들어갈 생각이 있다면 꼭 기생충 약을 먹어야 한다. 호수에는 주혈흡충증을 유발하는 기생충이 있어 외국인 여행자는 치명적일 수 있다. 그리 비싸지도 않으니 호수에 들어간 이후라면 잊지 말고 복용하자. 사실 호수에 들어가지 않는 게 더 좋다.
은코타코타
은카타베이에서 출발하면 하루 만에 센가에 도착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말라위를 너무 쉽게 생각했다. 5시간 동안 달려 고작 은코타코타(Nkhotakota)라는 전혀 예상치 못한 장소에 도착한 것이다. 살리마로 가는 미니버스는 언제 출발하냐고 물었지만 이제 곧 출발한다고만 할 뿐, 손님은 딱 1명이었다. 분명 손님을 다 태울 때까지 출발하지 않을 것 같아 더 이동하지 않았다. 해가 떨어진 다음에 어딘가에 도착하는 것보다는 아무데서나 하루 보내고 다음날 아침 일찍 출발하는 게 낫겠다는 판단이었다. 눈앞에 보이는 숙소로 찾아가 바로 체크인했다. 3달러짜리 숙소였으니 상태는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아무데나 들어갔던 숙소의 상태
해가 질 무렵 은코타코타
센가
센가(Senga)는 은카타베이와 비슷한 유명한 관광지일 줄 알았는데 정말 외딴곳의 시골마을이었다. 외국인이라고는 나 혼자뿐이었다. 살리마에 도착해서는 센가로 가는 미니버스가 보이지 않아 배달 가는 차를 잡아타고 갔다.
가끔 말라위에 바다가 있다는 착각을 하게 된다
센가
숙소
지도에 나와있던 무파사 백팩커스 롯지(Mufrasa Beach Lodge)로 갔다. 일반 호스텔처럼 도미토리가 있고, 식당도 겸하고 있어 어렵지 않게 센가에서 지낼 수 있었다. 다만 손님은 없었다. 근처에 숙소가 몇 군데 있으니 둘러보고 결정해도 될 것 같다.
무파사 백팩커스 롯지
볼거리
센가에서는 그저 현지인들의 생활을 들여다보는 게 전부였다. 호수에서 빨래를 하고, 그물을 손질하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나마 조금 특별했던 것은 마을에 생선을 대량으로 말리는 터가 있는데 이곳에 가면 친근한 사람들과 몇 마디 주고받을 수 있다.
호수에서 잡은 생선을 말리는 작업
사진 찍는 게 조심스러워 말을 걸었더니 친절하게 답해줬다
만선을 꿈꾸며
빨래하는 아이들
케이프맥클리어
은카타베이와 더불어 그나마 외국인 여행자가 많이 찾는 곳이 몽키베이(Cape Maclear)다. 호수 주변으로 꽤 많은 숙소가 자리 잡고 있지만 이곳 역시 어느 시골마을 느낌이다.
케이프 맥클리어
가는 방법
어떻게 갔는지 기억도 안 날 정도로 힘들었다. 살리마까지는 미니버스를 타면 금방인데 그 이후는 히치하이킹, 이상한 버스, 트럭 뒤에 짐짝처럼 실려가기 등등 무려 7시간이나 걸렸다. 일단 몽키베이(Monkey Bay) 방향으로 가다 케이프맥클리어로 간다고 하면 아무거나 잡아탔다.
짐짝처럼 이동
숙소
숙소가 꽤 많아 몇 군데 골라서 찾아볼 수 있다. 난 상태가 좀 더 괜찮아 보이던 팻 몽키 롯지(Fat Monkeys Lodge)로 들어갔다. 깨끗한 시설에 도미토리도 있었다. 가격은 10달러였는데 흥정을 시도하기도 전에 깎아준다고 했다. 손님이 없긴 없나 보다.
조금 비싸지만 식당과 바가 있다
볼거리
여기서도 어떤 볼거리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시장을 구경하고, 순박한 마을 사람들을 만났던 게 전부였다. 여행자가 북적이는 휴양지 느낌을 기대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케이프맥클리어 마을
장난꾸러기 아이들
케이프맥클리어 시장
좀바
좀바(Zomba) 역시 작은 도시지만, 과거 식민지 시절 말라위의 수도였던 곳이다.
좀바 메인도로
숙소
아무런 정보도 없이 도착하고 보니 숙소 찾는데 꽤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 도로 근처에는 숙소가 보이지 않았고 골목길이나 언덕을 올라가야 해서 배낭을 메고 한참 돌아다녔다. 나름 괜찮아 보이던 파카치어 백팩커스(Pakachere Backpackers & Creative Centre)는 가격이 비싸다고 생각해 다른 곳을 찾아봤는데 마땅한 곳이 없고, 해가 지기 시작해 처음 봤던 곳으로 돌아갔다. 다른 나라에서 10달러는 저렴한 숙소인데 왠지 말라위에서는 너무 비싸게 느껴졌나 보다.
파카치어 백팩커스
볼거리
좀바 내에서는 고작해야 시장을 둘러보는 정도가 전부지만 대부분의 여행자는 고원으로 향한다. 당시에는 그냥 만만하게 생각하고 걸어서 올라가면 되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좀 멀다. 차를 타고 올라간 후 고원에서 걸어 다니는 편이 훨씬 좋아 보인다. 고원에 올라가면 댐이나 폭포 등을 볼 수 있다. 한 바퀴 돌기엔 시간이 너무 모자라 해가 지기 전에 내려왔고, 내려올 때는 히치하이킹을 했다.
만만히 봤는데 경사가 꽤 가파르다
댐
고원에 있던 나름 고급스런 호텔
블랜타이어
말라위 제 2의 도시인 블랜타이어(Blantyre)다. 다른 나라의 대도시와 비교하면 역시 규모가 그리 크지 않다.
큰 도시라고는 하지만 그리 복잡하지 않다
가는 방법
M3도로에서 블랜타이어 방향으로 걷다 보면 주유소가 보이는데 그곳에 미니버스가 있었다. 처음에는 1,500콰차를 불렀지만 역시 1,200콰차로 흥정이 가능했다.
볼거리
대도시 치고는 볼거리가 거의 없었다. 우연히 사진에서 봤던 성 미카엘과 모든 천사들의 교회(St.Michael's and All Angels Church)도 가봤는데 특별하진 않았다.
성 미카엘과 모든 천사들의 교회
릴롱궤
릴롱궤(Lilongwe)는 말라위 수도답게 규모가 크지만 도시가 쇼핑센터 기준으로 여러 구역으로 나뉘어 있는 느낌을 받아 이상했다. 쇼핑센터만 보면 도시인데 약간만 벗어나도 영락없는 시골이었다.
쇼핑센터만 보면 도시가 맞다
가는 방법
블랜타이어에서 릴롱궤로 가는 방법은 악사 버스(Axa Bus)를 타면 아주 쉽고 편하다. 여태껏 타고 다녔던 미니버스와는 차원이 다른 버스로 깨끗하고, 출발시간도 잘 지킨다. 빵과 음료도 준다.
말라위에서는 상상하지 못했던 버스
잠비아로 가는 방법
다른 곳에도 버스 회사가 있는지 잘 모르겠는데 난 구 시가지(1구역)의 시장 한복판에서 버스를 예약하고, 탔다.
루사카행 버스(Kob's Bus)
숙소
성 베드로 교회에서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에서 지냈다. 빵과 계란 정도지만 아침을 주고, 손님이 없어 도미토리를 혼자 썼다. 근처 쇼핑센터까지 걸어서 약 15분 정도 걸린다.
물란제산 트레킹
가보지 않은 곳이라 딱히 아는 게 없다. 그럼에도 말라위 최고봉(3,000미터)이라 여행자들 사이에서는 트레킹 장소로 유명하다. 사진으로는 남아공 케이프타운에 있는 테이블마운틴과 비슷해 보인다.
여행기
여행 524일차, 아프리카 최빈국 말라위에서 여행하는 기분이 들다
여행 539일차, 말라위 '아프리카의 따뜻한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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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쿠나마타타 | 2020년 6월 16일 |
아마 동아프리카에서 가장 많은 여행자가 찾는 곳이 탄자니아가 아닐까 싶다. 일단 아프리카하면 생각나는 그 유명한 세렝게티가 있고, 아프리카의 최고봉 킬리만자로가 있으니까. 거기에 본토와는 다른 문화, 종교, 자연으로 이색적인 풍경을 뿜어내는 잔지바르 섬은 관광객으로 늘 북적인다. 확실히 탄자니아는 아프리카의 매력적인 여행지 중 하나로 꼽힐 만하다.탄자니아는 탕가니카(Tanganyika)와 잔지바르(Zanzibar)에서 따왔다. 그러니까 두 국가가 합쳐져 하나의 연방이 된 것인데 국기도 두 국기를 합쳐 대각선으로 눕힌 모양이다.▲ 탕가니카 + 잔지바르 국기가 합쳐져 만들어진 현 탄자니아 국기(오른쪽)기본정보국명 : 탄자니아 연합공화국수도 : 도도마(Dodoma)인구 : 6,000만 명언어 : 스와힐리어, 영어정부 : 대통령제, 공화국통화 : 탄자니아 실링(TZS)종교 : 기독교, 이슬람교(35%)시차 : –6시간주관적 정보물가탄자니아 역시 물가가 저렴한 편에 속한다. 배낭여행자라면 그리 어렵지 않게 싸구려 숙소와 식당을 찾을 수 있다. 관광지인 잔지바르의 경우 물가가 조금 비싼 편이지만 현지인이 이용하는 식당을 찾는다면 1~2달러에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 다만 본격적인 관광을 하고자 한다면 엄청나게 비싼 비용에 놀랄 수밖에 없다. 장기 여행자라면 적당히 골라서 투어를 하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치안케냐와 마찬가지로 대도시 치안이 그리 좋다고 할 수 없다. 특히 다르에스살람(Dar es Salaam)의 경우 여행자를 노리는 범죄가 번번이 일어난다. 특히 택시 강도 혹은 납치가 무척 유명한데 잠깐 친구를 태운다는 식으로 공범을 합승시켜 여행자가 내리지 못하게 한 뒤 어디론가 데려가 위협하는 수법이다. 택시를 탈 때 무조건 조심해야 하고, 밤에 절대로 돌아다니지 않는 게 좋다. 내가 다르에스살람에 있는 동안에도 여행자가 강도를 당했다는 이야기는 심심치 않게 들었다. ▲ 어느 도시든 밤에는 가로등이 켜져 있지 않아 너무 어둡다여행시기2월에 여행했지만 적도 부근이라 항상 덥다. 더운 것보다 모기가 많으니 황열병이나 말라리아를 조심하자.언어스와힐리어를 주로 사용한다. 영어도 통용되는 편이다.기타탄자니아도 스와힐리어식 시간을 사용하기도 한다. 내가 알고 있는 시간과 엄청나게 차이 날 수 있으니 버스를 예약할 때는 여러 번 물어 꼭 확인해야 한다.여행매력도볼거리 ★★★★☆친절도 ★★☆☆☆편의성 ★★☆☆☆비자탄자니아는 입국할 때 도착비자(50달러)로 쉽게 받았다. 여행루트르완다 키갈리에서 출발해 므완자를 거쳐 모시, 다르에스살람, 잔지바르, 음베야 등을 여행한 뒤 말라위로 향했다. 사실 탄자니아의 대표 관광지인 세렝게티와 킬리만자로를 그냥 지나친 게 너무나 아쉽지만 당시엔 너무 비싸다고 생각해 과감히 지나쳤다.[여행루트] 키부예 → 키갈리 → 므완자 → 모시 → 다르에스살람 → 잔지바르[여행루트] 잔지바르 → 다르에스살람 → 음베야 → 투쿠유 → 카롱가 → 치팀바 → 음주주므완자므완자(Mwanza)는 빅토리아 호수를 끼고 있는 북부의 큰 도시로 국경이 가깝지 않지만 브룬디, 우간다로 가는 길목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나는 크게 볼거리가 있어서 갔다기 보다 르완다 키갈리에서 최대한 한 번에 이동할 수 있는 도시가 므완자라고 생각했다. 새벽부터 버스를 여러 번 타고 므완자에 도착했을 때는 거의 20시간이 소요되었기 때문에 이동만으로도 지쳤다.돌아다니기버스를 타고 늦은 밤에 도착한 곳은 므완자 시내에서 너무 멀어서 무조건 달라달라를 타야 했다. 심지어 아무 것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깜깜한 시장 한복판이었다. 대충 숙소가 있는 곳으로 달라달라를 타고 갔고, 그 다음날에는 항상 걸어다녔다.▲ 므완자 시내 걷기 숙소나는 카루타 스트리트에 있던 엠에스 호텔(MS Hotel)에서 지냈다. 근처에 저렴해 보이는 숙소가 몇 군데 있으니 적당한 곳을 찾으면 된다.볼거리여행자 입장에서는 볼거리가 거의 없는 도시라 그저 동네 한 바퀴 걸어다니며 주변을 둘러보는 게 전부다. 그러다 우연히 힌두교 사원(Sanatan Hindu Mandir)을 발견해 들어가봤다. 그런 후 도시 중심부인 빅토리아 호수 방향으로 무작정 걸었다. 빅토리아 호수 부근에는 페리 터미널이 있고, 나름 사진을 찍을 수 장소인 비스마르크 바위(Bismarck Rock)이 있다. ▲ 힌두교 사원▲ 빅토리아 호수 부근 노점상들▲ 페리 터미널▲ 독특한 형태의 비스마르크 바위모시근처 아루샤(Arusha)라는 큰도시가 있지만 킬리만자로와 더 가까운 모시(Moshi)도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막상 가보니 의외로 조용하고, 여행자가 그리 많지 않았다. 뭔가 북적이는 동네로 기대했는데 생각해 보면 아프리카에서 그런 도시는 손에 꼽힌다.다른 도시로 가는 방법모시 버스터미널에서 직접 버스를 예약할 수 있다. 다만 엄청나게 몰려오는 삐끼에 치일 것을 각오해야 한다. 적당히 둘러대면서 버스 상태와 가격을 확인하는 게 좋다. 숙소배낭여행자를 위한 저렴한 숙소가 몇 군데 있다. 나는 백팩커스 파라다이스 호스텔에서 지냈는데 시설은 그럭저럭 나쁘지 않았으나 창문과 가까운 곳은 도둑이 손을 뻗어 올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새벽에 창문을 통해 가방을 훔쳐가려는 사건이 있었다.볼거리대부분 킬리만자로 트레킹과 세렝게티 사파리투어를 한다. 하지만 킬리만자로 트레킹 1,000불, 세렝게티 투어 400~500불 비용은 배낭여행자에게 너무 큰 부담이었다. 몇 군데 여행사를 둘러보다가 그냥 가지 않기로 결정했다.▲ 모시에서 구경만 했던 킬리만자로다르에스살람수도는 도도마로 이전했지만 여전히 탄자니아의 최대 도시는 다르에스살람(Dar es Salaam)이다. 확실히 높은 빌딩이 많아 오랜만에 도시에 온 느낌이 들었다.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와 비교하면 의외로 거리는 더 깨끗했다. 다만 다르에스살람 자체는 볼거리가 거의 없고, 각종 범죄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여행자들이 오래 머물만한 곳은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3주가량 지냈던 나이로비보다 다르에스살람이 더 위험해 보였다.돌아다니기다르에스살람 버스터미널이 시내 중심지에서 너무 멀어 도착하자마자 달라달라를 타야 했다. 그런 후 시내 중심부에서는 걸어다녔고, 비자를 받으러 말라위 대사관을 갈 때는 버스를 탔다. 다시 말하지만 다르에스살람에서는 밤에 절대 돌아다니지 말고, 택시를 탈 때 주의해야 한다.▲ 다르에스살람 내에서 멀리 이동할 때 탔던 버스열차를 타고 다른 도시, 나라로 이동(타자라) 타자라(TAZARA:Tanzania Zambia Railway Authority)는 배낭여행자들에게 많이 알려진 이동수단 중 하나로 잠비아까지 갈 수 있는 국제열차편이다. 중간에 국립공원도 지지난다고 하는데 동물을 본다거나 특별한 풍경을 볼 수 없었다. 1등석의 가격은 얼마인지 모르겠으나 난 음베야(Mbeya)까지 2등석을 타고 32,700실링을 냈다. 열차는 다른 사람들과 달리 신형을 탔는지 무척 깨끗했고, 시설도 좋았다. 식당칸에서 끼니(보통 4,500실링)를 해결할 수 있다. 음베야까지 1박 2일이 걸렸으니 루사카(Lusaka)까지는 못해도 2박 3일이나 3박 4일이 걸릴 듯 하다.▲ 타자라가 출발하는 다르에스살람 역▲ 타자라 식당칸▲ 외딴 곳에서 잠시 멈추기도 한다볼거리여행자들이 찾는 관광지가 있는지도 모르겠고, 있다고 해도 딱히 어딜 가라고 권하고 싶지도 않다.잔지바르탄자니아를 찾는 또 다른 이유라고 할 수 있는 잔지바르(Zanzibar)는 고대부터 교역지로 알려지고 17, 18세기에는 노예무역이 활발했던 곳이다. 아랍인들과 섞여 있는 문화, 이슬람교의 영향으로 본토와는 아주 다른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게다가 강력한 자치권을 바탕으로 탄자니아의 연방을 구성하고 있기 때문에 정치 구조도 많이 다르다. 잔지바르의 중심 도시라고 할 수 있는 스톤타운은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에 등재되어 있다. 가는 방법다르에스살람에서 잔지바르로 가는 방법은 크게 2가지가 있다. 하나는 비행기를 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페리다. 오히려 비행기가 더 싼 경우도 있으니 알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난 아잠 마린 페리터미널에서 페리를 타고 갔다. 페리는 속도에 따라 빠른 페리(킬리만자로), 느린 페리(플라잉홀스) 2가지 종류로 나뉘며 당연히 빠른 페리가 더 비싸다. 게다가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더 비싸게 받는다. 당시 킬리만자로는 약 35달러였는데 플라잉홀스는 약 20달러였다. ▲ 다르에스살람 페리 터미널숙소외국인에게 아주 유명한 관광지라 그런지 전체적으로 비싸다. 잔지바르 입구에는 고급스런 유명 호텔이 자리잡고 있으며, 근처 식당도 평소에 먹던 싸구려 음식보다 2~3배 비싸다. 다만 잘 찾아보면 배낭여행자를 위한 호스텔과 현지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저렴한 식당이 있어 그럭저럭 지낼 만하다. 볼거리①스톤타운(Stone Town)스톤타운의 석조건물과 좁은 골목길은 이국적이라는 말로는 표현하기 어렵다. 며칠 지내도 여전히 헷갈리는 골목길을 따라 걷고, 적당한 곳에서 앉아 커피를 마시는 사치를 부릴 수 있다. 여러 박물관이 있고, 특히 노예무역이라는 슬픈 역사를 배울 수 있는 장소(Slave Chambers)도 시간을 내서 가볼만 하다. 관광객을 위한 야시장이 페리 터미널 근처에 있다고 하는데 가보진 않았고, 대신 벤자민 매카파 로드에 밤에 나가보면 현지인들을 위한 야시장이 열린다. 여기서 저렴하고 맛있는 음식을 살 수 있다.▲ 스톤타운의 좁은 골목길▲ 야시장에서 팬케이크, 꼬치, 문어 등 여러 음식을 맛 볼 수 있다②파제(Paje)카룸로드에서 어렵지 않게 달라달라를 타고 갈 수 있다. 먼저 핑궤(Pingwe)를 간 뒤 파제(Paje)로 내려왔다. 작고 조용한 시골마을이지만 외국인이 꽤 많은데 그 이유는 바람이 세차게 불어 카이트 서핑을 즐기기 최적의 장소이기 때문이다.▲핑궤에 있던 더락(The Rock) 레스토랑(너무 비싸다) ▲ 파제에서 카이트 서핑을 즐기는 외국인들③눙귀잔지바르 해변 중에서 가장 유명한 곳이라고 하는데 귀찮음을 이유로 가지 않았다. 바다를 즐기려면 눙귀(Nungwi)로 가는 편이 좋을 것 같다.음베야말라위로 가기 위해 잠시 지나친 도시다. 여행자들 사이에서는 말라위나 잠비아로 가기 위한 거점 도시로 생각하면 된다.숙소버스터미널 부근에 몇 군데 숙소가 있어 1시간 가량 돌아다녔다. 그 중에서 가장 저렴한 축에 속했던 텐 커맨드먼츠 모텔(Ten Commandments Motel)에서 하루를 보냈다. 더블룸이었지만 그냥 딱 하루 정도 지낼 수준이었고, 화장실 등이 미흡했다.말라위로 가는 버스나는 말라위로 바로 가지 않았기 때문에 잘 몰랐는데 음베야에서 말라위로 바로 가는 버스가 없다고 한다. 그러니까 애초에 국경 부근까지 버스를 타고 간 뒤 걸어서 국경을 넘어 다시 말라위에서 버스를 타야 한다. 말라위까지 가는 버스가 생겼을지도 모르나 일단 사기일 가능성이 높다.▲ 음베야 어느 식당에서투쿠유투쿠유(Tukuyu)는 언덕 위에 있는 작은 동네지만 트레킹이나 티(Tea) 투어를 할 수 있어 간혹 여행자들이 찾는 것 같다. 숙소마을 입구에 있던 디엠 모텔에서 지냈다. 시골치곤 나름 깔끔해서 하루 더 머물까 고민도 했다.세렝게티, 킬리만자로 트레킹아프리카에서 야생 동물을 보고 싶다면, 특히 사자와 같은 맹수를 보고 싶다면 무조건 탄자니아의 세렝게티나 케냐의 마사이마라에 가는 게 좋다. 아프리카에서 나름 크다는 국립공원을 몇 군데 갔는데 사자는 커녕 맹수는 구경도 못했다. 만약 돈이 문제가 아니라 아프리카 여행은 사파리가 목적이라면 세렝게티는 최고의 선택이다. 개인적으로 나미비아에 있는 에토샤 국립공원의 거대함에 놀라긴 했지만 끝내 사자를 보지 못해 무척 아쉬웠다. 여행기여행 512일차, 탄자니아 세렝게티도 킬리만자로도 그냥 지나치다 zoomtrend